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만 전전하는 ‘호모인턴스’…10명 중 6명은 “인턴 다시 하고 싶지 않아”

오지은 입력 : 2016.08.19 17:09 ㅣ 수정 : 2016.08.1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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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오지은 기자)

 

 

‘인간을 터는 제도’가 ‘인턴’?

 

인턴의 비애는 익히 알려져 있다. <미생> 의 장그래, <무한상사> 의 길 등, 모두 매체를 통해 이 시대를 대표하는 ‘인턴’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심지어 인턴이라는 제도가 “인간을 턴다”는 의미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정규직이 되지 못하고 여러 회사에서 인턴 생활만 전전하는 행태를 지칭하는 ‘호모인턴스’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취업준비생들이 만년 인턴 생활만 하는 스스로를 자조적 의미로 부르는 말이다.

 

한국사회에 인턴제도가 도입된 것은 ‘학벌’과 ‘스펙’에 치우친 채용문화의 혁신이라는 목적을 위해서였다. 초기에는 그런 효과가 적지 않았다.

 

 

변질된 인턴제도…청년 인력 착취 수단 전락 등의 문제점 심각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인턴제도는 변질되고 있다. 상류층 자제들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 인턴을 독식하는 문제가 심각하다. 정부의 해외파견 인턴, 경력에 보탬이 되는 대기업의 인턴 등은 서민층 청년들이 넘보기 힘든 실정이다.

 

인턴제도가 기업의 청년 인력 착취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많다. 값싼 임금을 주고 단순 업무를 시키면서 부려먹다가 잘라내고, 또 다른 인턴을 채용해서 같은 패턴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인턴 경험이 있는 구직자 10명 중 6명은 ‘인턴을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인턴 경험이 있는 구직자 578명을 대상으로 ‘인턴 채용에 다시 지원할 의향’을 조사한 결과, 60.9%가 ‘지원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인턴이 싫은 이유…적은 월급에 잡무만 시켜서

 

그 이유로는 ▲안정된 직장을 얻고 싶어서(61.9%, 복수응답)이 첫 번째였으며 ▲계속 인턴만 전전할 것 같아서(38.4%) ▲인턴을 하기엔 나이가 많은 것 같아서(36.9%) ▲시간 낭비 같아서(34.7%) ▲수입이 적어 생활이 어려워서(32.1%)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인턴 근무 시 느꼈던 불만으로는 ‘너무 적은 월급’(58.2%, 복수응답)을 가장 많이 선택했고, ‘비체계적인 인턴 프로그램’(49.4%)이 바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잡무 위주로 배당 받음’(37.5%), ‘과도한 업무량’(30.7%), ‘강한 업무 강도’(22.4%) 등이 있었다.

 

이들의 평균 인턴활동 횟수는 1.4번, 근무 기간은 평균 5.8개월이었다.

 

인턴으로 행한 업무 영역은 가장 많은 49%(복수응답)가 ‘문서 정리 등 사무 업무’를 했다고 답했으며,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40%)가 뒤를 이었다. 계속해서 ‘서류 복사, 짐나르기 등 단순 잡무’(31.8%), ‘단기 프로젝트 보조’(26.6%), ‘아이디어 구상 등 기획 업무’(14.7%) 등의 답변 순이었다.

 

보수는 ‘최저임금 이상’을 받았다는 응답이 50.9%(복수응답)로 가장 많았지만, ‘최저임금 미만’이 41.7%, ‘무급’으로 근무했다는 응답도 11.2%나 되었다.

 

이처럼 직무와 전혀 상관없는 업무를 수행하거나 싼값에 적당히 쓰고 버리면 된다는 ‘소모품’ 취급당하는 인턴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무능력에 대한 평가와 교육훈련을 시키는 ‘인턴’ 제도를 잘 사용하면 좋지만, 청년들이 정직원으로 채용된다는 보장이 없을 경우 확신 없이 일만 하는 ‘호모인턴스’가 되지 않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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