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괴로운 ‘공시생·취준생’
이지우
입력 : 2016.09.12 12:29
ㅣ 수정 : 2016.09.1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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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에서 공부중인 공시생들 ⓒ뉴시스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올해 5월 기준 국내 청년(15~29세) 취업준비생은 65만 2000명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1만 9000명 늘어 출구 없는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들 중 취업 준비 청년 10명 중 4명꼴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어려운 취업난에 젊은이들은 ‘철밥통’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 수치는 공무원 수(102만명) 대비 공시생(26만 4000명) 비율이 4대1로 10년 만(2006년 40.6%)에 최고치이다.
민족대명절 추석이 이틀앞으로 다가왔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노량진에 위치한 공시생 학원가들과 근처 고시원들은 추석 연휴에도 수많은 공시생으로 북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직 7급 공채 시행 일자가 내달 1일 실시돼 추석연휴는 공시생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또 롯데, SK, 효성 등 대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이 시작되면서 취준생 또한 추석 연휴가 의미가 없다. 따라서 공시생과 취준생들은 추석에 가족들과 모이기는커녕 노량진, 종로와 같은 학원가로 모인다.
학원에서 보내는 취준생들의 ‘서러운’ 명절
‘추석 특강’ 놓치면 집에도 학원에도 자리가 없는 ‘공시생’
“졸업 앞두고 휴학처리하고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다. 졸업 후 취업 보장이 안 되기 때문에 일찍 공무원을 선택한 데에는 후회가 없다. 하지만 선택해서 포기해야 되는 것이 너무 많다. 대학생활부터 친구, 휴가, 명절까지. 가족들이 눈치를 보기 때문에 학원 근처 고시원에 따로 나와서 살고 있다. 명절에도 학원이나 독서실에 머무를 계획이다”
노량진 A학원에 다니는 김다빈씨(23)씨는 이렇게 남들이 다쉬어도 쉬지 못하는 취준생의 비애가 추석 연휴기간에는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씨는 추석특강 신청을 시작했던 보름 전, 하루만에 신청이 마감돼 ‘갈 곳을 잃었다’고 자신의 처지를 표현했다.
취준생들은 올해 유독 더웠던 폭염에 휴가를 포기했고 다가온 추석마저 포기해야한다. 하반기 공채가 추석 후 열리면서 취준생은 취업 준비로, 공시생은 공시가 코앞이기 때문에 쉬기에는 심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인 학원생들은 집이 아닌 학원을 찾는다.
학원 또한 이런 학생들 심리를 이용해 연휴 없이 학원문을 연다. 물론 공짜가 아니다. 공시생들을 두 번 울리는 이유이다. 서러운 추석에 한번, 공시만큼이나 뚫기 힘든 추석 특강 자리 때문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학생들은 학원들이 마련한 각종 특강을 찾는다. 하지만 치열한 강의 수강 경쟁에 더욱 힘들어 울게 된다. 특히 추석 명절에 집에도, 학원 특강에도 마련되지 않은 자신의 자리에 서글프다.
노량진에서 수강생이 가장 많은 B학원은 연휴 닷새(14~18일) 간 추석 특강을 진행한다. 보통 아침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지만 강좌 개설 6일 만에 1800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법으로 내몰리는 공시생·취준생들
명절에 학원 특강 자리싸움은 치열하다. 지방에서 학원을 다니는 학원생이더라도 더 학생 경력이 많고 정보가 많다고 생각하는 서울로 명절에 맞춰 ‘단기 특강’을 듣기 위해 상경하기 때문이다.
마감이 추석연휴 기차 예약만큼이나 빠르기 때문에 이들은 취소표와 같은 ‘수강증 양도’를 기다리고 있다. 편법임에도 말이다.
공시생 온라인 사이트에는 수강증을 사고 파는 게시판이 따로 마련돼 있다. 따라서 학원가들은 성수기(?)를 이용해 오프라인 강의 신청을 마감하고 녹화를 통해 영상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강좌로 되돌리기도 한다.
이에 추석강좌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기도 했다. 일부 학원들의 졸속강의로 수업의 질이 낮다는 불만이다. ‘공시생들의 조급한 마음을 이용해 장삿속을 채운다’는 시선이다. 그럼에도 공시생들은 학원가를 찾는다.
한편, 공시생을 가족으로 둔 가족들 마음도 편치만은 않다.
공시생 딸을 둔 김옥순(56)씨는 “시험 전 괜히 얼굴보면 부담만 가중될까봐 고시원으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만 택배로 보냈다. 추석은 친척들이 딸 시험 이야기를 묻는 것도 부담될 게 뻔하기 때문에 가족들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아닐까싶다. 물론 휴가도 딸을 제외한 가족끼리 조용히 다녀왔다”고 말했다.
취준생들은 올해 유독 더웠던 폭염에 휴가를 포기했고 다가온 추석마저 포기해야한다. 하반기 공채가 추석 후 열리면서 취준생은 취업 준비로, 공시생은 공시가 코앞이기 때문에 쉬기에는 심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인 학원생들은 집이 아닌 학원을 찾는다.
학원 또한 이런 학생들 심리를 이용해 연휴 없이 학원문을 연다. 물론 공짜가 아니다. 공시생들을 두 번 울리는 이유이다. 서러운 추석에 한번, 공시만큼이나 뚫기 힘든 추석 특강 자리 때문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학생들은 학원들이 마련한 각종 특강을 찾는다. 하지만 치열한 강의 수강 경쟁에 더욱 힘들어 울게 된다. 특히 추석 명절에 집에도, 학원 특강에도 마련되지 않은 자신의 자리에 서글프다.
노량진에서 수강생이 가장 많은 B학원은 연휴 닷새(14~18일) 간 추석 특강을 진행한다. 보통 아침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지만 강좌 개설 6일 만에 1800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법으로 내몰리는 공시생·취준생들
명절에 학원 특강 자리싸움은 치열하다. 지방에서 학원을 다니는 학원생이더라도 더 학생 경력이 많고 정보가 많다고 생각하는 서울로 명절에 맞춰 ‘단기 특강’을 듣기 위해 상경하기 때문이다.
마감이 추석연휴 기차 예약만큼이나 빠르기 때문에 이들은 취소표와 같은 ‘수강증 양도’를 기다리고 있다. 편법임에도 말이다.
공시생 온라인 사이트에는 수강증을 사고 파는 게시판이 따로 마련돼 있다. 따라서 학원가들은 성수기(?)를 이용해 오프라인 강의 신청을 마감하고 녹화를 통해 영상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강좌로 되돌리기도 한다.
이에 추석강좌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기도 했다. 일부 학원들의 졸속강의로 수업의 질이 낮다는 불만이다. ‘공시생들의 조급한 마음을 이용해 장삿속을 채운다’는 시선이다. 그럼에도 공시생들은 학원가를 찾는다.
한편, 공시생을 가족으로 둔 가족들 마음도 편치만은 않다.
공시생 딸을 둔 김옥순(56)씨는 “시험 전 괜히 얼굴보면 부담만 가중될까봐 고시원으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만 택배로 보냈다. 추석은 친척들이 딸 시험 이야기를 묻는 것도 부담될 게 뻔하기 때문에 가족들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아닐까싶다. 물론 휴가도 딸을 제외한 가족끼리 조용히 다녀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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