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출범] 원전 확대 정책 본격화...K-건설, SMR로 글로벌 시장 노린다

김성현 기자 입력 : 2025.01.22 07:00 ㅣ 수정 : 2025.01.22 07:00

미 에너지부 수장, 에너지 비용 감축 SMR 언급
한수원, 16일 웨스팅하우스와 지재권 분쟁 해소
삼성·현대·DL이앤씨, 꾸준히 SMR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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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공식으로 취임했다. 취임 전부터 지속적으로 원전 확대의 뜻을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SMR(소형모듈원자로)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그간 기술 개발 및 해외 파트너십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해온 국내 건설사들은 SMR 시장에서 주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부 수장으로 지명한 크리스 라이트는 15일 진행된 미국 상원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상업용 원자력과 액화천연가스(LNG)를 포함한 에너지 생산을 확대하겠다”며 “저렴하고 안정적이고 안전한 미국산 에너지 공급을 확대해 미국인의 에너지 비용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더 작고, 시설에서 제조할 수 있는 신세대 원자로를 가지고 있다"며 대형 원전의 단점을 극복한 SMR을 대안으로 언급했다. 

 

SMR은 모듈식 설계를 통해 기존 대비 작은 용량으로 제작하는 원자로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사고에서 볼 수 있듯이 사고가 곧 재해급으로 이어지는 대형 원전과 달리 SMR은 안전성과 경제성, 친환경성까지 모두 갖춘 원전의 미래로 불린다.

 

트럼프 정부의 이러한 기조는 국내 산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지식재산권 분쟁이 종결된 것 또한 이에 힘을 싣는다. 16일 한수원과 한국전력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지식재산권 분쟁을 종결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로 한수원은 글로벌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과학기술정보협의회는 지난해 4월 발표한 '소형모듈원전(Small Modular Reactor)시장에서의 가치창출 전략' 리포트를 통해 "글로벌 SMR 시장 규모는 2022년에 약 57억 달러이며, 연평균 2.3% 성장해 2030년에는 약 6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SMR을 포함한 차세대 원자로 연구개발에 대한 전략적 투자 확대와 더불어 민간 부문의 확대와 실증이 강조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국내 건설업계도 'K-원전' 호재로 인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상위 10대 건설사들의 지난해 3분기 매출에서 주택·건축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1.29%에 달했다. 상반기에는 67%의 비중을 나타내며 매출의 3분의 2 이상을 주택사업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SMR은 건설사의 사업다각화 활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SMR 시장에서 글로벌 NO.1 업체인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7000만달러를 투자하고 인력교류와 기술 협력, 동유럽과 아시아 등 글로벌시장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여기에 루마니아 SMR 건설 사업을 위해 글로벌 6개 리딩업체와 협약을 맺고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루마니아 현지에서 미국의 플로어-뉴스케일-사전트 앤 룬디 등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3개사와 루마니아 SMR사업의 기본설계(FEED∙Front-End Engineering Design) 공동 진행에도 나선다.

 

현대건설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전략적 협약을 통해 미국형 대형 원전 사업의 글로벌 진출 기회를 마련했으며,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SMR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차세대 원전 사업 분야에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홀텍 인터내셔널의 영국 법인 홀텍 브리튼과는 영국 원자력청이 주관하는 SMR 기술 경쟁 입찰 프로그램에 최종입찰대상자로 선정 되기도 했으며 올해 초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원천기술을 보유한 홀텍과 설계와 시공을 비롯한 모든 작업을 현대건설이 책임지는 것"이라며 "자동차로 비유하면 홀텍은 엔진을 제작하고 현대건설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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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홀텍사와 함께 개발 중인 SMR-160모델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DL이앤씨는 지난 2022년 SMR 사업 진출을 선언한 뒤  플랜트사업본부의 원자력 영업조직을 원자력·SMR사업팀으로 재편했다. 지난해 DL이앤씨가 투자한 엑스에너지는 아마존과 5억 달러(6822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DL이앤씨의 SMR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엑스에너지는 냉각재에 물이 아닌 다른 물질을 활용하는 비경수로형 4세대 SMR 분야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다.

 

국내 원전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트럼프 정부가 자국 우선주의 노선을 펼칠 것은 분명하지만 자국에서 모든 프로젝트를 감당할 수 없는 만큼 미 정부의 원전에 대한 친화적인 스탠스는 우리에게도 좋은 소식"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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