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부장의 이모티콘·카톡 왕따…카카오톡으로 바뀐 직장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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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의 보급, 직장 문화도 바뀌었다
“부장님의 이모티콘, 인상이 달라보였어요”, “직장 내 ‘카따’로 결국 그만 뒀어요”
카카오톡은 이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필수 앱이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주요 메신저 9개를 분석한 결과 카카오톡이 95%의 사용시간 점유율을 보였다. 카카오톡이 메신저 점유율을 거의 독점하면서 직장 내 업무에도 카카오톡의 활용도가 높다.
업무 시간에 카카오톡이 활용되면서 직장 내 새로운 문화도 생겨났다. 카카오톡을 통해 업무협의 및 지시를 하면서 대면 지시 및 회의에 비해 자유로운 분위기가 형성된다. 특히 단체 채팅방에서 귀여운 이모티콘을 사용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더 배가 된다.
올해 신입사원이 된 정혜진(25) 씨는 “저희 팀 부장님이 평소 과묵하신 편인데, 카카오톡 메시지로 업무 보고를 드렸는데 ‘엄지척’하고 있는 캐릭터 이모티콘을 넣어서 답변을 주셨다. 친구들과의 메신저로는 자주 보던 이모티콘이었는데, 부장님께 받으니 살짝 놀랐다. 부장님의 인상이 좀 달라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메신저를 통해 불필요한 말들이 너무 많이 오가다보니 힘들어하는 직장인도 있다.
직장인 박상무(31) 씨는 매일 아침 7시만 되면 오는 사장님의 카카오톡 메신저에 뭐라 답장을 해야할지 진땀을 흘린다.
박 씨는 “회사 단체 카톡방에 사장님이 오전마다 단체 메시지를 보냅니다. ‘날씨가 좋다’부터 ‘수능날 고등학생들이 참 고생이 많겠다’, ‘오늘 아침도 힘차게 파이팅’ 등 매일 아침 안부 형식의 메시지를 보내 온다”며 “다른 직원들도 출근 준비로 바쁜 아침에 뭐라고 답장을 보내야 하나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했다.
직장 내 단체카톡방이 보편화되면서 ‘사내 왕따’ 문제도 심심찮게 드러난다.
직장인 조현아(29) 씨는 텃세를 부리는 동료들에게 ‘카카오톡 왕따’를 당하며 모멸감을 느꼈고 결국 퇴사했다고 고백했다.
조 씨는 “일상 업무를 할 때는 업무에 관한 말만해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는 인지하지 못했다. 그런데 점심시간 식사 메뉴를 정할 때 다른 직원들끼리 단체 카톡방에서 이야기하고 점심시간에 홀랑 나가버린다. 초반에는 눈치보며 따라 나섰는데, 그렇게 같이 식사를 하면 온통 내가 모르는 이야기만 하니 더 힘들었다. 퇴근할때도 그들끼리 미리 약속을 잡고 같이 나가버리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학교 및 직장에서 ‘카카오톡 왕따’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단체 채팅방에 특정인만 초대하지 않고 따돌림을 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카따(카카오톡 왕따)’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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