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한국, 6년 째 최악의 ‘유급휴가 빈곤국’ ① 그 원인과 실태

강소슬 입력 : 2016.11.15 14:39 ㅣ 수정 : 2016.11.1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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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법정 유급 휴가도 맘대로 못쓰는 한국인의 비극 고착화

 

“20대 사회 초년생일때는 연봉을 많이 주는 직장이 최고라 생각했는데, 10년 직장 생활을 하고나니 퇴근 할 때 눈치 안보고, 휴가 쓸 때 눈치 안보는 직장이 최고라고 생각 든다. 한 번 사는 인생 회사에서만 보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현재 유급휴가를 마음데로 다 쓸 수 없다. 올 해도 여름에 한 번 휴가 가고 눈치 보면서 한 달에 한번 정도 몇 번 휴가 사용한게 전부였다” 30대 직장인 A씨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

 

온라인여행사 익스피디아가 전세계 주요 28개국 9,424명의 유급휴가 사용 실태를 발표 한 결과를 보면 한국인 유급휴가 이용률이 6년 째 전세계에서 꼴찌였다. 문자그대로 최악의 '유급휴가 빈곤국' 위치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셈이다.   

 

 

▲ [사진=익스피디아]

전세계 유급휴가 사용일 수 평균 ‘20일’ 한국은 ‘8일’

 

전세계 직장인은 연간 평균 20일의 유급휴가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지만, 한국인 직장인의 경우 절반에 못 미치는 8일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가사용 10일 미만을 기록한 나라는 조사 대상국 중에 한국이 유일했다. 이로써 한국은 익스피디아가 유급휴가 사용실태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래로 6년 연속 꼴찌를 기록하게 되었다.

 

주어지는 휴가 일수에도 큰 차이가 있었다. 전세계 직장인이 1년 간 25일의 휴가를 부여 받는 데에 반해 한국인은 연간 15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브라질, 프랑스, 스페인, 핀란드, 아랍에미리트 등 5개국은 모두 1년간 유급휴가 30일을 부여 받고 실제 30일을 모두 사용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한국 다음으로 유급휴가를 적게 쓰는 나라는 일본으로 평균 10일이었으며, 말레이시아, 태국, 미국, 멕시코가 12일로 뒤를 이었다.

 

 

한국 직장인, “업무량 많고 대체 인력 없어 휴가 못써요”

 

한국인이 휴가를 못쓰는 이유는 빡빡한 업무 일정과 대체 인력이 부족해서(43%, 이하 중복응답 허용)였다. 배우자∙연인∙가족 등과 휴가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서, 휴가를 다 쓰면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서라는 이유도 있었다. 이 외에도 휴가를 모두 사용한 동료가 없어서, 휴가 간 동안 중요한 업무 사항이 결정될까 걱정되어서라는 답변도 눈길을 끌었다.

 

다른 나라의 경우 한국과 달리 자발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스웨덴, 싱가포르, 뉴질랜드는 다음 해의 더 긴 휴가를 위해서 아껴두려고, 브라질, 덴마크, 인도 등은 사용하지 않은 휴가를 돈으로 받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한국인은 업무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휴가’ 선호...다른 나라는 '행복'이 휴가 목적 

 

 

전세계인들은 새로운 곳을 알아가는 기쁨(65%, 중복응답 허용)이 휴가를 더욱 행복하게 만든다고 말했지만 한국인은 업무로부터 해방되는 것(58%)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한국 직장인들은 휴가에서도 일에서 벗어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휴가 중 매일 또는 1회 이상 업무를 확인하는 사람이 88%에 달해 전세계 평균인 64%보다 20% 이상 높게 나타났다. 하루 평균 업무 확인 횟수는 3.5회로 전세계 평균인 1.5회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무려 69%의 한국인이 휴가사용에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일부는 죄책감을 느낀다(51%), 매우 죄책감을 느낀다(15%) 순이었으며, 극도로 죄책감을 느낀다(3%)는 사람도 있었다. 죄책감이 드는 정도를 지수로 환산했을 시 한국인(19)이 전세계 1위로, 평균(7)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유연한 근무시간 보다 휴가 많이 주는 것이 좋다!

 

한국 직장인들은 입사 조건을 협의할 때 연봉을 제외한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더 많은 휴가 일수를 꼽았다. 즉 입사조건으로 높은 연봉이 1위를, 유연한 근무시간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 주택 보조금이 3위를 각각 차지했다.  

 

특히, 한국과 스페인은 새로운 직장을 결정할 때 휴가일 수가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고 답한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한국인은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거나 휴식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일을 할 때 더욱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52%, 이하 중복응답 허용)고 답했다. 특히, 이 결과는 조사 대상 28개국 중 가장 높은 비율에 해당하며, 전세계 평균(34%)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외의 일 할 때 안정감이 덜하다(33%),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21%), 일 할 때 쉽게 화가 난다(19%)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휴가 하루 더 준다면…일주일 간 술과 SNS 끊을 수 있어

 

휴가를 하루 더 받을 수 있다면, 일주일 간 무엇을 포기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47%(이하 중복응답 허용)의 응답자가 술을 1위로 꼽았다. 2위는 SNS, 3위는 디저트였다. 포기할 수 없는 항목 1위는 샤워, 2위 친구와의 연락, 3위는 인터넷 순이었다.

 

한국의 경우 가장 먼저 포기할 수 있는 것으로 술을 꼽았지만 2위는 TV, 3위는 SNS로 다른 나라들과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멕시코와 말레이시아는 TV, 덴마크는 디저트를 가장 먼저 포기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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