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⑫] 일본인이 선정한 블랙기업들

정진용 입력 : 2016.09.08 13:54 ㅣ 수정 : 2016.09.0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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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부터 공공기관까지 다양한 블랙기업들 주의 요망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블랙기업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하지 않은 채 사원을 도구로써 소모하듯 사용하고 대우하며 성장하는 회사를 일컫는다. 회사는 성장해도 사원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소모되어 가고 결국에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는 경우도 다수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이런 블랙기업을 매해 선정하여 공개하고 있으며 일본 취업을 준비 중인 취업준비생이나 이직자는 가능한 이런 블랙기업들을 사전에 걸러내고 최대한 피해갈 필요가 있다. 다음에 소개하는 회사들은 2013년과 2014년에 선정된 블랙기업들 중 일부이다.


1. 주식회사 젠쇼 홀딩스 (株式会社ゼンショーホールディングス)

젠쇼 홀딩스는 일본의 최대 규동 체인점 스키야(すき家)를 경영하는 기업이다. 일본 내에만 1,980여개(2014년 10월 기준)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일본 어디를 가더라도 어렵지 않게 스키야를 발견할 수 있다.

이토록 거대한 체인점임에도 젠쇼 홀딩스가 거의 매해 블랙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이유는 바로 사원에게 상상할 수도 없는 근무시간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2014년 7월에 ‘스키야의 노동환경개선에 관한 제3자위원회’의 보고서가 공개되었는데 주요내용은 24시간 이상의 연속근무를 수차례 반복시키고, 일부 사원의 월 노동시간이 500시간을 넘기는 등 최악의 노동환경을 사측이 당연히 여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24시간 운영점포의 심야시간에 종업원을 단 1명만 배치하는 ‘1인 근무제도’를 만든 것도 스키야가 원조다.


2. 서일본여객철도 주식회사(JR西日本)

서일본여객철도 주식회사(이후 JR 니시니혼)은 일본국유철도로부터 철도사업과 선박사업을 인수하여 민영으로 전환·운영하고 있는 회사다.

호쿠리쿠(北陸)지방과 킨키치(近畿)지방, 츄고쿠(中国)지방의 대부분과 나가노현 및 후쿠오카현에 노선을 갖고 있다. 즉, 회사명대로 일본의 관서지방의 철도망을 운영하는 거대기업이다.

하지만 2012년 28살의 젊은 직원이 월 250시간 이상의 잔업과 담당업무의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소모를 견디지 못하고 투신자살함으로써 블랙기업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3. 주식회사 야마다전기(株式会社 ヤマダ電機)

야마다전기는 2005년 가전제품 양판점으로서는 일본 최초로 매출 1조엔을 달성하고 2014년에 1조 9천억엔까지 매출을 상승시켰으며 3만 3천명(2013년 기준)의 종업원을 거느린 일본 최대 가전제품 판매업자이다. 일본 전역에서 야마다전기 건물을 찾기는 전혀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회사의 빠른 성장과는 상관없이 2004년과 2007년에 과로와 상사로부터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20대 사원들이 자살하였고 유족의 소송에도 사측은 해당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소송에 대응하였다.

이후 유출된 내부자료에 의하면 2013년 9월 기준으로 잔업시간이 40시간 이상인 사원이 전국 607개 점포에서 1,819명이었으며 노동후생성이 과로사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한 월 80시간 이상의 잔업시간을 소화한 점장도 46명이었다.


4. 국립대학법인 토호쿠대학(東北大学)

미야기현 센다이시에 위치한 토호쿠대학은 1907년에 설립된 국립대학으로 문학, 법학, 경제학, 이공학, 의학, 약학 등에 18,5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종합대학이다.

블랙기업에 대학이 선정된 것이 의아할 수도 있겠으나 2007년에 약학부 박사과정에 있던 남학생이 조수를 겸임하다가 지도교수의 폭언과 가혹한 업무지시에 자살하였고, 2012년에 공학부 부교수가 대학 측의 일방적인 연구실 폐쇄조치를 견뎌내지 못하고 자살함으로써 학교의 명성에 타격을 받음은 물론이고 블랙기업으로까지 선정되게 되었다.


매년 10개 내외의 기업이 블랙기업으로 분류돼

위에 소개된 회사 외에도 월 600시간 노동으로 사원을 자살에 이르게 한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A-1 Pictures, 100시간 이상의 잔업으로 사원을 사망에 이르게 한 건설회사 타마홈(タマホーム株式会社), 극도의 과로와 스트레스로 점장이 사망한 주식회사 크로스컴퍼니(株式会社クロスカンパニー), 사원을 강제퇴사 시키기 위해 가짜 팀에 소속시켜 굴욕적인 업무를 강요한 통신교육·출판회사 베넷세(株式会社ベネッセコーポレーション) 등이 2013년과 2014년에 블랙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위에 소개된 회사들은 일본인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고 인기있으며, 지금도 티비를 켜면 위 회사들이 유명 연예인을 고용하여 각종 미디어매체를 통해 광고를 쏟아내고 있다. 때문에 단순히 이미지만으로 회사를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고 반드시 입사지원 전에 다양한 검증을 통해 신중한 취업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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