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삼성전자 지난해 반도체 매출 111조 힘입어 올해 하반기 HBM4 양산 일궈낸다

전소영 기자 입력 : 2025.02.01 07:00 ㅣ 수정 : 2025.02.01 22:27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매출액 30조1000억원·영업이익 2조9000억원
삼성전자 지난해 DS 영업이익, SK하이닉스보다 저조해 우려 커져
삼성, HBM 5세대 'HBM3E' 1분기에 납품...6세대 HBM4 하반기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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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 [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경기 악화에도 연간 매출액이 300조원을 넘는 기록을 세웠다.  연간 매출액이 300조원대를 기록한 것은 2022년(302조2314억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그러나 스마트폰 등 모바일, PC 등 레거시(범용) D램 수요가 약세를 보이고 HBM(고(高)대역폭메모리) 고전으로 핵심 사업부인 DS(반도체 부문)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특히 반도체 시장 2위인 SK하이닉스가 ‘제2 반도체 초호황기’라고 불릴 만큼 실적 호조를 거둬 삼성전자로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문제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전체 실적 개선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모바일, PC 수요 약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AI(인공지능)용 반도체 수출 통제 영향으로 반도체 부문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 부문이 지난해 4분기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매출 75조8000억원과 영업이익 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이는 2023년 4분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82%, 129.85%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19%, 29.30%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DS부문 매출 30조1000억원·영업이익 2조9000억원 △DX(스마트폰 사업) 부문 매출 40조5000억원·영업이익 2조3000억원 △하만 매출 3조9000원·영업이익 4000억원 △SDC(디스플레이) 매출 8조1000억원·영업이익 9000억원이다.

 

2024년 연간으로는 매출 300조9000억원과 영업이익 32조700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별로는 △DS부문 매출 111조1000억원·영업이익 15조1000억원 △DX부문 매출 174조9000억원·영업이익 12조4000억원 △하만 매출 14조3000원·영업이익 1조3000억원 △SDC 매출 29조2000억원·영업이익 3조7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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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024년 분기별 실적 자료 참고 [그래프 = 뉴스투데이]

 

DS부문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인 3분기 대비 8300억원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600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DS부문 실적에 가장 영향력이 큰 메모리 부문에서 모바일과 PC용 수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HBM과 서버용 고용량 DDR5(Double Data Rate 5) 판매가 늘어 D램 평균판매단가(Average Selling Price, ASP)가 상승해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연구개발(R&D)비용과 첨단 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Ramp-up·생산량 확대) 비용이 늘어 4분기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소폭 줄었다는 게 삼성전자측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램프업 비용을 반영하더라도 반도체 실적 부진이란 평가는 뒤집기 어려워 보인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업계는 영업이익 전망치를 당초 10조원대에서 7조원대 수준까지 낮췄는데 실제 발표한 내용은 여기에도 한참 못미친 수준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와의 간극이 큰 점도 이러한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SK하이닉스의 2024년 연간 실적은 매출 66조1930억원과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이다. 이 업체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19조7670억원과 영업이익 8조828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와 연간 실적을 따져보면 삼성전자 DS 부문이 매출에서 SK하이닉스를 크게 앞섰지만 영업이익에서는 부진했다.  삼성전자 DS의 연간 영업이익이 SK하이닉스보다 낮은 것은 반도체 불황이 정점에 치달은 2023년을 제외하고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HBM 경쟁력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주력 HBM 메모리로 평가되는 HBM 5세대인 HBM3E 12단 제품을 HBM 시장 최대 고객사인 미국 엔비디아에 납품을 시작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HBM3E와 관련해 "주요 고객사의 퀄 테스트(품질평가)에서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아직 8단 제품도 납품하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HBM3E 재설계를 요구받아 개선 제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통신 매체 블룸버그는 지난달 31일 삼성전자 2024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앞두고 삼성전자 HBM3E 8단 제품이 엔비디아 제품 퀄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보도했지만 삼성전자는 사실확인 불가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블룸버그 보도를 사실상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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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전자의 HBM3E 재설계는 올해 1분기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미국 정부에서 발표한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 영향과 함께 개선 제품 계획 발표 후 주요 고객사의 기존 수요가 개선 제품 쪽으로 옮겨져 HBM의 일시 수요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이후 고객 수요가 8단에서 12단으로 빠르게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며 “개선 제품을 고객 수요에 맞춰 램프업하면서 2025년 전체 HBM 공급량을 지난해와 비교해 2배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HBM 5세대인 HBM3E 개선 제품을 올해 1분기 말부터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고 6세대인 HBM4는 올해 하반기 양산할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도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HBM이 전체 반도체 시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 투자은행(IB) JP모건은 HBM 시장 규모가 2025년 380억달러(약 55조원), 2026년 580억달러(약 84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올해 반도체 시장은 HBM 등 첨단 제품과 범용 제품간 메모리시장 양극화가 이어져 이른바 '상저하고'가 예상된다"며 "AI 산업 성장에 따른 HBM 등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 HBM3E 납품이 기존 계획보다 지연돼 개선 제품 양산·공급이 시작되더라도 단기간에 시장 주도권 흐름을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HBM4와 이후 커스텀 HBM 등 차세대 HBM에서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줄여 반등의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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