[취업 지원의 강자들]① 아주대, 칠판을 깨고 프로젝트 수행하는 ’파란학기제’

‘휴학’의 악순환 끊기 위해 발벗고 나선 대학들…아주대·서강대·영산대·동의대 등 수상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대학교 졸업장’으로 취업하는 시대는 갔다.
우리나라가 사상 최악의 실업률을 경신하는 상황에서 한국인이라면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일자리’일 것이다. 특히 고등교육기관으로 상징되어 온 대학교에서 모든 교육과정을 수료한 학생임에도 졸업 후 취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청년취업난’은 더욱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졸업을 유예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이른바 ‘NG(No Graduation)족’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11년 8270명에 불과했지만 2012년 1만4975명, 2013년 1만8576명, 2014년 2만5000명으로 3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취업난에 졸업예정자는 졸업을 미루고, 재학생은 선배들을 보고 취업에 대한 공포심에 사로잡혀 대학 교육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대학을 다니는 기간은 늘고 있고 졸업 후 취업마저 되지 않는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을 탈피하기 위해 일부 대학들이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과거처럼 졸업장만 달랑 든 학생들을 대규모로 사회에 내놓는 시대가 아니다. 대학의 교육방식이 ‘개인’에 맞춰져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대학이 변화하는 현실을 인정, 취업난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학 진로취업 우수사례 공유 세미나’를 개최했다. 자리에는 약 230여명의 전국 대학 취업관계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자리를 채웠다.
특히 세미나는 다른 대학과 공유를 위해 4개 대학에서 운영중인 진로취업 우수사례가 발표됐다.
우수 사례로 평가돼 수상한 대학들은 ▲아주대학교 ▲서강대학교 ▲영산대학교 ▲동의대학교 ▲한양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순천향대학교 ▲영산대학교 등이다.
이 중 진로취업우수사례 발표에는 ▲아주대학교 ‘파란학기제’ ▲서강대학교 ’현장실습프로그램’, ▲영산대학교 ’Pre Job’ ▲동의대학교 ‘지여기업탐색과 취업전략’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발표 내용을 살피면 과거 대량교육 시대는 끝나고 개인에 맞춰 취업과 진로 설계 등이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지방 대학의 경우 지역기업과 상생을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었다. 재학생이 졸업 후 또는 교과 수료 후 지역 기업으로 바로 취업할 수 있도록 기업과 협약을 맺고 그에 맞는 인재를 만드는 데 노력 중인 것으로 보인다.
뉴스투데이는 대학에서 취업을 준비중인 학생들을 위해 학교별 우수 사례를 정리한다. 다음은 아주대학교 파란학기제 관련 내용이다.

아주대 파란학기제…정규수업에서 실전 프로젝트 통한 자기주도 역량 강화
아주대의 파란학기제는 학생이 스스로 도전과제를 설계해 이를 수행하면 3~18학점을 부여해주는 새로운 형태의 학기제이다. 이는 자기 주도형 학습을 국내 대학 처음으로 시스템화한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초·중·고등학교 12년간의 수동적 학습태도를 벗어나 ‘능동적, 자기주도적학습’으로 전환해 도전 정신을 제고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학생들이 자신이 진출할 영역 혹은 직종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수립해서 완성함으로써 학점을 이수하는 제도이다. 탁상공론에서 탈피해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은 물론이고 지도 교수들도 급변하는 현실에 대한 지식과 기술을 체득하지 못할 경우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과거의 지식으로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를 가이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웹드라마, 자동차, 드론 만들기 등 다양한 과제 완성…1학기에 총 2억2000만원 장학금 지급
파란학기제는 ‘학생-교수-학교’의 세개의 톱니바퀴가 물려 움직인다.
학생은 도전과제를 수행하고 교수는 학생이 밀착지도하며 학교는 교수와 학생을 지원한다. 대표적인 파란학기제 도전 과제에는 웹드라마 제작 및 자동차 제작, 드론 만들기, 컴퓨터 프로그램 만들기 등의 다양한 도전이 진행됐다.
이는 관심 분야를 직접 체험하고 같은 꿈을 가진 학생들이 같은 도전 과제를 수행하면서 진로를 미리 탐색하는 수업이다. 과거 이어져 온 전공교과 공부에서 탈피된 내용이다. 올해는 73개 팀 201명이 참여했다.
아울러 파란학기제는 수료 후 장학금이 지급되는데 1학점 당 약 10만원에 준하며 도전과제 내용에 따라 금액에 조금 차이가 있다. 시상은 학점 순위에 따라 주던 장학금 제도와 달리 도전과제와 성과에 적합한 시상으로 진행됐다. 시상 이름은 △훌륭한 뱃사공상 △황금실패상 △내일의 주인공상 △터닝포인트상 등이다. 올해 1학기에는 약 2억2000만원이 지급됐다.
시나브로(웹드라마 제작) 수업을 들은 지영림(문화콘텐츠학과)학생은 “제작을 한다는 자체가 휴학을 해야만 가능한 일인데 그걸 휴학을 하지 않고 학교를 다니면서 하고싶은 일을 수업으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고 밝혔다.
자동차 제작 수업을 들은 차수현(기계공학과)학생은 “지금 아니면 회사 들어갔을 때 저희가 이런 도전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고 파란학기제도를 통해서 제 꿈을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파란학기제는 ‘블루’와 ‘파격’의 의미를 함축한 ‘유쾌한 반란’
장우진 아주대 대학교육혁신원 원장은 “‘파란’은 3가지의 중의적 뜻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아주대의 컬러가 블루이며, 두 번째는 ‘破卵’의 깨어진 알로 틀을 깨자는 것과 마지막은 ‘波浪’의 물결을 뜻한다. 파란학기제가 대학가의 새로운 변화에 물결이 되자는 뜻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대학교육의 시대는 종언을 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학생이 작은 창조를 위한 과제를 주도적으로 제시해서 완성해나가는 과정에서 교수는 조언자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장 원장은 “‘잔잔한 파도는 훌륭한 뱃사공을 만들지 않는다’ 훌륭한 뱃사공은 거친 파도를 만나 역경을 거쳐야 키워진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주대 김동연 총장은 파란학기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파란학기제 초기 컨설팅 작업에서는 직접 재학생 컨설팅을 나서서 도움을 주고 있다. 김 총장은 특히 파란학기제를 ‘유쾌한 반란’이라고 표현한다. 학생들이 끼와 열정을 가지고서 세상을 바꿀 경우 ‘유쾌한’ 결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