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KMIST에서 전시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모형 [사진=한화오션]
[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방위사업청(방사청)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선도함 설계와 건조 사업 추진 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추가 논의키로 했다.
방사청은 17일 오후 2시 사업기획관리 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과 관련해 △수의계약 △경쟁입찰 △양사 공동 설계 등 3가지 방안을 놓고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구체적 회의 내용은 비공개 결정됐다.
방사청 관계자는 "구체적인 안건 내용과 분과위 의사결정 결과는 방위사업법 제6조 청렴 서약제도에 따라서 방추위 최종의결 전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수의계약 필요 사유와 공동개발 방안 등을 더 검토해 깊이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KDDX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으로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것이 골자다. 오는 2030년까지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총 6척을 건조할 계획이며 사업비는 7조8000억원에 달한다.
당초 KDDX 사업은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이후 지난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두 업체의 법적 분쟁과 과열 경쟁으로 사업이 1년 이상 지연된 상태다.
그간 함정 건조 사업은 기본설계를 가져간 업체가 수의계약으로 건조를 맡는 것이 관행처럼 여겨져 왔다. 이번 KDDX는 한화오션이 개념설계를 진행했고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행했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를 담당한 자사가 관행대로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한화오션은 군사기밀 관련 사고를 일으킨 HD현대중공업의 전력을 감안해 수의계약이 아닌 경쟁입찰로 진행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왔다.
양사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일각에서는 선도함 1척을 제외한 후속함 5척을 1, 2순위 업체에게 각각 배분하는 공동개발 및 종합 발주 방식까지 거론됐다.
KDDX 사업자 선정이 미뤄지면서 양용모 해군참모총장은 지난달 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양사에 보낸 서신을 통해 "엄중한 현 안보환경 속에서 주요 함정의 전력화 시기 지연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며 KDDX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편 방사청은 다음달 2일 예정된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전 다시 사업분과위원회를 소집하고 사업 추진 방식을 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