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고졸 출신 조성진 LG전자 사장, 부회장 승진해 학력파괴 선두주자로

황진원 입력 : 2016.12.01 15:18 ㅣ 수정 : 2016.12.0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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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진 LG전자 신임 부회장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황진원 기자) 

LG전자, 조성진 사장 부회장으로 임명
 
LG전자가 1일 오전 이사회를 통한 임원 인사 단행에서 가전사업을 맡고 있는 조성진(60) 사장의 부회장 승진을 확정했다. 2013년 LG그룹 최초로 고졸 출신 사장에 임명됐던 조 사장이 부회장 자리에 오르게되면서, 국내 10대 기업 임직원 가운데 최초로 고졸 출신 부회장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또 한 번 쓰게 됐다.
 
1일 LG그룹 및 재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서 지난 1년간 국내외적으로 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뛰어난 실적을 올린 공로를 인정해 조성진 사장의 부회장 승진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들어 LG전자는 모바일 사업의 계속되는 부진 속에서도 조 사장이 이끄는 H&A사업부의 호실적에 힘입어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실제로 H&A사업본부는 올해 1,2분기 연속 깜짝 실적을 연이어 올린데 이어, 올해 3분기까지 이미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상황으로 LG전자 전체 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조 사장은 지난해 프리미엄 가전 통합 브랜드인 ‘LG 시그니처’ 론칭을 이끌면서 국내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에 프리미엄 가전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그었다는 평을 받고 있어 그의 부회장 승진에 더욱 무게감이 실리는 상황이었다.
 
 
조성진 부회장의 안목이 만들어낸 ‘고졸 신화’
 
조성진 사장이 LG전자 부회장으로 승진하게 되면서 그를 따라다녔던 ‘고졸 신화’ 수식어는 더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조성진 부회장은 1976년 9월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 엔지니어로 일을 시작해 2007년 부사장(세탁기사업부장), 2013년 사장(HA사업본부장)까지 승진하며 샐러리맨의 ‘고졸 신화’를 써내려온 인물이다.
 
그는 입사 당시 국내 보급률이 1%도 되지 않는 세탁기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어 지금의 LG 세탁기를 탄생 시킨 장본인이다. 당시 인기제품이었던 선풍기 등은 발전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국내 세탁기 기술이 보완된다면 반드시 대중화 될 것이라는 믿었던 그의 안목이 정통한 것이다.
 
선진국에 뒤진 세탁기 기술 개발을 위해 수백회에 걸쳐 일본에 다녀온 그의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당시 일본에 뒤떨어진 국내 세탁기 기술을 끌어올리고자 했던 그는 이후 세계 최초로 세탁기 드럼통의 구축통과 모터를 직접 연결시키는 ‘다이렉트 드라이브(Direct Drive)’ 기술을 개발하며 LG전자 세탁기를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놨다.
 
그의 안목과 도전 정신은 세탁기에서만 발휘된게 아니다. ‘의류 관리기’라는 새로운 가전의 영역을 연 'LG 스타일러'가 그 중 하나다. LG 스타일러는 조 부회장이 출장 중 가방속에 넣어둔 의류들이 심하게 구겨진 것을 보고 내놓은 아이디어 혁신 상품이다.
 
지난해 론칭한 LG전자의 고급 가전 브랜드 ‘LG시그니처’ 또한 조성진 부회장의 도전정신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LG시그니처는 중국 제조사들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진출이 만연해 있던 시기에 상위 10% 소비계층을 겨냥해 기존 제품 대비 최대 2배 이상 높은 가격의 초프리미엄 가전으로 승부를 본다는 상반되는 전략으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경기불황과 소비침체가 만연해 있던 시기에 LG시그니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높았지만 조 부회장은 브랜드 안착에 자신감을 비추며 LG시그니처를 지휘해 왔다. 현재 LG시그니처의 판매량은 당초 예상보다 2~3배, 모델별로 많게는 5배 이상 늘어났으며, 북미와 유럽에 이어 인도, 중동 등 신흥시장에서의 진출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조성진 부회장의 도전정신, 취준생에게 큰 귀감
 
현재 조성진 부회장은 가전영역을 넘어 인공지능을 활용한 스마트홈, 생활로봇 등 IT 사업에도 영토를 넓히고 있다.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IFA2016에서 내년부터 모든 가전제품에 무선랜(Wi-Fi)을 탑재, 무선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스마트 기능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생활가전과 IT를 접목시킨 LG전자의 미래 청사진을 두고 업계에서는 조 부회장이  ‘세탁기 박사’를 넘어 ‘생활가전 장인’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결국 조 부회장이 보여준 제품 개발에 대한 안목과 도전 정신은 스티브잡스, 빌 게이츠로 대변되는 고졸 출신 기업가들의 이력을 벗어나 국내 고졸 출신 샐러리맨의 성공스토리에 한 장을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창업자가 아닌 고졸 취업자로서 개인이 모든걸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업무에 관한 끊임없는 아이디어 창출,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길줄 아는 조 부회장의 도전정신은 국내 취준생 및 직장인들에게도 큰 귀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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