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JOB분석] 현대기아차, 해외생산 500만대 시대의 명암
황진원
입력 : 2016.10.19 14:51
ㅣ 수정 : 2016.10.1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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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현대차 체코공장을 방문한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뉴시스
(뉴스투데이=황진원 기자)
현대자동차가 창저우공장 준공을 계기로 해외 생산능력 연간 500만대 고지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지나친 해외공장 생산비중 증가가 국내 생산비율 하락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공장의 고임금 저생산성 구조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노조의 파업 영향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현대차가 값싸고 생산성이 우수한 해외공장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킴에 따라 국내 근로자들의 일자리 감소와 같은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 국내공장 생산비율 6년째 하락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의 국내 공장 생산 비율은 30%에 머무는 반면, 해외공장 생산비중은 지난해 57.3%에서 올 해 61.0%로 올랐으며 내년에는 62.3%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공장의 생산비율은 2010년부터 50%대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0년 현대차의 국내외 생산량은 362만6천151대로 국내 공장이 174만3천378대, 해외 공장이 188만2천773대를 기록했다. 국내 공장 생산비율이 48.1%로 처음 50% 아래로 하락한 해다.
이후 2015년에는 국내 공장 생산비율이 30%대까지 추락하며 지난 6년 동안 계속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공장의 생산비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이유는 국내 공장의 고임금 저생산성 구조에서 비롯된 경쟁력 저하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자동차 제조사의 제조 경쟁력을 평가하는 HPV(차 한 대 생산에 투입되는 총 시간/Hour Per Vehicle)지표를 살펴보면 현대차 국내 공장의 낮은 생산률을 살펴 볼 수 있다. HPV지표가 낮을수록 생산성이 우수함을 뜻한다.
2014년 6월 말 기준 현대차 국내 공장(울산·전주·아산)의 HPV는 26.8시간으로 해외공장 7곳과 비교해 가장 높다. 이는 2005년 준공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14.7시간에 비해 국내 공장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체코 노소비체 공장(2009년 준공)은 15.3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2010년 준공) 16.2시간, 중국 베이징 공장(1공장 2002년, 2공장 2008년, 3공장 2012년 준공) 17.7시간이다.
또한 브라질 상파울루 공장(2012년 준공) 20시간, 인도 첸나이 공장(1공장 1998년, 2공장 2008년 준공) 20.7시간, 터키 이즈미트 공장(1997년 준공) 25시간으로 각각 집계됐다.
국내공장 경쟁력 저하, 결국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
국내 공장의 낮은 생산률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노조측은 제조사들마다의 상황이 다른데 단순비교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노조의 30차례 파업으로 그동안 총 11만4000여 대의 생산차질과 금액으로만 2조5000억원의 손실을 빚었다. 부품업체들도 1조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으며, 400개 가까운 1차 협력업체의 매출 손실만 1조4000억원에 이른다. 약 5000개가 넘는 2·3차 협력업체까지 따지면 피해는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차 입장에서는 해외공장의 생산비중을 높여 피해를 감소시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차라리 해외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차를 국내에 들여와 파는 것이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차량을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결국 높은 임금에도 생산력이 떨어지는 국내공장이 경쟁력 저하로 문을 닫게되면 국내 일자리 감소와 같은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 특히, 해외공장 생산 비중 증가는 국내 근로자의 신규채용 감축 현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내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미래 세대들을 해외로 내쫓는 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공장 대비해 국내공장은 생산성과 임금경쟁력 측면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해마다 되풀이되는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와 노조파업은 생산과 임금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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