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직장인 절반이상 "내직업 천해"...열악한 연봉과 업무환경이 주요인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직업의 만족도, 명예와 사회적 지위보다 ‘돈’
“나름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살면 웃는 미래가 올 거라 생각했지만, 연일 뉴스에서 ‘몇 백억’이 왔다 갔다 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내 직업과 내 모습이 초라해진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그 큰돈을 달라고 말 할 수 있는 금액이겠지만, 나는 평생 벌어도 그 돈을 만져 볼 수 있을까 계산조차 안 되기 때문이다” 대기업 하청업체에서 휴대폰 관련 부품을 만든다는 A(40대. 남)씨는 이런 글을 남겼다.
A씨의 푸념은 한국의 평균적 직장인들의 목소리라고 볼 수 있다. 구직자들에게는 취업 자체가 꿈이지만 정작 직장인들은 '낮은 보수'로 인해 직업적 자긍심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권력형 비리사건에서 거론되는 천문학적 액수들은 좌절감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소이다.
최근 직장인 1.504명을 대상으로 취업포털 사람인이 조사한 ‘직업에 귀천이 있다면 본인 직업은 어떤 편인지 여부’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의 절반 이상인 52.3%가 자신의 직업을 ‘천한 편’이라고 답했다. 그 핵심적인 이유로 '낮은 보수'를 꼽았다.
응답자들은 자신의 직업이 천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연봉이 낮은 편이라서’(55.3%, 복수응답), ‘업무환경이 열악한 편이라서’(48.5%),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기 힘들어서’(29.9%), ‘명예, 사회적 지위가 별로 없어서’(27.4%), ‘고용 안정성이 약해서’(25.2%), ‘삶의 균형 유지가 어려워서’(24.6%), ‘전문성 낮고 경력개발이 어려워서’(19%), ‘사양 직업으로 꼽혀서’(10.8%), ‘진입장벽이 낮아서’(9.3%) 등의 순으로 답변했다.
명예나 사회적 지위 보다도 연봉과 업무환경을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잣대로 삼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직장인 중 52.4%는 남으로부터 본인의 직업을 무시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 했으며, 89.4%는 자녀가 동일한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대기업 종사자 30%이상 자신의 직업 만족 못해
대기업에 들어가도 경제적 만족도가 낮은 경우 자신의 직업이 천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대학교만 들어가면 된다고 어릴 적 부모님은 항상 말하셨지만, 막상 서울에 이름난 대학을 졸업하니 취업이 되지 않았다. 1년 반을 취업준비생으로 지내다 모두가 선망하는 대기업에 들어갔지만 내 시간이 없이 업무에 치여 살고 있고, 서울에 내 집 하나 마련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에서 대리로 근무하는 B씨(30대. 남)는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의 34.1%가 본인의 직업을 천하다고 평가했다. 평균연봉이 적어질수록 천하다고 생각하는 응답비율이 높아졌다. 중견기업은 44.7%, 중소기업은 절반 이상인 57.2%로 집계됐다.
대기업 직장인들의 경우도 '연봉' 이외의 다른 요인으로는 '업무환경'을 중시했다. 직종별로는 ‘제조/생산’(64.1%), ‘서비스’(58.1%), ‘구매/자재’(56.3%), ‘IT/정보통신’(55.2%) 등에서 천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은 반면, ‘연구개발’(37.1%), ‘기획/전략’(33.3%), ‘광고/홍보’(33.3%) 등의 직종은 상대적으로 천하다고 답한 비율이 낮았다.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직업’ 직업 만족도 가장 높다
반면, 자신의 직업이 ‘귀한 편’에 속한다고 답한 이들(718)명은 그 이유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서’(54.3%,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꼽았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는 일을 할수록 직업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2위는 전문성과 돈과 상관없이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어서’(28.8%)가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그 뒤로는 ‘업무환경이 좋은 편이라서’(23.5%), ‘고용 안정성이 보장되어서’(14.1%), ‘삶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어서’(13.9%), ‘연봉이 높은 편이라서’(11.8%), ‘진입장벽이 높아서’(6.4%), ‘명예를 얻을 수 있는 일이라서’(6.1%), ‘앞으로 유망직업이라서’(5.3%) 등의 순으로 답변했다.
결국 직업적 자존감 및 만족도 면에서 생산, 서비스 직종은 낮은 데 비해 연구, 기획 및 광고.홍보직은 상대적으로 높다고 분석된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