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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 합산만 19조원...시중은행 호실적 중심엔 ‘이자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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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 기자
입력 : 2025.02.07 09:00 ㅣ 수정 : 2025.02.07 10:04

금리 하락에도 역대급 이자 이익 시현
대출 성장세에 연말 금리 인항 효과도
올해는 대출자산 크게 못 늘릴 가능성
비이자 확대 통한 이익 다변화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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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신관(왼쪽)과 신한은행 본점(오른쪽). [사진=각사]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국내 주요 금융그룹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은행권 이자 이익이 큰 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격적인 대출 확대와 금리 상승이 맞물린 결과로 사실상 ‘이자 장사’가 지속돼 왔다는 평가다. 은행들은 비(非)이자 부문 성장을 통한 이익 균형 확보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10조2239억원으로 전년(9조9701억원) 대비 3.6%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한 해 10조원대 이자 이익을 시현한 건 국민은행이 최초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이자 이익 역시 전년(8조4027억원) 대비 5.9% 늘어난 8조837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시중은행 상위 2개사 합산 이자 이익만 약 19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국민은행은 2023년 말 1.83%에서 지난해 말 1.78%로 0.05%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NIM도 1.62%에서 1.58%로 0.04%p 낮아졌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이뤄진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연말 시장금리가 하락한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상황에도 이자 이익이 늘어난 건 대출 자산 증대 효과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총 원화대출금은 전년동기 대비 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각각 6.2%, 6.6% 성장한 결과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 역시 가계대출은 7.6%, 기업대출은 12.5% 늘면서 총 원화대출금이 10.3% 확대됐다. 

 

은행권이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명분으로 신규 대출에 대한 금리 인상에 나선 점도 결과적으로 이자 이익 성장에 힘을 더했다는 평가다. 수신금리는 시장금리 하락분을 반영해 하향 조정한 반면 대출금리는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신한은행의 지난해 12월 가계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평균은 1.35%p로 6월(0.45%p) 대비 0.90%p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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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각사 / 그래픽=뉴스투데이

 

은행권이 금리 하락기에도 역대급 이자 이익을 기록한 만큼 ‘이자 장사’ 비판도 지속될 전망이다. 총 영업 이익에서 이자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국민은행은 95.4%, 신한은행은 94.4%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비이자 이익이 1조1129억원으로 전년(1조1683억원) 대비 4.7%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 기간 비이자 이익이 4317억원에서 5206억원으로 20.6% 늘었지만 이자 이익 대비 비중은 미미한 상황이다. 

 

올해도 은행권이 대출 자산 확대 기반의 이익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이 그동안 연간 단위로 이뤄졌던 가계대출 점검 주기를 월별·분기별로 좁힌 데다, 목표치를 초과한 은행에 대해선 페널티 부과까지 예고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기본적으로 은행의 연간 대출 성장률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범위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예상치는 3.6~4.0% 수준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자 이익에 의존한 영업 모델은 머지않아 한계에 처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은행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금융 환경이 대출 비즈니스에 우호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보이고 있다”며 “향후 대출 위주 수익 창출 전략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의 사업 모델 자체가 자금 중개이고, 마진을 통해 이익을 남기는 건데 요즘은 금리 변동성이 너무 커져 이 부분에 대한 안 좋은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며 “다양한 사업 분야를 가지고 있으니 업계에서 우위를 점하는 쪽이 비이자 이익 성장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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