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리포트] 취업 어려워 ‘결혼’ 포기…혼인 40년 만에 최저

강이슬 기자 입력 : 2016.11.30 12:19 ㅣ 수정 : 2016.11.30 15:24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취업난으로 인해 연간 혼인 건수가 40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5년째 하락 중인 연간 혼인 건수, 40년 만에 최저
 
#. 수능 재수와 휴학 등을 반복하며 아직 취업 준비생인 정모아 씨(27세)는 33살 직장인 남자친구와 최근 헤어졌다. 남자친구가 계속해서 결혼얘기를 하고 있지만 아직 취업이 되지 않은 상태인 정 씨는 결혼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남자친구는 전업주부도 괜찮다고 하지만, 정 씨의 진짜 고민은 결혼비용이다.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이 결혼에 몇 천만원 씩 비용을 지불하는 걸 보고는 결혼은 미뤄뒀다. 아직 학자금 대출도 남아있는 상황이라 도저히 결혼은 자신이 없다.
 
취업난과 불안정한 일자리로 인해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삼포세대’가 개선되지 않고 더 늘어나는 추세이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9월 혼인 건수는 20만 6000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 4250건(6.5%) 감소했다. 국내 혼인 건수는 2011년부터 5년째 떨어지고 있으며, 올해 최저 건수를 기록했다. 연간 혼인 건수가 30만건 이하로 떨어진 것은 1977년 이후 40년 만이다.
 
또한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 역시 2011년 6.6건에서 작년 5.9건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이보다 더 떨어져 사상 최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취업도 안 되는데 무슨 결혼이에요”
 
이처럼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일어난 것에 대해 ‘경기 불황에 따른 취업의 어려움’이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미혼남녀 23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남성 1096명, 여성 1287명) ‘2015년도 전국 출산력 조사’에 따르면 가장 필요한 결혼 정책으로 미혼남성 중 32.6%, 미혼여성 중 28.6%가 각각 ‘청년고용 안정화’를 1순위로 꼽았다. 결혼하기 위해선 ‘고용 안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30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실업률은 2012년 3.2%, 2013년 3.1%, 2014년 3.5%, 2015년 3.6%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 10월 기준 실업률은 3.4%로 나타났다. 10월 기준으로는 IMF의 영향이 남아있던 1999년 이후 최고치다.
 
이중에서도 청년 실업률은 더 심각하다. 20~29세 연령대 실업률은 2012년 7.5%, 2013년 7.9%, 2014년 9.0%, 2015년 9.1%를 기록했다. 2016년 10월 취업준비생 등을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무려 10.0%에 이른다.
 
 
비정규직‧낮은 연봉, 도저히 결혼 생각은…
 
비정규직과 낮은 연봉도 비혼을 부추기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임금근로자는 1962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1만5000명(1.6%) 증가했다. 여기서 정규직 근로자는 1318만3000명으로 14만2000명(1.1%), 비정규직 근로자는 644만4000명으로 17만3000명(2.8%) 늘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5~29세 남성 취업자 중 절반(53%)이 연봉 2400만원 이하이고, 30~34세도 3명 중 1명(36%)이나 된다. 실질적으로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살기에는 벅찬 소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결혼을 꺼리는 것은 경기불황에 따른 취업의 어려움, 혼인 연령기 남녀의 급감,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는 결혼 가치관의 변화가 주요 원인이다”고 분석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