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부진에 가격 하락까지'...복합위기 맞은 ‘K철강’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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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국내 건설 경기 침체 여파로 철근 수요가 급감하면서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감산'이라는 고육지책을 내놨다. 공장 가동을 멈추고 제품 생산을 중단해 재고량 조절과 철근 가격 방어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달 말까지 인천·포항 철근 공장 가동을 멈춘다. 이에 따라 인천 2철근 공장은 지난 13일부터 이미 생산을 중단했고 포항 철근 공장도 22~31일까지 조업을 멈춘다.
철강을 생산하는 인천 소형공장은 지난 9일부터 생산 라인이 멈춰 오는 27일까지 쉬어갈 계획이다. 설 연휴를 감안하면 이들 공장의 생산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시점은 다음달 3일쯤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이번 생산 중단으로 현대제철은 약 7만톤 규모의 철근을 감산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 역시 24일부터 31일까지 총 8일간 철근 생산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단순 생산 중단뿐만 아니라 이 기간동안 유통 및 실수요 거래처에 대한 출하도 중단한다.
앞서 동국제강은 지난해 6월부터 철근 공장을 밤에만 운영하는 '야간 생산체제'로 바꿨다. 철근 생산비의 10% 가량인 전기료를 줄이기 위해 상업용 전기료가 싼 야간에만 전기로를 가동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장 가동률은 평년의 65% 수준으로 낮아졌고 자연스레 감산 조치가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동국제강은 올해 공장 가동률을 50%까지 축소해 추가 감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처럼 철강업체들이 철근 제조를 중단하는 것은 극심한 수요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철근은 수출 물량이 거의 없고 생산량의 50~60%가 건설 현장으로 보내진다. 하지만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철근 수요도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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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철근 판매량은 702만5000톤으로 2023년 같은 기간(848만8000톤)과 비교해 17.2% 줄었다.
철근 생산량은 2022년 999만9000톤에서 2023년 948만9000톤, 지난해 11월까지 724만6000천톤으로 해마다 감소세다. 특히 지난해는 12월 생산량을 합쳐도 연간 생산규모가 800만톤 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수요 감소에 감산이 이어지고 있지만 철근 재고는 △2022년 말 42만6000톤에서 △2023년 말 54만2000톤 △2024년 11월 기준 59만1000톤으로 계속 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생산이 이뤄지다 보니 철근 가격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철근(SD400·10mm) 톤당 시세는 1월 셋째주 71만원으로 1년 전(80만원)과 비교하면 11.2% 낮아졌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업계가 전반적으로 감산을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 가격이 올라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가격이 정상화될 때까지 감산 기조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헀다.
현재 철근 가격 수준은 사실상 원가 이하 수준으로 철강사가 수지타산에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업계는 최저 마감 가격을 도입해 톤당 70만원으로 하한선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판매 가격 하한선을 정해 그 이하로 유통사에 판매하지 않아 철근 가격을 방어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또한 다음달부터 철근 톤당 가격을 5만원 인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유통사에 넘기는 철근 가격이 하락해 유통사들이 미리 철근을 구매해 쌓아놓지 못하도록 출하 및 판매를 중단하는 강수도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제강사에게 직접 철근을 매입해 영세 건설사에 판매하는 유통업체들이 있고 그들이 거래하는 가격을 유통 가격이라고 한다”며 “현재 유통 가격이 굉장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앞서 철근 유통 가격이 톤당 60만원대로 내려가자 제강사들은 유통사향 철근 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철근 유통가는 최근 다시 70만원대로 소폭 상승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현재 철근은 수요 부진과 시장 가격 하락을 동시에 겪고 있다”며 “단기간 수요 회복을 일궈내기 어려워 공장 비가동을 통한 감산 등으로 수급 조절을 하고 있고 떨어진 시장 가격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