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시대②] 한국제약협회, 밀려오는 태풍에 28년만에 ‘바이오’ 이름 달아

이지우 입력 : 2016.09.13 11:41 ㅣ 수정 : 2016.09.1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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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지우 기자]


바이오 등장 10년만에 급성장…2년 후 전체 시장 40% 차지 예상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변경 절차 진행 중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국내 제약업계의 70년 역사가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상당히 보수적으로 알려진 제약업계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이다. 제 4차산업혁명의 영향력에서 제약업계도 자유롭지 않음을 실감나게 드러낸다.  
 
최근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연이은 기술 수출 등 놀라운 성과를 보이고 있음에도 다국적 제약사와 비교하면 아직 미약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제 시작단계인 세계 제약 바이오 시장은 과부화 상대인 기존 제약시장에서 비해서 무궁무진한 매출 성장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신발끈을 조여매면 국내 제약사중 누군가가 정상의 자리에 오르지 말란 법이 없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이 등장한지는 약 10년이 됐다. 비교적 짧은시간동안 전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8.4% 성장해 2020년에는 2910억달러(321조58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전체 의약품시장은 1200조로 집계되며 바이오의약품은 그 중 25%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IMS에 따르면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되면 2018년 이후 전체 의약품시장에서 바이오가 40% 이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처럼 격동하는 세계제약시장의 추세에 따른 국내 제약업계 변화는 무엇보다도 한국제약협회의 사명 변경에서 살필 수 있다. 최근 한국제약협회가 ‘한국제약바이오협회’로 협회명칭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약협회는 최근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서면총회를 진행해 사명 변경의 건을 상정했고 이에 대한 반대의견 또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8년부터 사용해온 한국제약협회 명칭을 28년만에 변경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회원사들의 반대도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제약사들, ‘바이오’ 시장흐름에 본격 탑승하는 것은 당연한 일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은 ‘제약’시장이 과부화 됐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다. 많은 제약사가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변화를 시도하지만 이미 많은 다국적 제약사가 글로벌 시장을 잠식한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한계가 분명 있을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협회의 사명 변경은 ‘시대변화상’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제약사들 기업문화가 보수적이다는 인상이 있지만 ‘바이오’가 블루오션인 것은 확실하다.

실제로 상위제약사들도 제약에만 집중하지 않고 미약하지만 바이오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분위기이다. ‘우린 화학의약품만 다룰거야’라고 하기엔 시대를 역행하는 것과 같다. 시대에 도태되면 기업도 몰락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대부분 업계 분위기는 제약사들이 바이오 시장에 본격적으로 탑승하는 것을 찬성하는 분위기이다.
 
 
제약협회, 변화가 의미하는 것
 
한국제약협회 관계자는 “정책이나 신산업 등 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사업들이 ‘바이오’가 같이 언급되고 있다. 명칭을 변경함으로써 제약 방향을 같이 맞춰가겠다는 의지이다. 또 이번 변경을 통해 혁신성이나 기술변화나 기존 ‘제약’이 담지 못하는 부분을 담았다고 평가한다.

바이오 의약품이 제약의 한 분야로 포함되기도 하고 최근들어 많은 회원사들이 바이오 분야에 발을 들이고 있다. 때문에 회원사를 대변해야되는 협회 입장에서 바이오로 영역을 확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 것일까. 사실 큰 변화는 없다. 의미를 두자면 바이오가 그만큼 제약시장에서 부피가 커졌다는 것과 이를 대변할 기관이 생긴다는 것으로 보인다.
 
또, 바이오로 부상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은 기존 협회 회원사가 아니기 때문에 협회와 같은 방향을 보게 될지 등의 향후 방향에 눈여겨 볼만하다.
 
 
제약협회 소속 192개 제약사중 28%는 이미 바이오 진출…녹십자 선두로 한미약품 등 스타트 
 
사실 협회 회원사가 갑자기 ‘바이오’로 갈아타기하는 것은 아니다. 제약협회에 따르면 192개 협회 회원사 중 54곳(28%)이 바이오의약품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기존 그러한 움직임이 있었고 지금이 적절할 시기라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국 시장조사업체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 10개 중 휴미라·엔브렐·레미케이드·맙테라(자가면역질환치료제), 란투스(인슐린), 아바스틴(항암제) 등 6개가 바이오의약품이다. 매력적인 시장임에는 확실하다.
 
바이오에 일찍부터 연구해온 대표적인 국내 제약사는 ‘녹십자’로 볼 수 있다. 녹십자는 혈액 관련 혈액분획제제, 혈우병치료제, 면역제제, 백신 등 녹십자의 주력제품 대부분이 바이오의약품이다. 이외 종근당,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이 바이오 연구에 투자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움직임에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갑작스러운 흐름이 ‘바이오’로 흐르는 바람에 ‘일부 제약사가 몰려서 바이오산업에 뛰어든다’는 시각이다. 유행따라 일시적으로 흐르고 2-3년 내로 어느 정도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흐지부지해 질 것을 우려한 시선이다.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투자가 뒷받침돼야 바이오 시대에 한국제약사들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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