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리포트] 한국 고용시장 최대 걸림돌, ‘학력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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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대졸 실업자 규모가 3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3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3명 중 1명은 4년제 대학 이상 졸업한 고학력자로 나타났다. 문제는 높은 대학 진학률에 비해 대졸자 고용률이 낮은 부조화가 실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학력자는 쏟아져 나오지만 공급되는 인력만큼 일자리는 늘지 않아 딜레마적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3명 중 1명꼴…대졸 실업자 규모 역대 최고
대졸 실업자 규모(3분기 기준)는 사상 처음으로 30만명을 넘었고, 실업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최초로 30%대에 올라섰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실업자는 총 98만5000명으로 이중 31만5000명이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로 집계됐다. 이는 3명 중 1명꼴인 32%를 차지했다. 아울러 대졸 실업자 3분기 기준으로는 1999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30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실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사상 최대였다.
물론 전체 실업자 비중이 가장 컸던 시기는 1999년이다. 1999년은 외환위기의 아픔이 남아있던 시기로 3분기에 총 실업자수가 133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4년제 대학 졸업자는 12.1%인 16만100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실업자 대비 고학력 실업자 비중이 2배나 증가한 것이다.
대학 진학률 OECD 최고…빠른 고학력화에 ‘학력 인플레이션’
결국 고학력자의 실업은 ‘학력 인플레이션’에 빠진 한국 사회 단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사회의 빠른 고학력화로 인해 실업자 중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덩달아 상승하는 추세다. 실업자 중 대졸자 비중은 2005년 15.3%였으나 2006년 19.9%로 급상승한 뒤 2008년에는 20.5%로 처음 20%대를 넘어섰다.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10년 23.3% △2012년 26.8% △2013년 28.6% △2015년 28.8%였으며 올해는 30%를 넘어섰다. 10년 만에 2배가 증가했다.
아울러 전문대 졸업자를 포함할 경우에는 3분기 전체 실업자(98만5000명) 중 대졸자(43만8000명)의 비중은 무려 44.5%에 달했다. 실업자 2명 중 1명은 최소한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대학진학률은 얼마나될까. 2014년 기준으로 70.9%였으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고학력 스펙을 가진 이들이 늘어 공급인력은 매년 불어나지만 이에 맞는 ‘괜찮은 일자리’는 한정적이라 이른바 ‘학력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반의 학력 수준이 높아지면서 실업자와 취업자에서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중 모두 추세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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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실업난…대졸자 쏟아내기에만 급급한 대학들 지적 이어져
그렇다면 이러한 고학력인플레이션은 누구를 탓해야하는 것일까. 졸업자 배출에 급급한 대학의 탓일까, 높은 직장만 바라보는 학생들 탓일까.
관련 통계청 발표에 대해 네티즌들은 “예수님이 대학 나왔냐? 석가모니가 아니면 공자가 대학 나왔냐고 묻고 싶다. 다들 왜 그렇게 타이틀에 스펙만 보는지 문제다. 교육정책도 비전도 없이 대졸자 양산은 잘못됐다”(pooq**), “대학 특성화 필요”(ribon****), “대기업에 고용늘리라고 법인세 깍아줬더니 오히려 직원들 감원”(geo****) 등의 반응이 이어지면서 현 정책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들이 쏟아졌다.
반대로 “힘들게 대학나와서 실업자 되는 것은 학교가 문제가 아니라 학생의 문제라 생각된다. 눈만 높아져 3D직종은 피해가려는 삶이 그들의 선택이지 않을까요?”(llg****)라는 반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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