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포럼 퓨처스 아카데미]⑤ “교육의 패러다임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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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오지은 기자) 다보스 미래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5년 내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의 일자리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6월 발족한 ‘국회 제4차산업혁명 포럼’은 미래 먹거리의 해답을 찾기 위해 새누리당 송희경 의원,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 여야 3당 이공계 산학연 출신들이 공동대표로 모였다.
11일 열린 제4강 ‘4차산업혁명 시대,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서는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박형주 소장을 초빙해 시대 흐름에 따라 함께 변해야 하는 교육과정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눴다.
특히 4차산업혁명이 AI, IoT, 로봇, 자율주행 등의 기술력이 두드러지는 만큼 ‘수학교육’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됐다.
다음은 참가자들과 박형주 소장,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주축이 되어 나눈 수학교육 관련 질의응답 및 토론 내용이다.
휴먼하이테크 한형태 대표 : 우리 회사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생들에게 스팀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의 사례를 드리자면 아이들에게 트럼프카드를 주며 기존에 있는 카드 게임 룰을 알려주고, 궁극적으로 마지막에는 스스로 룰을 만들어보라고 하는 커리큘럼이 있다. 박형주 소장이 어린 학생들을 교육했던 구체적 사례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소개해달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박형주 소장 : 다양한 카드게임을 만들어 수학적으로 접근하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교수님도 있다. 수학 교수 중에서도 최근에 창업한 몇 분이 있다. 대부분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수학을 접근하는 방식을 많이 배운다.
재작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도 어렸을 때 수학 교수였던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가서 과일을 세면서, 적은 공간에 얼마나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과일을 쌓을 수 있는지 놀면서 터득한 것이 주효했다고 한다. 그 방식이 수학에서 대가들이 만든 방식과 같았다. 놀이를 통한 수학학습은 분명 도움이 된다.
모 언론사 편집국장 : 4차산업혁명이 뭔지, 기초과학과 공학 중 원동력이 뭔지 설명해달라. 또, 얼마 전 한 시민은 “일자리 뺏는다는 혁명 왜 하죠? 차라리 기본소득을 나라에서 좀 주지.”라고 말한 적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 : 4차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클라우스 슈밥이 처음 언급했다.
박 소장 : 인더스트리 4.0은 독일에서 먼저 쓰던 표현이다. 무엇이 관건이냐고 판단한다면, 제가 볼 땐 O2O(Online to Offline)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이 디지털이 물질세계로 들어오는 것이다.
과학과 공학 중 뭐가 더 중요하냐는 대답에 제가 답할 수 있는 적임자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과로부터 원인을 추정’하는 문제해결 방식을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결국 과학vs공학의 문제가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문제라고 본다. 하드웨어는 충분히 발전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더 잘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다. 소프트웨어가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계를 고치는 건 어렵지만 그 안에서 발생한 문제를 푸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
새누리당 송희경 의원 : 오늘 주제인 무엇을 가르치냐의 결론은 ‘아이들의 생각하는 힘’의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창의력과 혁신능력, 융합의 능력이 4차산업혁명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는데, 수학과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융합해서 가르쳐야 하는지 궁금하다. 사교육으로 해결하지 않고 교과목 재편과정에서 어떻게 복합적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
박 소장 : 먼저 초등학교에서 코딩교육이 시작되는데 기대도 있고 우려도 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한 교육이 분명히 효과적이다. 코딩도 하나의 놀이가 될 수 있다. 미술이나 음악이 교육에서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정서적 통쾌감을 주기 때문인데, 코딩도 자기를 표현하는 통로가 되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
또한, ‘알고리즘적 사고’가 중요하다. 나만의 표현 언어를 자연스레 배워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눈으로 보이게 표현하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어떤 도구를 사용할 것인지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이다. 그래서 수학적인 코딩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즐거움을 느끼게 해야 한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 맞춤형 교육이 아니라 생각하는 학습을 넓혀야 한다는 것은 잘 알겠다. 과연 실질적으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가 중요한 것 같다. 현재 대학입시에 맞춰진 교육은 수능으로 귀결되는데, 수능은 가장 창의력을 없애는 시험이다. 우리 교육 평가 방법을 4차산업혁명에 맞춘다면 수능 평가 방법을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 또, 주입식 교육을 받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 가르치는 선생들의 마인드 변화도 필요하다.
박 소장 : 실제 교육현장에서 마땅히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어떻게 바꾸더라도 일정한 틀 안에서 경쟁은 불가피하다. 일단 첫 번째는 아이들의 인생에 정말로 도움되는 방향으로 가는 제도적 변화를 겪어야 한다. 반복학습은 버려야한다. 수학은 물론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로 배우고 나서 잊어버려도 된다. 나중에 필요할 때 뭘 찾아봐야할지 스스로 깨닫기만 하면 된다. 이를 구체적으로 교육현장에서 구현하려면 ‘서술형 문제’를 도입해야 한다. 문제 수를 줄이고 시간을 더 주어 아이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변별력 확보를 위해 문제 수를 늘리면 문제를 ‘외운’ 아이들만 더 잘하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교사, 학생들도 그렇게 훈련되기 마련이다. 난이도를 높이더라도 빨리 풀어야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사들의 마인드 변화와 관련해서는 한 가지 사례가 있다. 우리보다 저개발국가인 우루과이가 약 10년 전부터 전국 초등학교 입학생들에게 노트북을 모두 공짜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컴맹 선생님들은 혼란을 겪었지만 우루과이 초등학생들은 6년 동안 들고 다니며 숙제, 음악, 일기에 활용했다. 현재 구글 소프트웨어 챌린지에 가면 우루과이 학생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컴맹 선생님들이 있어도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갖고 놀며 크기 때문에, 가능한 상황과 제도를 만들어주고, 교사들에게는 필요한 연수의 기회를 충분히 주면 발전 가능성이 엄청나다.
한국뉴욕주립대 김원택 교수 : 교육이 문제해결능력, 학습능력, 생각 연습이 있어야 하는데 교사들이 하는 부분도 있지만 중요한 건 엄마들이다. 초등학생부터 엄마들이 아이들을 사교육에 보낸다. 국가적 차원에서 어머니들 마인드 변화 교육도 시키도록 제안하고 싶다.
두 번째는 프랑스 대학 입시 문제를 참고했으면 한다. ‘문제를 직접 당신이 만들어라, 답을 써라, 왜 문제가 중요한지 답하라, 이 답이 왜 옳은지 답하라, 네 점수를 네가 내봐라’ 등의 스스로 생각하는 서술형 문제도 제안한다.
박 소장 : 다 동의한다. 교사와 부모님에게 세상이 변화하는 여러 가지 방식을 계속 보여줄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말씀하신 다른 평가 방식 제안에도 동의한다. 놀랍게도 북한 교내평가에는 선다형 방식이 하나도 없고, 다 서술형이라고 한다. 그 점에 대해 충격을 받았고, 아이들에게 자기 생각을 적는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교육에서 실패, 좌절 등의 ‘억울함’이 쌓여나가면 건강하지 않다.
박경미 의원 : 알파고 시대를 앞두고 있음에도 아직도 교육 환경이 미비하다. 요즘 스마트폰으로 스캔만 하면 고난도 방정식도 바로 풀어주는 시대에, 방정식을 유형별로 나누고, 또 그것을 실수하지 않고 짧은 시간에 풀어내는 연습을 무한 반복하는 게 안타까운 현실이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체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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