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총 파업] 금융노조 총파업 15%만 참여…23일 대부분 시중 은행 정상영업
오지은
입력 : 2016.09.23 11:25
ㅣ 수정 : 2016.09.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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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노조 조합원들이 총파업을 앞두고 지난 20일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찻잔 속 태풍’에 그친 23일 은행 총파업…대부분 은행 영업점 정상 영업에 큰 지장 없어
(뉴스투데이=오지은 기자) 금융노조는 노사 합의 없는 성과연봉제 강행에 23일 하루 동안 예정대로 총파업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날 오전 당초 예상 인원의 5분의 1정도만 이번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돼 금융노조의 총파업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은행 총파업은 노조 측에서는 전체 노조원 규모인 10만명, 사측에서는 3~4만명 정도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전 10시 기준 1만8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 21일 시중은행장들에게 파업 참여 은행원들에게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할 것을 지시하는 등 강경대응을 주도한 결과로 분석된다.
전체 은행권 직원 대비 참가율은 15% 수준이며,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등 국내 주요 4대 시중은행은 파업 참가율이 3% 내외로 다소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부, 금융위원회 차원에서 감독 관리를 강화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파업 전날인 22일 일부 은행 지점에서는 밤늦게까지 퇴근을 시키지 않고 지점에 감금해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게끔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시중은행 영업점들은 이날 오전 정상영업중이다. 파업 참여율이 높은 일부 영업점에는 본점 직원이 파견돼 업무를 돕고 있다. 소비자들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큰 불편을 겪지 않고 은행업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노조, “성과연봉제 이미 도입돼 있어…중소기업과 서민 위한 파업 양해 바란다”
금융노조 홍완엽 수석부위원장은 23일 노컷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성과급제는 이미 집단, 개별 형태든 모든 금융기관에 도입되어 있다. 개별 은행 상황이 다른데 어떻게 정부가 제시하는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에 모두 맞출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홍 수석부위원장은 “지금도 은행원들이 적금, 펀드, 방카슈랑스 등 고객들에게 구걸하다시피 실적 압박을 받고 있는데 ‘성과’를 이유로 쉬운 해고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성과 집착주의의 확산으로 금융안정성이 떨어지고, 결국엔 중소기업들의 대출이 어려워지거나 서민들에게 불필요한 상품이 제공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다소 고액연봉을 받는 은행원들이 파업함으로써 일반시민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소비자는 “금융노조는 연봉 상위 1% 안에 들어가는 귀족 노조 아닌가.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배부른 파업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 수석부위원장은 이러한 반응에 대해 “조합원 3분의 1 이상이 무기계약직 형태의 직원이며, 일반계약직 형태의 직원을 정부가 도와주지 않아 노사 힘을 합해 고용이 보장되는 무기계약직 형태로 전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분들의 연봉은 3000~4000 정도이다. 국민들과 이간질시키는 잘못된 얘기는 확산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014년 9월 이후 2년 만에 열린 금융노조 총파업은 서울 마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린다.
이날 파업은 1차 파업으로, 금융노조는 앞으로도 정부나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2차, 3차 파업도 감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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