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통신] 살인·폭력에 시달리는 ‘중국의사들’…의사-환자 충돌 ‘사회문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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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광둥성 의사, 25년 전 자신이 진료한 환자에게 칼로 30차례 찔려 숨져
의료서비스 불신으로 '의사 대 환자'간 충돌 격화…사회문제로 떠올라
정부의 부족한 의료산업 지원, 의사에 대한 낮은 처우 등 '고질적 문제'
(뉴스투데이/충칭특파원=강병구 기자) 검색광고로 돌팔이병원을 소개했던 ‘바이두 스캔들’로 인해 중국 병원들의 허술함이 만천하에 드러나 중국인들의 병원에 대한 불신을 키운게 엊그제 일이다. 거기다 의사와 환자간의 심각한 불신이 야기한 “의사피살사건”으로 중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져있다.
사건은 지난 5일 광둥성 인민병원의 치과주임으로 재임하던 천중웨이(陈仲伟·60)가 자신이 25년 전 치료했던 환자 리우(刘)모씨에 의해 30차례나 칼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천주임은 40시간에 걸쳐 대수술을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류 모씨는 1991년 자신이 천씨로부터 받은 수술이 잘못돼 치아가 검게 변색됐다며 천씨에게 배상을 요구하다 다툼이 커지자 천씨를 살해하고, 천씨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천 씨의 충격적인 사망소식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광저우 시민 수백 명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지난 7일 저녁 천씨가 근무한 병원 마당에 모여 촛불집회를 하며 숨진 천씨를 추모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의료진과 환자들간의 다툼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광둥성 후이저우시(惠州) 롱먼(龙门)현의 한 인민병원에서 회진을 돌던 여의사가 환자에 의해 손가락을 절단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 60만 명 이상의 의사들이 집단서명운동을 벌이며 의사에 대한 폭력방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1일 장시성 구이(贵溪)시의 한 진료소에서 한 살배기 아기가 사망하자 분을 참지 못한 가족들이 병원을 떠나지 않고 지인을 불러 병원을 점령하고 의사와 난투극을 벌여 4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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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족한 의료투자가 의사와 환자 간 불신 키워
급여 50만~360만원, 환자와 잦은 충돌에 의사들 고충
의사 대 환자간의 충돌(医患矛盾)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중국의 매일경제망 등 다수의 중국 매체는 한 목소리로 정부의 인민병원에 대한 미미한 투자와 미흡한 중국의 의료제도가 지금의 상황을 초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중국의사협회가 지난해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1만2600명 가운데 13%가 환자들로부터 물리적인 공격을 받았다고 답했으며 60%는 언어폭력에 시달렸다고 답했다.
매경망은 9일 보도를 통해 고급의료인력를 배양하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 최소 12년은 걸리는 점과 비싼 학비로 의학을 공부하는 인력이 줄어드는 점을 지적하며 전문의료인력의 부족 현상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또한 2800위안~2만 위안(약 50만~360만 원)이라는 턱없이 낮은 의사급여와 중국사회에 만연한 ‘의환충돌’로 인해 점차 의학공부를 후회하는 의대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중금망은 정부의 의료보장체계에 대한 관련법규가 이미 시장경제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부의 병원에 대한 투자는 심각할 정도로 부족해 그에 대한 의료서비스 질의 하락은 고스란히 환자들이 부담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사회 빈부격차의 심화가 점차 비싸지는 진료비용과 과정에서의 갈등을 더 부추긴다고 설명했다.
중금망은 또한 의사와 환자간의 소통의 부재가 ‘의환충돌’을 초래했다고 전했다. 의료자원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인민병원 등급에서도 가장 좋은 3갑병원(3급갑등병원)의 모자란 진료 수준, 빈번히 발생하는 의료사고, 부족한 의료진 수가 환자와의 다툼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후 광둥성 위생계획생육위원회는 6일 "의료진에 대한 폭력방지 긴급 통지"(이하 통지)를 통해 성내 전체의 의료기관과 공안국의 긴밀한 연락체계로 보안체계를 구축하고 의료분쟁발생건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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