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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밸류업'에 엇갈린 시장 반응…삼성생명에 달린 지배구조 변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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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입력 : 2025.02.04 08:29 ㅣ 수정 : 2025.02.04 08:29

삼성화재, 보험업계 최초 밸류업 계획 공시
2028년까지 자사주 비중 5% 미만으로 축소
생명 보유 지분 확대에 '자회사 편입' 가능성
증권가 "'구체성 미흡' 아쉬워…오버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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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화재]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삼성화재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이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자사주 소각을 통해 2028년까지 보유자사주 비중을 5%까지 낮추는 방안이 포함돼 삼성생명 자회사로 편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상장 보험사 중 최초이자 삼성그룹 계열사 중 최초로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삼성화재는 밸류업의 핵심 지표로 지급여력비율(K-ICS)과 자기자본이익률(ROE)를 선정했다. K-ICS 비율은 220% 수준으로 관리목표를 설정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연말 K-ICS 비율 예상치는 265%다. 삼성화재는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자본효율 제고를 추진한다. 지속가능한 ROE 목표는 11~13%로 설정해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삼성화재의 지난 연말 ROE 추정치는 13.1%다.

 

삼성화재는 주주환원 로드맵으로 △주주환원 확대 △본업 경쟁력 강화 △신성장 동력 확보 △사회적가치 제고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주주환원 환원 확대 방안으로는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을 50% 수준으로 확대하고, 보유자사주 소각을 통해 자사주 비중을 5% 미만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명확하고 일관된 목표하에 주주환원 정책의 지속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삼성화재의 2023년 주주환원율은 37.4%, 주당배당금(DPS)은 1만6000원이었다.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38.0~39.0%, DPS는 1만8500~1만9000원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는 주주환원율 확대와 이익 성장을 바탕으로 안정적 DPS 성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보유자사주 소각을 병행해 지난해 15.9% 수준인 자사주 비중을 2028년까지 5.0% 아래로 낮춘다. 4년간 자사주를 균등소각한다고 가정하면 매년 발행주식 총수의 2.5~3.0% 수준(보통주 136만주)을 소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각 규모와 시점 등 상세 실행 계획은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화재가 이 같은 내용의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자 증권가에서는 긍정적 반응과 함께 구체적 내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함께 나오고 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일 보고서를 통해 "시장 기대치보다 올해 DPS를 낮게 제시한 점과 이전보다 주주환원율 상향 속도를 소폭 늦췄다는 점은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면서도 "자사주 소각 발표는 지배구조 관점에서 본다면 단순한 주주환원 확대 이상의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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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SK증권 보고서 발췌]

 

삼성화재가 자사주를 5%까지 소각할 경우 모회사인 삼성생명 지분율이 기존 14.98%에서 16.93%로 상승하는데, 현행법상 금융사의 지분 15% 이상을 보유하면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 자회사로 편입해야 한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지분을 일정 부분 처분하거나,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두 가지 선택지를 갖게 된다.

 

안 연구원은 "삼성생명으로의 자회사 편입 여부가 걸려있어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금 부각될 것"이라며 "단편적인 밸류업 공시일지, 지배구조 개편이 동반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단기간 모멘텀으로 작용할 여지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초과 자본 활용 및 보유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주환원수익률 제고는 긍정적"이라며 "자사주 소각에 따른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율 변동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낸 보험사 최초의 밸류업 공시"라면서도 "4년간 균등 소각 가정이라고 한 점과 소각규모·시점 등 상세 실행 계획은 시장 상황 등에 따라 추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한 점은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과 관련해 사전 조율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밸류업 공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 인가 문제에 대해 "소각에서 삼성생명이 어떻게 나올지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 연구원은 "기다렸던 이벤트가 나와 기쁘지만, 기대보다 구체성이 약하다"면서 "은행이나 증권사 밸류업과 비교하면 밴드웨건 효과 기대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도 "만약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지 않을 경우 15% 초과 지분을 처분하며 오버행(대량의 대기물량)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삼성화재의 자사주 비중이 5%까지 축소된다고 가정하면 보통주 기준 약 1.93%에 해당하는 지분 처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설 연구원은 "삼성화재가 해당 내용에 있어 명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던 만큼 구체적인 자사주 소각 시점이나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자사주 소각 시점 및 최종적인 영향이 삼성화재가 아닌 삼성생명의 결정에 달려있는 점, 초과자본 활용 방안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부재한 점 등도 아쉽다"고 판단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이 같은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대해 특별히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자사주 소각에 따른 삼성생명 자회사로의 편입과 관련해서는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방향이 없다"면서 "2024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관련 내용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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