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두려운 구직자들…‘이 말만은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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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온 가족이 모이는 풍요로운 이 명절이 구직자들에게는 가장 ‘두려운 날’라 말한다.
“서울에 나름 이름 있는 대학에서 졸업을 미루다가 2년전 졸업했다. 취준생이 되어 지내던 작년 하반기에 대기업에 최종 면접까지 보게 되었는데, 부모님이 친척들에게 대기업에 턱하니 붙어버렸다고 이야기하셨다. 그러나 결국 합격하지 못했고, 설 명절에는 차마 떨어졌다고 말하기가 그래서 일부러 안 내려갔다. 이번 추석에는 친척들 모이는 집으로 내려가야 할 것 같은데, 무슨 시나리오를 써야할지 머리가 너무 아프다” 취준생 A씨(29세·男)는 이런 글을 익명의 커뮤니티에 올렸다.
취준생들이 추석에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무엇일까? 취업포털 사람인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위가 ‘취업은 했니?’였다. 취업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구직자들은 이 말을 들었을 때 현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말이라 피하고 싶어 했다.
2위로는 아는 사람과 비교에 득한 스트레스를 받게 만드는 ‘누구는 대기업 들어갔다더라’라는 소리가 듣기 싫다고 답했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는 구직자들은 다른 사람의 취업 성공 소식을 꺼려 하고 있었다.
취업 이야기만큼 듣기 싫은 결혼 이야기!
“취업과 결혼이 인생의 전부인가요? 설 명절에 받은 스트레스 때문에 올 추석에는 집에 내려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전 28살에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며 아르바이트하고 있는데, 이번 설에 친척 분들이 ‘이제 곧 서른인데 취업도 못하고 결혼도 못하면 불효녀 아니니?’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추석이 다가오니 그 때 받은 스트레스가 다시 떠오르네요!” 취준생 B씨(28세·女)는 이렇게 말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많은 취준생들이 외모에 대한 지적이나,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추석에 듣고 싶지 않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3위는 ‘살 많이 쪘네! 관리도 좀 해야지’(8.3%), 4위 ‘그러다 결혼은 언제 하려고?’(8.1%), ‘앞으로 하고 싶은 게 뭐니?’(7.3%), ‘다 거기서 거기다. 되는 곳으로 들어가’(7%), ‘올해 몇 살이니?’(5.4%), ‘차라리 기술을 배우는 건 어때?’(3.2%), ‘자리 한 번 알아봐줘?’(3.2%), '사귀는 사람은 있니?'(3.2%) 등의 말을 듣기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실제로 듣기 싫은 말을 들어본 구직자들은 얼마나 될까?
64%는 추석 때 듣기 싫은 말로 인해 상처받은 적이 있었으며 가족, 친지들이 하는 말 때문에 명절 귀성이나 가족 모임을 피한 적이 있다고 답변한 구직자도 61.3%나 됐다.
반면, 듣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24.5%가 ‘아무 말도 안 했으면 좋겠다’를 선택했다. 그 외에 ‘때가 되면 다 잘 될 거야’(15.6%), ‘연휴만큼은 취업 생각 잊고 푹 쉬렴’(8.9%), ‘넌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8.6%), ‘너를 믿는다’(8.1%),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7%), ‘용돈 줄까?’(6.7%), ‘젊었을 때 하고 싶은걸 다 해봐’(6.5%), ‘네 소신대로 밀고 나가렴’(5.6%) 등의 말이 위로가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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