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백수 18만명, 비중 18%로 4개월 만에 2배 증가

오지은 입력 : 2016.09.21 11:23 ㅣ 수정 : 2016.09.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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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수가 18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사진=뉴스투데이DB]


실업기간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 최고치 경신

(뉴스투데이=오지은 기자)

#. 수도권대학을 나온 A씨(28‧남)는 8개월째 구직활동중이다. 졸업 전부터 여러 군데 이력서를 넣었지만 서류에서부터 족족 떨어져 현재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을 돕고 있다. 집에서 눈치가 보여 일을 돕다보니 남는 시간에는 잠만 자기 바쁘다. 최근 부모님은 추석 때 친척들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듣고 오시더니, 차라리 식당 일이나 계속 도우라고 말씀해 A씨는 고민에 빠졌다.
 
1년 이내 취업하지 못한 청년 미취업자가 지난 5월 16만명을 기록한 데 이어, 4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실업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장기실업자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6개월 이상 실업자 증가 폭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장기실업자 비중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수준에 육박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수는 18만2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2천명 증가했다.
 
지난달 증가 폭은 실업자 기준을 구직 기간 1주일에서 4주일로 바꾼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결과다.
 
장기실업자 수는 2013년까지 증감을 반복하다가 2014년 이후에는 매달 평균적으로 1만∼2만여명씩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달 장기실업자 비중 18.27%로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율은 18.27%로 IMF 외환위기 여파로 몸살을 앓던 1999년 9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999년 당시 20%에 달했던 장기실업자 비율은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10년 이후에는 7∼8% 선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장기실업자가 늘면서 장기실업 비중은 10%대로 올라선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10%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단기 실업은 구직과정이나 경기침체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경제현상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실업자들이 구직에 잇따라 실패해 발생하는 장기실업은 일반적으로 경기 이상 징후로 읽힌다.
 
특히 한국은 통상적으로 장기실업보다 단기실업 비중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몇 달 새 두드러진 장기실업자 증가세는 매우 우려할만한 신호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장기실업자의 증가세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으로 대량 실업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더욱 불안감을 고조시킨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겨나는 실업자들이 자칫 장기실업자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실업자의 증가세는 이미 한국경제가 장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의 길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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