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⑮] 닌텐도 등 일본 유명기업들의 ‘과다 근로시간’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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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일본 취업생활에 만족하지만 근로시간은 불만족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의 취업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개개인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일본에서 필자가 만난 한국인들의 주된 일본취업 이유는 한국 내에서의 취업난과 해외에서의 사회생활이 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한국의 상향평준화 된 취업준비생들의 스펙에 따른 경쟁심화와 취업 후에도 이어지는 우호적이진 않은 근로환경들이 실제로 많은 젊은이들을 해외취업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런 고난들을 피해 일본에서 취업한 한국인들은 자신들이 기대하던 대로 더 나은 환경과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체로 그렇다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 아직까지도 취업스펙을 비교하였을 때는 한국 젊은이들이 일본 젊은이들을 압도하고 있고 일본의 계속된 인력난 덕분에 외국인재에 대한 대우가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이다.
다만 근로환경 요소 중에 근로시간에 대해서는 일본기업들도 만만치 않게 많은 근로시간을 사원들에게 강요한다는 의견들이 적지 않다. 이번에는 이 근로시간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일본 대학생 선호 기업 중 60%가 과다 근로시간을 강요
일본 노동기준법에서 노동시간의 상한은 1일 8시간, 1주일 40시간으로 정해져있다. 하지만 이 기준은 이전 기사에서도 설명한 ‘36협정’에 의해 유명무실한 상황이며 많은 회사들이 거의 자유롭게 사원들에게 잔업을 시키고 있다.
실제 일본 대학생들이 취업하고 싶은 회사로 꼽은 상위 255개 기업 중에 60%이상에 해당하는 137개 회사가 월 80시간 이상 잔업이 가능하도록 36협정을 맺고 있다. 참고로 월 80시간 이상의 잔업은 일본 정부가 과로사 기준으로 판단하는 잔업시간이다.
대일본인쇄㈜와 닌텐도, 잔업 많은 1·2위 기업에 뽑혀
36협정에 명시하는 잔업시간은 회사에 따라 1개월 또는 3개월이나 1년 단위로 기재한다. 255개 회사를 전부 같은 기간으로 환산하여 비교하기는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실제 1년 잔업시간을 기준으로 뽑힌 최악의 회사들을 알아보자.
1위는 세계최대규모의 종합인쇄 회사인 ‘대일본인쇄 주식회사’로 실제 1년 잔업시간이 1920시간으로 기록되었다. 한 달 기준 160시간이라는 어마어마한 잔업을 사원에게 시키고 있다는 의미인데 되도록 이 회사에 입사하고자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진심 말리고 싶다.
2위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게임회사이며 올해 포켓몬 GO로 한국에서도 화제인 닌텐도가 뽑혔으며 1년 기준 잔업시간이 1600시간이다. 인지도도 높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꿈과 같은 회사로 여겨질 수 있으나 혹시나 취업하고자 한다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
3위는 역시나 대기업인 소니와 니콘이 선정되었으며 두 회사 각각의 잔업시간은 연간 1500시간으로 조사되었다. 소니는 다양한 가전제품과 카메라 등으로 유명하고 니콘 역시 역사 깊은 카메라 제조회사로서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지만 사원으로 일하게 된다면 입사 전과는 다른 인상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별 잔업시간은 컨설팅과 광고·디자인 업계가 과다
일본의 유명 기업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월간 잔업시간 1위 업계는 컨설팅으로 평균 83.5시간을 기록하였고 2위는 광고·디자인으로 78.6시간을 기록하였다.
3위는 건축·설계로 70.8시간, 4위는 방송·출판으로 66.1시간, 5위는 부동산·주택으로 64.8시간이었다. 상위에 랭크된 업계의 공통된 특징은 성과물로 평가되는 일이 많고 마감기한이 중시되며 퇴근시간이 되었다고 해서 업무가 끝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레 노동시간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특히나 최근 일본사회의 구인난으로 인해 해외인재 영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IT업계가 위의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취업을 생각하고 있는 IT전공자들은 지원·입사 전에 신중하게 회사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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