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직장 내 언어폭력 이제는 ‘무감각’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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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직장내 언어폭력 경험은 일부가 아니라 다수의 고통
최근 한 커뮤니티에는 익명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상한 상사 때문에 잘못 한 일이 없어도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앵무새처럼 해야했다. 처음엔 언어폭력을 당했을 때는 잠들기 전 남몰래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어떠한 감정의 변화가 없어 내가 미쳐가고 있는건 아닐까 생각해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이직을 결심했다” 이 글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이 같은 직장 내 언어폭력이 일부의 극단적 사례가 아니라 보편적인 현상임을 드러내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사람인이 직장인 1,105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언어폭력에 무감각해지고 있음을 느끼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44.3%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직장인 10명 중 4명 꼴이다.
직급에 따라서는 ‘부장급 이상’이 50.6%로 가장 많이 느끼는 반면, ‘사원급’(40.1%)의 응답률이 가장 낮았다.
언어폭력에 무감각해지고 있음을 느끼는 상황으로는 ‘욕설을 들어도 아무렇지도 않을 때’(43.6%, 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으며, 계속해서 ‘나도 모르게 거친 말을 내뱉을 때’(42.1%), ‘언어폭력이 폭력이라고 인식되지 않을 때’(38%), ‘점점 나의 언어폭력이 심화될 때’(18.2%), ‘폭언을 당하는 사람이 불쌍하지 않을 때’(17.4%)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직장 내 언어폭력 유형…호통, 모욕적 발언, 능력 비하, 욕설 ,험담 등
이들이 당한 언어폭력은 ‘호통이나 반말’(53.4%,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고, ‘인격모독적 발언’이 50.5%로 바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능력 비하’(48%), ‘욕설, 비속어’(42.1%), ‘험담’(40%), ‘약점 가지고 놀리기’(24.7%) 등의 순이었다.
언어폭력은 주로 ‘사무실 등 업무 중’(78.3%, 복수응답)에 일어나고 있었으며, 가해자는 단연 ‘상사’(72.9%, 복수응답)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언어폭력을 당한 가장 큰 이유로 ‘상대방의 언어 습관이라서’(30%)를 1순위로 선택했다. 이외에도 ‘상대가 화 등을 풀기 위해서’(29.8%), ‘개인적인 감정 문제가 있어서’(11.9%), ‘업무 등을 제대로 못해서’(10.5%)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언어폭력에 의한 심각한 스트레스가 근무효율 낮추는 최대 복병
직장생활을 하는 A씨는 “정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무감각해지고 그냥 그 상사와는 그냥 마주치지 않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 생각하기도 했다”며, “문제의 그 상사는 40대 중반의 노처녀로 예민하고 신경질적인 성격을 가졌었고 직원들에게 카톡이나 전화로 호통을 치거나 협박을 한 뒤 자기의 윗 상사에게는 없지도 않는 사실을 말하며 직원들들을 힘들게 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렇게 이상한 히스테리를 부리더니 결국 자기 윗 사람들에게도 피해망상적인 행동을 벌이다 퇴사했다”며, “아마 그 사람이 안나갔으면 다른 사람들이 회사를 관뒀을 텐데, 지금은 회사 분위기가 너무 좋아졌다”고 말했다.
직장 내 언어폭력으로 인해 절반 이상(53.9%)이 심각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또, 언어폭력을 당하면서 ‘애사심이 떨어졌다’(59.5%, 복수응답), ‘업무 성과가 떨어졌다’(44.3%), ‘앙금이 쌓여 대인관계가 나빠졌다’(37.3%), ‘출근이 두려워졌다’(29.8%)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었으며, 이 때문에 39.9%는 퇴사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언어폭력을 당한 뒤 반 이상인 51.5%는 그냥 참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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