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 (31)] 다사(多死)시대 일본, 일자리와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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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일본의 인구감소와 노동력 부족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이 본격적인 다사(多死)시대에 돌입했다. 다사시대란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많아 인구감소가 본격화되는 현상으로 초고령화사회 및 저출산현상과도 맞물려있다. 실제로 일본 내에서는 급증하는 사망자로 인하여 다양한 사회현상과 관련 사업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다.
한국의 저출산과 고령화를 보고 있자니 지금 일본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가까운 미래에 한국에서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일본의 다사시대에 따른 사회현상과 현지의 의견들을 들어보도록 하자.
증가하는 사망자를 감당 못하는 화장터들
요코하마시에 있는 한 화장장을 찾았다. 요코하마시에는 총 5곳의 화장장이 있는데 요새는 어느 곳도 밀려드는 화장신청에 예약조차 쉽지 않다고 한다.
화장장에서 만난 한 장례사는 다음과 같이 얘기하였다.
‘고인이 되고서 화장장을 수배하는 것은 이미 늦습니다. 돌아가신다는 전제 하에 미리 화장장을 예약해놔야 합니다. 마치 여행사가 사전에 비행기 표를 구매해놓듯이 말이죠’
인터넷으로 들어가 본 화장예약 페이지는 빈 시간대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이미 예약이 가득했다. 때문에 실제로 가족이 사망하고 장례식을 치르더라도 때에 맞춰 화장을 하지 못하고 1주일에서 열흘씩 순번을 기다리는 유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화장을 기다리는 시신을 위한 사자(死者)의 호텔이 등장
장례식까지 마쳤지만 화장순서를 기다려야만 하는 시신을 어디에 보관해야 할까. 생각해 본적 없지만 실제로 닥친 현실의 문제해결을 위하여 새로 등장한 사업이 시신보관 사업이다.
시신보관 사업은 간단히 말하자면 사후의 시신을 장례식이나 화장을 할 때까지 안치해 두는 민간시설이다. 이번에 방문한 유체(遺体)호텔이라는 이름의 시신보관소는 하루(24시간) 기준으로 9,000엔(한화 약 10만원)의 이용요금이 청구되며, 이름은 호텔이지만 숙박시설로 등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유족이 해당 시설에서 숙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유체호텔 관계자는 ‘처음 유체호텔을 건설하려 할 때 주민반대가 매우 심했습니다. 화장장과 같은 기피시설이기도 하고 사람의 죽음을 돈벌이에 이용한다는 비난이 많았죠. 사업내용이나 유체호텔 주변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5번이나 개최하고 나서 겨우 동의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라며 사업초기에 대하여 회상하였다.
일본의 사망자 수 피크는 2040년
일본에서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았던 것은 2005년이 처음이었고 2006년을 제외하고 2007년부터는 매해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았다.
후생노동성의 ‘인구동태통계의 연간추계’에 따르면 2015년의 사망자 수는 130만 명이 조금 넘고 이 수치는 향후 25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가장 사망자 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2040년에는 연간 사망자수가 166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가고시마현의 인구(170만명)에 맞먹는 수치다.
한국도 곧 맞이할 다사시대
한국은 올해 인구주택총조사에서 경상북도 울진구가 처음으로 노인인구 비율 24.4%를 기록하며 초고령화사회의 시작을 알렸고 2015년 출산율은 1.24명으로 일본의 1.46명보다도 낮기 때문에 지금 일본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이 향후 한국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일본정부와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노동력 부족과 인구감소에 따른 국가성장의 둔화가 계속 다른 동네 이야기로만 들릴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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