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 (32)] 일본기업들은 왜 체육전공자를 우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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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한국에서 체육전공자는 일반인과는 다른 선택을 한 사람?
필자를 포함하여 체육이라는 분야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국인의 일반적인 인식에서 생각해보면 체육전공자란 ‘선천적으로 남다른 신체적 능력을 가지고 어릴 때부터 남들이 공부할 시간에 전문적 훈련을 하며 성인이 된 사람’을 뜻한다.
우스갯소리로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라고 하듯 예체능계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승리한 극소수만이 기억되고 유명해지는 세계이기에 체육에 올인 할 것이 아니라면 공부에만 매달려서 비교적 무난하게 취업하는 것이 한국의 청년들이다.
일본에서 체육전공자는 문무를 겸한 능동적인 사람
하지만 일본의 체육에 대한 인식은 근본적으로 한국과 다르다. 기본적으로 한국이 엘리트체육이라면 일본은 생활체육이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도 학업과 동시에 야구나 축구, 마라톤 등의 전문적인 운동을 동시에 소화하는 학생들이 많고 실제로 프로선수도 체대 출신보다 일반 학교출신이 더 많다. 한국에서도 한때 일본의 공무원이 마라톤 국가대표로 다수 출전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체육과 학업을 동시에 소화한 취업준비생들이 많다보니 이들에 대한 기업들의 평가도 매우 우호적이다.
일본기업들이 체육전공자에게 우호적인 이유 4가지
2012년의 일본 취직백서 조사데이터에 따르면 기업들이 사원채용에서 중시하는 항목 1~4위(복수응답)는 인격(90.1%), 기업에 대한 열의(72%), 발전 가능성(70.7%), 성격·적성검사 결과(40.4%)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실제로 체육전공자를 선호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토록 체육전공자들을 매력있게 만드는 것일까.
인사담당자들이 꼽는 체육전공자의 매력은 첫 번째로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다. 아무리 우수한 인재라도 업무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이직을 빈번히 한다면 기업에는 손해일 뿐이다. 평소에 혹독한 훈련을 거친 체육전공자는 확실히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은 검증되었다고 봐도 무난한 것이다.
두 번째 매력은 상하관계에 익숙하고 예의바르다는 점이다. 직장생활을 함에 있어 상하관계에 철저하고 윗사람에게 예의바른 부하는 모든 상사들이 원하는 직원상이다. 엄격한 단체생활을 통해 이러한 규율에 익숙한 체육전공자는 일반인보다 당연히 평가에서 유리해진다.
세 번째 매력으로는 목표달성을 위한 계획성과 노력이다. 스포츠는 모두가 우승이나 상대팀을 이기기 위한 목표가 있고 그를 위한 노력이 동반된다. 기업들이 갖고 있는 목표와 방향에 대한 계획성과 실행력을 체육전공자들은 이미 갖추고 있다고 인사담당자들은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관리능력이다. 체육선수들은 자기관리와 시간관리에 철저하고 또 익숙해져 있다. 이를 응용하면 직장생활에서 발생하는 다양하고 복잡한 업무들에 대해 우선순위와 시간배분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관리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이 체육전공자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이다.
일본기업 지원시 한국의 ‘현역병 제대 조건’을 과시하라
이 기사를 읽고 있는 한국의 취업준비생이나 직장인은 이제 와서 체육에 시간을 투자할 수는 없으니 일본에서 입사지원을 할 때 체육전공자와 유사한 자신만의 강점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
체육전공자가 고평가 받는 상기의 네 가지 항목을 보면 한국의 군대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남성독자들은 느꼈을 것이다. 남성들이 2년간의 군대경험을 통해 배우는 상하관계와 사회성은 체육전공자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실제로 군제대한 한국남성과 일반적인 일본남성은 분위기에서부터 많은 차이가 나는 것이 사실이고 한국남자들만이 갖고 있는 듬직함과 책임감은 지금까지도 일본 여성들이 한국남성을 선호하게 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군대에서 보낸 2년이란 시간이 이런 곳에서 빛을 발할 줄은 누가 알았을까. 지금부터 일본기업에 내는 지원서에는 반드시 군대내용을 기입하고 또 면접에서 자신감있게 어필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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