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⑦] 아이돌 해산과 연 7000억의 경제손실

정진용 입력 : 2016.08.22 14:31 ㅣ 수정 : 2016.08.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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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리우올림픽이 한창이었던 지난 8월 14일 일본의 모든 스포츠신문이 아이돌 SMAP의 해산뉴스를 1면으로 보도했다. [도쿄=김효진통신원]


올림픽 열기도 무색하게 하는 국민아이돌의 해산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의 대표 아이돌그룹 SMAP의 해산은 갑작스러웠다. 세계가 브라질 리오올림픽에 열광하고 필자 역시 텔레비전을 통해 집에서 테니스 경기를 한참 보고 있던 중 중계화면 위로 긴급속보가 표시되었다.
 
최근 몇 년 간의 긴급속보는 일본 각 지역의 지진발생 상황이었기 때문에 으레 어느 지역의 지진이겠거니 하고 확인한 속보내용은 지진이 아닌 일본의 국민 아이돌 SMAP의 해산소식이었다.
 
일본의 국영방송인 NHK가 올림픽중계 중에 긴급속보로 발표한 내용이 아이돌 그룹의 해산이라는 점에 기가 차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정도로 SMAP이 대단한 존재였다는 사실에 새삼 감탄하였다. 또한 그들의 해산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약 30년간 활동한 일본 아이돌의 대명사 SMAP
 
일본 대중문화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SMAP이라는 이름을 못 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SMAP은 Sports Music Assemble People의 약자로서 1988년에 결성되어 현재까지 활동하는 장수 아이돌로서 구성멤버 5명 중 4명이 40대일 정도로 그 역사가 오래 되었다.
 
오랜 기간 가수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 버라이어티쇼 등 다방면으로 왕성히 활동하여 왔으며 덕분에 어린 아이부터 노년층까지 전 국민이 좋아하는 최고의 아이돌 그룹으로 군림하여 왔다.
 
멤버 중 한명인 쿠사나기 츠요시(草彅 剛)가 유난히 한국을 좋아하여 초난강이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 앨범도 내고 방송에도 여러 번 출연하였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28년 활동의 끝에 올해 12월 31일을 끝으로 해산함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였고 많은 팬들은 충격에 빠지게 됐다.
 
 
그룹 해산만으로도 연간 7000억씩 경제손실 초래
 
일본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칸사이대학 명예교수인 미야모토 카츠히로(宮本 勝浩)는 SMAP의 해산으로 인한 손실을 연간 636억엔(한화 약 7000억원)으로 추산하였다. 그가 내린 결론부터 말하자면 “SMAP은 팬층이 넓은 국민적 아이돌이기 때문에 이들의 해산은 일본경제의 큰 손실”이라는 것이다.
 
미야모토 교수는 과거 언론보도를 분석하여 SMAP의 연 수입을 250억엔으로 계산하였고 콘서트에 참가하는 팬들의 교통비와 식비 등을 30억엔으로 추산하여 일본 국내에서만 발생하는 직접효과를 280억엔으로 예상하였다. 여기에 따른 1·2차 경제파급효과를 합산하면 연간 약 636억엔의 손실액이 나오게 된다.
 
2015년의 대한민국 음악산업 해외수출액이 3억 5400만달러(약 4000억원)임을 생각해보면 일본의 한 아이돌그룹의 해산이 가져오는 경제효과가 새삼 크게 느껴질 것이다.
 
더 놀라운 점은 이 손실액은 단순히 SMAP이 해산하면서 그룹활동이 없어지는 데에 따른 손실이라는 것이다. 5명의 멤버는 그룹이 해산하더라도 각자의 연예계 활동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그렇게 해산발표가 있은 후에 도쿄의 한 대형음반가게를 찾아가보았다. 평소라면 젊은 아이돌 그룹의 앨범으로 가득 차있어야 할 메인코너에 SMAP의 앨범이 자리잡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발매된 지 한참 지난 앨범들을 다시 구입하고 있었다.
 
매장 점원에게 이유를 물으니 “SMAP의 팬들이 해산발표 이후 가수들의 일방적 결정에 대한 항의와 활동을 계속 이어가줬으면 하는 응원의 의미로 앨범을 다시 구입하고 있다”고 설명해주었다.

또 다른 점원은 “지난달에 비해 SMAP의 앨범이 수십 배씩 팔리고 있다”면서 “2000년대에 발매됐던 앨범을 찾는 손님이 특히나 많다”고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실제로 최근의 앨범판매 순위권에 SMAP의 오래 전 앨범들이 다시 올라오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미야모토 교수는 이와 같은 현상을 “일시적인 것”으로 결론내며 “기껏해야 수억엔 정도의 효과로 그칠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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