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진 예대금리차, 늘어난 수익...인터넷은행도 ‘이자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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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대금리차(예대마진) 상승폭이 시중은행의 2배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 정책 영향에 대출금리는 계속 상승한 반면 정기예금 등 수신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간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초 당장 큰 폭의 대출금리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인 만큼 인터넷전문은행도 ‘이자 장사’ 비판에 휩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23일 은행연합회에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 평균은 1.97%포인트(p)로 같은해 1월(1.39%p)보다 0.58%p 확대됐다. 이 기간 가계 예대금리차 추이를 은행별로 보면 △케이뱅크 0.58%p→1.40%p △카카오뱅크 0.67%p→2.04%p △토스뱅크 2.91%p→2.48%p로 집계됐다.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대금리차 상승세는 더 두드러진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 평균은 지난해 1월 0.82%p에서 11월 1.15%p로 0.32%p 올랐다.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시중은행보다 0.94%p 높고, 연초 대비 상승폭은 거의 2배에 가깝다.
케이·카카오·토스뱅크가 취급한 가계대출 금리 평균은 지난해 1월 4.80%에서 6월 4.78%로 소폭 하락한 뒤 11월 5.14%까지 치솟았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1월 4.24%에서 11월 5.19%로 0.95%p 급등했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는 6.55%에서 5.53%로 1.02%p 하락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가계대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 고객층은 중·저신용자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대출금리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다. 대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의 상품에 대해서는 시중은행 대비 낮은 금리를 제시하며 공격적 영업에 나섰다. 실제 지난해 1월 케이·카카오뱅크가 취급한 분할상환식 주담대 평균금리는 3,70%로 5대 시중은행(4.10%)보다 0.40%p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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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정책이 변수로 작용했다. 주담대 중심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해지면서 은행권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주담대 확대를 이어오던 인터넷전문은행도 사정권에 들어왔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낮춰놓은 가계대출 금리를 사실상 원복해 놓은 상태다.
문제는 대출금리 반등에도 정기예금 등 수신금리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이 지난해 10월과 11월 잇따라 이뤄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발 빠르게 반영한 결과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지난해 1월 취급한 저축성 수신금리 평균은 3.56%였는데 11월에는 3.11%까지 떨어졌다.
예대금리차는 은행 수익성과도 직결된 지표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졌다는 건 은행이 고객 예치금 등 조달한 자금에 대해 내주는 이자보다 대출을 통해 걷어 들이는 이자가 더 많아진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예대금리차를 늘리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들 역시 ‘이자 장사’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이자수익은 3조6227억원으로 전년동기(2조9703억원) 대비 22.0%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토스뱅크가 8368억원에서 1조399억원으로 24.3%, 카카오뱅크가 1조4952억원에서 1조8234억원으로 21.9%, 케이뱅크가 6382억원에서 7594억원으로 19.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전문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책 기조나 기준금리를 봤을 때 1분기 중에 대출금리가 크게 인하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일단 금융 환경에 흔들리지 않게 은행이 튼튼해져야 하는데, 수익성을 올리는 건 필수적이다. 출범 취지에 맞게 고객에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해 나가며 함께 성장하고 취약차주에 대한 금융 지원도 강화해 나가려는 행보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