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인터뷰]⑥ 일본 채용전문가가 들려주는 취업 시장의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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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와 토시미츠(曽和 利光) ‘인재연구소’ 소장, 색다른 취업전략 제시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한국처럼 기록적인 무더위가 계속되던 지난 15일 도쿄의 한 까페에서 일본취업시장의 채용전문가를 만났다. 이 날 인터뷰에 응해준 소와 토시미츠(曽和 利光)씨는 교토대학 교육학부를 졸업하여 일본의 대표 취업사이트 리크루트 인사부 총괄매니저, 라이프넷생명 총무부장 등을 거쳐 2011년에 신규졸업자의 채용을 주로 담당하는 컨설턴트기업 ‘인재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일본 대기업에 관심을 가지는 한국학생과 취업준비생이 늘어나는 만큼 그들이 가진 궁금증을 대신하여 질문해보았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 취준생들에게 색다른 전략을 제안했다.
이직할 때도 대기업보다 벤처기업 경력이 장점 많아
▲대기업이 좋을까요, 중소기업이 좋을까요=처음 취업을 대기업으로 할지,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으로 할지는 적지 않은 일본학생들도 직면하고 고민하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대기업에서 벤처기업으로 이직하기는 쉽지만 그 반대는 거의 찾아보기 힘드니까 역시 대기업을 고르겠다”는 취업준비생들의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먼저 벤처기업을 고르는 것이 정답일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처음부터 확실하게 말씀드리자면, 이직희망자를 면접할 때 많은 인사담당자가 전 직장의 회사명을 신경쓰는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일정연령을 넘긴 이직자를 고용하려 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5년에서 10년 뒤, 지금의 취업준비생들이 이직적령기에 접어들 때에는 이 현상이 바뀌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기업이 신규사업을 개시할 때를 가정해보겠습니다. 예를 들면, 대기업 출판사가 홈페이지를 활용한 미디어사업을 준비할 때, 웹미디어 관련사업에 정통한 인재가 필요할 것이고 실제로 향후 그런 케이스가 많아질 것입니다. 그럴 경우, 대기업 출신보다는 오히려 벤쳐기업에서 그와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익힌 인재를 더 눈여겨 볼 것입니다.
대기업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모든 업무가 분업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아무리 관련부서에 있었다고 하여도 그 사업 전체를 파악하고 있다고는 도저히 말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라이프넷 생명에서 이직희망자의 채용을 담당하고 있었을 때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생명보험회사는 가입신청을 받았을 때 실제 보험금을 지불할 가능성은 얼마인지, 병에 걸릴 확률은 어느 정도인지 계산합니다. 대기업이라면 암 담당부서, 생활습관에 의한 발병 담당부서와 같이 세부적으로 분업되어 있기 때문에 소속팀의 병밖에 알지 못합니다. 그런 세분화된 업무의 이직자를 채용하려 할 때 저는 ‘이 사람은 채용하기 어렵겠다’라고 매번 통감하였습니다.
반대로 벤처기업이라면 규모가 작기 때문에 혼자서 다양한 업무를 감당해야 하고 좋든 싫든 그 사업의 전체를 자연스레 파악하게 됩니다. 그런 인재가 실제로 대기업으로 이직한 케이스를 많이 보아왔고 앞으로 늘어날지언정 줄어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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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승진 어려워 고민...벤처기업은 업무 전체를 파악하는 힘 키워줘
▲대기업에서는 전체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전혀 배울 수 없는지=전체를 파악하는 힘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대기업도 깨닫고 있습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제 지인들을 보더라도 본인의 회사와는 어떠한 관계도 없는 벤처기업으로 파견되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목적은 인재육성입니다. 이른바 ‘교육파견’을 통해 사업의 전체를 파악하는 훈련을 거쳐 시야가 넓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함입니다. 소규모라고 하더라도 회사를 통솔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강제로 벤처기업을 추천할 생각은 없습니다. 자신의 인생목표나 그 회사의 내용 등을 충분히 파악한 뒤에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원래라면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 어울리는 취업준비생의 눈에 대기업이 실제 이상으로 좋아보이는 것은 아닌지, 특별한 이유없이 대기업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특히나 한국에서 일본취업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은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 그럴 수 있습니다.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제 후배는 40세를 넘겼지만 아직 과장이 되지 못했습니다. 대기업은 어디든 비슷하겠지만 버블경제 시기에 많은 사원을 채용하여 젊은 직원의 승진이 굉장히 더딥니다. 출세만이 일의 보람과 척도만이 아니라고는 하더라도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일하고 싶은 취업준비생이라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취업정보회사들이 만들어내는 ‘인기기업 랭킹’에 초연하라
▲일본기업들의 인기랭킹을 믿고 지원해도 될지=대기업지향이 이른바 신앙처럼 높아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취업정보회사들이 만들어내는 ‘인기기업랭킹’에도 있습니다. 랭킹 상위의 대기업을 목표로 하는 학생이나 또 그러길 권하는 부모님들이 많을 것입니다만 그 랭킹을 본인의 취업지침으로 삼기에는 분명 지나친 부분이 있습니다.
랭킹은 취업준비생들의 인기를 반영한 부분도 있지만, 기업들의 마케팅과 다양한 매체를 통한 노출정도 등도 반영되기 때문에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됩니다.
대기업이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사원이 아닌 ‘회사가 안정적’이라는 얘기입니다. 만약 경영위기에 빠지더라도 은행이나 정부가 도산을 막기 위해 도와주겠지만 회사가 존속하더라도 사원은 정리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회사를 살펴볼 때는 규모가 크고 작은지만 판단하지 말고 어느 정도의 발전기세를 갖고 있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발전해 나갈 수 있는 회사인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한국 취준생들에게 호전되는 일본 취업시장 도전 권유
▲일본취업을 희망하는 한국학생들에게 한마디=확실히 일본취업시장은 점점 호전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인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인재들을 채용하기 위해 빠르게 대응해가고 있습니다. 일본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건실한 중소기업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일본취업에 관심있는 한국의 취업준비생 여러분들이 단순히 대기업만 바라보지 마시고 다양한 규모의 회사들을 고루 알아보시고 본인에게 적합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회사로 성공적으로 취업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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