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JOB리포트] ’美 이민-취업-인턴희망자’ 트럼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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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진설 경제전문기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한해 30만명에 달하는 미국내 외국인 인턴들이 고국으로 발길을 돌려야 할지 모른다. 트럼프가 ‘미국우선’ 정책에 따라 합법적인 이민과 취업비자(H-1B)는 물론, 인턴비자(J1)까지 대폭 줄이겠다는 이민제한 정책을 내걸어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불법이민 뿐 아니라 합법이민, 취업, 인턴 기회 모두 억제하겠다” 파장
24일 미국 인턴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미국근로자들의 취업을 우선시해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취업이민과 취업비자 발급을 대폭 줄이겠다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의 규제 대상에는 미국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들도 포함돼 있다.
미국 국무부가 발급하는 J1비자는 외국인 교수, 의사, 공무원 등이 문화체험을 목적으로 미국체류가 가능한 비자이면서 동시에 외국인학생들이 미국내 기업에서 합법적으로 단기간 유급 혹은 무급인턴을 할 수 있는 비자이다.
한국을 포함하여 전세계에서 한해 30만명의 외국인 학생이 J1비자를 발급받고 미국내 다양한 기업 혹은 기관에서 인턴으로 일을 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트럼프 소유의 리조트나 호텔들의 경우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도 많은 외국인 인턴들이 J1비자를 받고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호텔들이 외국인 인턴들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트럼프 소유 호텔뿐 아니라 대다수 미국내 로컬기업 혹은 한인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트럼프 소유 호텔들의 외국인 인턴활용 실태를 조사하면서 앞뒤 맞지 않는 그의 모순된 행동을 지적하자 트럼프는 “기업가 시절과 대통령 당선자 신분은 다르다”면서 “앞으로 돈을 쓰는 J1비자는 나두되, 돈을 버는 J1비자 발급을 못하도록 하고 대신 미국 젊은이들을 인턴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소유 호텔이나 리조트에 외국인 헐값 인턴 다수 근무 모순
트럼프가 당초 불법이민만 규제할 것으로 예상했던 교민사회는 합법이민은 물론, 취업비자, 인턴비자까지 모두 억제하는 동시다발적 이민제한 정책에 크게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심지어 미국 근로자들의 취업문제가 충분히 해결될 때까지 취업이민 영주권 발급을 일시 중지할 수도 있다는 극단적 발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한국정부와 교민사회는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이 이 같은 극단적인 정책을 실현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교적 문제로까지 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할 수 밖에 없는 국무부가 자격요건이나 심사를 까다롭게 바꿀 경우 상당한 제약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 미국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이유로 항공사 지상직에 대한 인턴비자 발급을 중지한 전례가 있어 더욱 그렇다.
뉴저지에 본사를 둔 인턴 및 영주권 전문에이전시 JOB USA의 임현덕 대표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만약 그가 당선이 된다면 이민비자를 포함하여 취업비자와 인턴비자 모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 되면 이민비자, 취업비자도 상당한 제약 우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민비자 역시 상당한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미국은 현재 연간 14만개의 영주권을 발급하고 있는데, 이 정도로는 대기자들의 수요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이마저 줄이게 되면 극심한 정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취업비자인 H-1B의 발급에 있어서도 제약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문직 종사자를 위한 H-1B 비자는 한해 8만5000개가 발급되고 있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70% 이상이 공학계열이나 IT계열 전공자들에게 발급된다. 인도 등 신흥 IT강국 출신 학생들이 많은 혜택을 보고 있고 한국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고용하는 기업에 대해 미국근로자를 고용하려는 노력을 했는지 증명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아울러 취업비자 대상자들이 대부분 저임금인 점을 겨냥해 외국근로자에 대한 우대 임금 수준을 지금의 2배이상 올릴 것을 요구해 사실상 취업비자 발급을 봉쇄하겠다는 속셈이다.
인턴비자는 취업비자와 연결되고, 취업비자는 또 영주권 신청을 위한 중요한 통로로 활용되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은 곧 인턴, 취업, 영주권의 연결고리 단절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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