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일자리 사수가 먼저다” 영업지원 나선 노조들

정승원 입력 : 2016.10.19 10:23 ㅣ 수정 : 2016.10.19 10:24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일자리 사수를 위해 사측에 노사 공동수주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달 21일 현대미포조선 울산 본사 한우리회관 회의실에서 20년 연속으로 무분규 단체교섭을 마무리해 화제가 됐었다. ⓒ현대미포조선


현대미포조선, 노조가 사측에 “공동수주팀 만들자” 제안

삼성重도 노조위원장이 사장과 함께 해외영업 직접 나서


(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경기불황으로 인한 수주절벽 때문에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 노조가 “일감이 없으면 일자리도 없다”면서 수주를 지원하겠다고 나서 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그룹 계열사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사측에 노사 공동 수주팀 구성을 제안하면서 일감 확보를 위해 노조가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최근 조합원에게 배포한 유인물에서 "국내 대형 조선사를 포함한 조선업종 노조 모두 처절한 생존권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미포조선은 구성원의 생존권을 지키고 있지만, 신규 수주가 이어지지 못한다면 더 힘든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현재에 안주해서는 고용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에 일감 확보만큼은 노사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노사 공동 수주팀 구성을 회사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미포조선 노조의 이 같은 움직임은 3조원대의 생산차질을 빚는 등 막대한 피해를 내고 최근 허무하게 막을 내린 현대차 노조의 임금인상 관련 파업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노조가 사측을 돕겠다고 나선 사례는 또 있다. 이에 앞서 삼성중공업 노조는 올해 초 사측과 함께 직접 해외영업을 뛰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변성준 위원장이 박대영 사장과 함께 호주 퍼스에서 열린 'LNG 18' 전시회에서 선주사들을 일일이 만나 선박 발주를 호소했던 것이다.

현대중공업도 2013년 김진필 당시 위원장이 회사의 해외 영업 현장에 따라가 선주들에게 노사 협력을 강조하면서 수주를 호조하고 다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노조의 적극적인 수주활동 지원 등을 놓고 “쇼 윈도우 부부마냥 그러는 척만 하는 것이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하지만 최근 관련업계들이 심각한 수주절벽과 함께 일감이 없어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이런 움직임은 노조의 중대한 인식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미포조선 노조 관계자는 “일감이 없으면 일자리를 유지할 수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결국 생존권을 위협받는 상황이 올 것”이라면서 “노조도 무조건 투쟁만 하는 것보다 합리적인 일자리 유지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