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대 명암]① 음식점 주인들의 새로운 고민거리, 맛집 순위 조작

이재영 입력 : 2016.09.13 14:03 ㅣ 수정 : 2016.09.1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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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습니다 ⓒ뉴시스


(뉴스투데이=이재영 기자)


순위조작프로그램으로 맛없는 집을 맛집으로 조작

자영업자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검색시스템 개편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보마케팅 대행사 등이 ‘순위조작프로그램’ 및 ‘유사문서 공격’ 수법을 이용해 유명 맛집의 신뢰도를 추락시키고 엉뚱한 음식점을 포털의 상단에 노출시키는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털사이트에 나타난 소비자의 평가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자영업인 음식점 경영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혹시 경쟁 업체가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영업방해를 하고 있는지 여부도 챙겨봐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2일 순위조작 프로그램을 이용한 마케팅업체 대표 최 모(42)씨와 유사문서 공격 수법을 쓴 박 모(38)씨 등 총 33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최 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업체 100여곳의 의뢰를 받아 포털사이트 블로그에 고객이 방문한 것처럼 방문횟수를 늘림으로써 해당 음식점의 상호를 검색결과 상단에 노출시켜줌으로써 총 22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고객인 음식점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1시간에 2~3번씩 자동으로 허위클릭 트래픽을 전송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방문횟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사문서 공격 수법 활용해 유명 맛집을 순위에서 실종시켜

박 씨 등은 또 다른 수법으로 검색순위 조작을 했다.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자신이 관리하는 맛집 블로그의 검색결과 상위 노출을 위해 경쟁 맛집 블로그의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방법을 사용했다.

박 씨는 자신이 마케팅을 대행하는 음식점 근처의 경쟁음식점 블로그에 게재된 후기글을 복사해 이미 개설해둔 카페 게시물에 수 십차례 올렸다. 동일한 내용의 글이 포털사이트에 반복해서 올라갈 경우 포털사이트의 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돼 ‘유사문서’로 분류해 검색에서 제외한다는 사실을 악용한 것이다.

이들 홍보마케팅 대행업체들은 음식점 등에 연락해 매월 100만~200만원의 비용을 지급하면 순위조작 프로그램을 통해 맛집 검색 순위에서 상위 10위권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계약을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포털사이트의 검색순위 조작 대응 기술 개발 시급

경찰에 따르면, 일부 하위권 음식점의 블로그들이 방문횟수 조작이후 상위권으로 올라오거나, 유명 맛집이 유사 문서 공격에 의해 검색 순위에서 사라진 사례들이 다수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부도덕한 경쟁을 부추기는 마케팅업체들에 대한 철저한 단속뿐만 아니라 순위조작을 걸러내는 포털사이트들의 기술적 노력도 병행돼야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식점 경영자들이 이처럼 부당한 경쟁을 부추겨 돈을 뜯어내려는 마케팅 업체에 대해 단호한 거부의 뜻을 표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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