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투자상한액에 발목 잡힌 크라우드펀딩 인기 시들
정승원
입력 : 2016.10.26 10:45
ㅣ 수정 : 2016.10.2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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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7월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코리아에셋투자증권에서 열린 크라우드펀딩 출범 6개월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는 모습. ⓒ뉴스투데이
1인당 연간 500만원 상한액 걸림돌
목표액 대비 절반 정도만 펀딩성공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정부가 스타트업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원활히 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갈수록 인기를 잃고 있다. 1인당 투자금액을 연간 500만원 상한액으로 묶어놓은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된다.
26일 한국예탁결제원 크라우드넷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80여개 회사가 크라우드펀딩 조달에 나서 128억원의 자금을 모았으나 절반 정도의 기업은 펀딩에 실패했다. 펀딩에 성공한 기업들도 목표 금액(243억원) 대비 52.6% 정도에 그쳐, 절반의 성공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로도 차이가 크다. 4월 모집금액 51억원 가운데 33억원이 증권으로 발행된 반면 9월 모집금액과 발행금액은 각각 30억원과 13억원에 그쳤다. 특히 10월 들어서는 모집금액과 발행금액이 각각 7억원과 4억원으로 갈수록 투자열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의 인기가 식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투자금액 상한제도 때문이다. 현재 투자 상한액은 1인 1회 동일 기업에 200만원까지고 연간 누적 투자금액으로는 500만원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1회 200만원, 연간 500만원에 불과한 상한액을 갖고는 투자의 매력이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금융권의 설명이다.
CNN에 따르면 2015년 한해 동안 전세계적으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340억달러(38조4000억원)의 자금이 조달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간 투자상한액은 있지만 1인당 10만달러(1억1300만원)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투자상한액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지 않으면 크라우드펀딩 인기는 회복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크라우드펀딩의 투자금액 상한액을 지금보다 올려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실제로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의견수렴과 국회 논의 과정 등 과제가 만만치 않다.
크라우드펀딩은 투자를 원하는 기업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인터넷을 통해 다수의 일반 투자자에게 소액 투자를 받는 방식을 말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월 처음 제도가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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