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한국농수산대학교, 청년 농부 사관학교로 불리는 이유...농업은 삶 그 자체

구윤철 기자 입력 : 2025.04.03 14:57 ㅣ 수정 : 2025.04.03 14:57

입학은 치열, 졸업은 실전…정책으로 키우는 ‘현장형 농업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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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에 위치한 한국농수산대학교(총장 이명주)는 국내 유일의 청년 농업인 양성 국립 특수대학이다.  [사진=한국농수산대학교 제공]

 

[전북/뉴스투데이=구윤철 기자]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에 위치한 한국농수산대학교(총장 이명주)는 국내 유일의 청년 농업인 양성 국립 특수대학이다.

 

전원 국비 장학금 지급, 졸업 후 창업과 귀농 정착을 지원하는 특화된 시스템 덕분에 매년 전국에서 1,000명이 넘는 청년들이 이 대학의 문을 두드린다.

 

그러나 이 대학의 진정한 경쟁력은 단순한 교육 혜택이나 경쟁률이 아니라 입학부터 졸업 이후까지 이어지는 치밀한 인재 육성 과정에 있다.

 

특히, 한농대는 농업을 단순한 직업이 아닌 삶의 지속성과 공동체 회복의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데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5학년도 입시에서는 총 440명 모집에 1,136명 지원, 평균 2.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공별로는 식량작물전공(5.92:1)과 원예환경시스템전공(5.25:1)이 두드러진 반면, 양돈전공(1.25:1)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심층면접 비중이 40%에 이르는 평가 방식은 단순한 성적이 아닌 전공 적합성과 영농 의지, 실천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구조다.

 

한농대의 입시 구조는 매년 전형별로 달라지지만 이는 단순한 제도 변화가 아니라 도시-농촌 인재 균형, 사회통합, 지역균형 배분이라는 정책철학을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도시 출신, 비영농 가정 출신 학생들도 일정 비율 이상 포함되도록 설계돼 있으며, 이는 농업의 세대 전환과 사회적 저변 확대를 위한 장치로 작동하고 있다.

 

졸업 이후의 진로는 전통적인 취업 개념과는 다르다. 한농대는 일반 대학이 취업률을 주요 지표로 삼는 것과 달리, 농수산업 현장 정착률을 핵심 성과로 보고 있다.

 

대학 자체 분석에 따르면 졸업생의 83.1%가 농업·수산업 현장에 실질적으로 안착했으며, 이는 자영농 창업, 농업 기업 진출, 농업 전문직 진출 등 자립 기반 형성을 포함한 수치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한때 농림어업 종사율이 26%까지 하락한 사례도 있었지만, 이후 현장 투입 속도가 회복되며 창업 컨설팅, 졸업생 네트워크, 정착 자금 연계 등의 체계적 사후 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졸업생들의 경로는 대체로 세 가지다.

 

첫째는 자영농 창업으로, 스마트팜 기반의 고부가 농장을 직접 운영하며 연 매출 10억 원 이상을 달성한 사례도 적지 않다.

 

둘째는 농업 관련 기업과 기관 취업으로, 종자회사, 유통업체, 식품 가공업체 등에서 핵심 인력으로 진출한다.

 

셋째는 농업직 공무원 및 공공기관 진출로, 농업기술센터, 농촌진흥청 등에서 정책과 기술 현장을 담당한다.

 

한농대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많은 학생들이 도시 출신이거나 영농 경험 없이 입학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졸업 시점에는 농장을 경영하거나 농업 컨설턴트 수준의 실무 능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해 있으며, 이는 단기성과보다 ‘과정 중심’의 교육 성과를 입증하는 대목이다.

 

한농대는 농업을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닌 미래 산업과 공동체 유지의 핵심 분야로 규정하고 있다. 

 

기후 위기, 식량 안보, 탄소중립과 같은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전략적인 분야로 농업이 주목받는 가운데, 이 학교는 청년 농업인 육성의 국가적 실험장이자 성장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농부 사관학교’라는 별칭은 상징적 표현이 아니다. 국비 장학이라는 혜택 이면에는 농업이라는 삶을 감당하겠다는 결심과 실천의 책임이 요구되며 이 학교는 바로 그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된 이들을 위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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