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춘 일자리 늘어도 고용의 질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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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취업 부피는 커졌지만…단순노무직, 단기계약직 비중 늘어 고용질은 악화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지난달 구의역에는 많은 추모 물결이 이어진 장소이다. 만 19세의 한 청년이 정비공으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도중 목숨을 잃은 것이다. 대중의 공분을 샀던 건 열악한 근무환경 조건이었고 젊은 청년이 그런 환경 조건에 노출될 수 밖에 없던 취업난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
지난 해 청년층 취업 시장이 양적인 측면에서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단순노무직과 단기계약직 비중이 늘어 질적 문제는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국내 청년층 취업 시장’ 문제가 ‘취업난’뿐만 아니라 ‘질적 문제’도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정보분석팀 박진희 팀장이 ‘최근 청년 고용의 특징과 정책적 시사점’보고서를 1일 발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취업자는 2014년보다 6만8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5~64세 핵심연령계층에서 고용률은 2009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작년에는 65.7%로 전년 대비 0.3%p 증가했으며 청년 고용률 또한 2013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 작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8년 41.6%에 근접한 41.5%로 집계됐다. 비율만 따지면 청년층 취업 시장은 작은 수치지만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 중 20대 초반 연령계층에서 고용증가를 주도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세 증감 추이는 ▲2012년 8만9000명 ▲2013년 2만9000명 ▲2014년 8만1000명 ▲2015년 6만2000명으로 가장 감소가 큰 25~29세 부문(▲2012년 -12만8000명 ▲2013년 -7만3000명 ▲2014년 -2만5000명)에 비해 고용률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비진학 고졸자, 전문대졸 취업자 중심으로 증가, 단기 계약직 비중은 12% 포인트 증가
하지만 취업자를 세부 항목으로 나눌 경우, 고등학교 졸업 취업자가 4만5000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전문대 졸업 이상자는 2만6000명으로 집계됐는데 주로 비진학 고졸자, 전문대졸 취업자를 중심으로 증가가 두드러졌다.
물론 고등학교 졸업자, 전문대 졸업자 취업이 질적으로 나쁘단 것이 아니다. 하지만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변동에 민감한 제조업,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등 서비스업 부문에서 고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질적 문제가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직종으로 살펴보며 20대 청년층 취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부문은 경비, 배달, 건물 청소 등 ‘단순노무직’으로 1년 전보다 2만3000명 증가했다. 다음으로 ‘판매종사자’가 2만2000명으로 뒤이었으며 ‘장치 및 기계조작 및 조립 종사자’가 1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또 전문직은 8000명 늘었으며, 사무종사자는 3000명으로 줄었다.
아울러 단기계약직 비중도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학교 졸업 후 첫 일자리의 고용 계약기간이 1년 이하인 청년층(15∼29세)이 2006년 8.7%에서 지난해 20.7%로 무려 12%p나 상승한 것이다. 반면 계약 기간을 정하지 않은 비중은 66.9%에서 61.1%로 소폭 하락했다.
즉 5명 중 1명은 계약 기간이 1년 이하인 단기 계약직에 일하는 셈이다. 결국 일자리가 불안정하다 보니 청년층은 일찍 이직을 고민하게 되고 청년 취업시장 악순환이 거듭될 수밖에 없는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경제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데다 올해부터 정년 60세가 의무화하면서 청년 고용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 팀장은 “신규 학교 졸업 청년, 니트족(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 신조어), 비진학 고졸 청년 등 청년 특성에 따라 취업역량에 차이가 있는 만큼 청년층을 유형화해 각각에 대응하는 취업 정책을 펴야 한다”며 “괜찮은 일자리 정보를 정기적으로 청년층에 전달하는 통로를 마련해 구인·청년구직자 간 미스매치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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