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미국·인도에서 불황 헤쳐 나갈 돌파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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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국내 양대 철강사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들은 국내외 경기 침체와 중국발(發) 공급 과잉 여파로 철강 수요가 주춤해지면서 불황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어 철강 수출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도 녹록지 않은 사업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미국과 인도 등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수익성 확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 지난해 영업익 포스코홀딩스 38.4%, 현대제철 60.6% 감소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조1740억원으로 2023년(3조5310억원) 대비 38.4% 줄어들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72조6880억원으로 2023년과 비교해 5.8% 감소했다.
포스코홀딩스에서 철강 부문 실적을 책임지고 있는 포스코의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각각 3.6%, 29.3% 줄어든 37조5560억원, 1조473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제철 영업이익은 2023년 7983억원에서 지난해 3144억원으로 60.6%나 쪼그라들었다. 2023년 26조에 육박하던 매출액도 10.4% 감소해 지난해 23조2261억원에 그쳤다.
국내 철강업계는 지난 2023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불황의 늪에 빠져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철강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중국 내수도 부진해 철강업계에 커다란 충격을 줬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에서 생산한 철강재가 자국내에서 소비되지 못하자 가격을 내려 한국 등 해외로 밀려 들어오면서 국내 철강재는 가격 경쟁력을 잃고 수요 부진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공장 폐쇄, 감산을 위한 공장 운영 일시 중단 등을 통해 생산량을 조절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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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중국발 철강재 공습은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숙제다.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철강에 대한 관세가 부과되면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한국 철강업계는 직접적인 관세 부과로 대미 수출 수익성이 악화되는 가운데 미국으로 가지 못한 중국산 철강재가 싼 가격에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으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수익성은 더 나빠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기 행정부 당시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수입산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당시 미국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중이던 한국은 협상을 통해 무관세 조치를 받아 관세는 면하게 됐다. 하지만 대미 수출 물량을 연간 약 268만톤으로 제한하는 쿼터제를 적용받게 됐다.
만약 트럼프 2기 체제에서 철강 보편 관세가 추가로 부과되면 대미 수출 수익성 악화는 피하기 어렵다. 특히 가격이 높은 자동차용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타격이 예상된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올해 철강 업황이 지난해보다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원배 현대제철 봉형강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해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상저하고' 흐름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철강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선행 지표인 건설 수주와 착공 증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발 대형 프로젝트도 하반기 봉형강 수요를 지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봉형강은 특히 부동산 경기와 직결되는데 올해 '상저하고' 양상이 전망된다는 얘기다.
■ 인도·미국 등 글로벌 사업기회 확대로 실적 부진 돌파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실적 부진을 만회할 해법으로 인도와 미국 등 글로벌 사업기회 확대를 내놨다.
포스코홀딩스는 미국 등 북미, 인도 등 고성장·고수익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려 글로벌 사업기회를 확대해 철강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손잡고 인도 철강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인도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조강 생산국이자 철강 수입국이다. 이에 따라 향후 성장 전망도 밝다.
철강 분석 기관 월드스틸다이내믹스(WSD)에 따르면 인도의 철강 수요는 연 평균 7% 증가해 2030년에는 1억9000만 톤에 이를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JSW그룹과 인도에 일관제철소를 합작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에 따라 포스코그룹은 오디샤주(州) 지역을 우선 검토해 연 500만톤 규모 일관제철소를 건설한 후 추가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인도 사업을 위해 현지 제철소 부지 매입 등을 신중하게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 제철소 건설 검토, 유럽 영업실 신설 등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이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 등 몇몇 주 정부 측과 접촉해 인프라 등 투자 여건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현대제철은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제철소 건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다”며 “확실한 투자 의사 결정이 나오면 공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지난 7일 공시를 통해서도 미국 제철소 건설 추진과 관련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미국 제철소 추진 외에 유럽 영업실을 신설해 현지 판매 물량을 확보하고 현지 중심 통합 관리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럽 지역 글로벌 차강판 판매 강화를 노린다.
이와 함께 미국 조지아, 인도 푸네에 스틸 서비스센터(SSC)를 건설해 자동차강판 공급 해외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글로벌 성장 시장 투자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