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험난한 우리금융의 ‘종합금융’ 도약...금융사고에 M&A도 가시밭길

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3.18 08:26 ㅣ 수정 : 2025.03.18 08:26

부당대출 여파 경영평가 2→3등급 강등
비은행 ‘마지막 퍼즐’ 보험사 인수 제동
금융당국 조건부 승인 여부는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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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우리금융그룹]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우리금융그룹에서 잇달아 발생한 금융사고 여파가 보험사 인수합병(M&A) 작업까지 번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의 경영평가 등급을 강등하면서 보험 자회사 인수 여부도 안갯속에 빠지는 모양새다. 우리금융의 부실한 내부통제 개선과 자회사 관리 능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는 분위기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잠정 결론냈다. 이는 지난해 10월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착수 후 약 5개월 만에 도출된 결과다. 금감원은 이번 주 중 우리금융에 경영실태평가 등급 관련 내용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서 발생한 대규모 금융사고가 이번 경영실태평가 등급 하락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금감원 검사서 확인된 우리은행 부당대출 규모는 약 2300억원에 육박한다. 특히 이 중 약 730억원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과 우리은행 고위직 등이 연루됐다. 임종룡 현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한 2023년 3월 이후 취급된 부당대출도 451억원에 달한다. 

 

금감원의 금융지주 대상 경영실태평가는 크게 △리스크 관리(40%) △잠재적 충격(30%) △재무 상태(30%) 등 3개 주요 부문으로 분류된다. 지난 2022년 7월 우리은행 본점서 발생한 700억원대 횡령 사태에 이어 대규모 부당대출까지 드러나면서 리스크 관리 및 잠재적 충격 부문 평가를 깎아내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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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양생명] 

 

이번 경영실태평가 등급 강등으로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작업도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금융지주사 감독 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가 새 자회사를 편입할 때는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2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3등급으로 조정되면 보험사 인수도 불발될 수도 있는 셈이다. 

 

보험사 인수는 우리금융 비(非)은행 사업 강화를 위한 마지막 퍼즐이다. 지난해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으로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킨 데 이어 동양·ABL생명까지 품으면 ‘은행-카드-증권-보험’ 등 주요 금융 자회사를 거느린 ‘종합 금융지주’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KB·신한·하나·농협을 비롯한 5대 금융지주 중 보험 자회사가 없는 건 우리금융 뿐이다. 

 

우리금융이 인수하려고 하는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각각 3102억원, 1051억원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조8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는데 우리은행(3조394억원) 비중이 98.5%에 달한다.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품으면 단순 계산으로 약 4000억원 규모의 순이익 증대 뿐 아니라 은행-비은행 사업의 균형도 맞출 수 있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조건부 승인’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5월쯤 우리금융이 신청한 동양·ABL생명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기준에 미달해도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으로 요건이 충족되면 승인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다. 지난 2004년 우리금융이 경영실태평가 3등급인 상태서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자회사 편입 승인이 내려진 전례도 있다. 

 

이번 우리금융 경영실태평가 등급 강등 중심에 잇따른 금융사고가 자리하고 있는 걸 고려할 때 금융위의 초점도 내부통제 강화 계획 및 성과에 모아질 전망이다. 특히 은행·카드·증권에 이어 보험까지 품으려는 우리금융이 각종 잠재 리스크 속에서도 체급에 맞는 자회사 관리 능력을 갖췄는지가 핵심 평가 요인으로 지목된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아직 금감원이 경영실태평가 등급에 대한 통보를 하지 않은 상태”라며 “금융당국으로부터 조건부 승인이 내려진다면 제시된 조건을 충실히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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