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RO Diving의 천국, 아닐라오(12) Ligpo island ④ 다양한 해양 생물들

[필리핀(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이제까지 리그포 아일랜드는 주변 경관의 아름다움에 심취해서 작은 녀석들은 자세히 안보고 지나칠 때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작은 녀석들에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덩치가 큰 녀석들도 눈에 더 자주 보이는 것 같았다.
산호 사이를 자세히 살펴보면서 가는데 주위와 어울려서 잘 위장된 물고기가 보였다. Scorpion fish이다. 이 녀석은 Frog fish와 가끔 혼동될 때도 있다. 나중에 어류도감에서 자세히 비교를 해보니 흉측한 외모는 서로 유사하지만, Scorpion fish는 앞 지느러미가 상당히 크게 발달해 있고(지느러미 끝 촉수에는 독이 있다), Frog fish는 앞 지느러미가 마치 육상 동물의 앞발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Scorpion fish는 전체적인 모양새가 위협적이고 날카로운 인상을 주는데 반해서 Frog fish는 다소 둥글둥글한 모양새다. Scorpion fish는 열대 및 온대 바다에 널리 분포되어 있고, 지느러미에 독성이 있어 지느러미에 찔리게 되면 강한 통증이나 마비가 올 수 있다고 하니 절대 건드리거나 만지지 말아야 한다.
다시 산호 사이를 다니면서 관찰하는데, 이전에 보았던 것 같은 누디가 보인다(아래 왼쪽 사진). 그런데 다이빙 이후에 사진을 자세히 보니 모양은 비슷하지만 전에 보았던 녀석과 색상이 차이가 난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이 녀석은 Nembrotha Chamberlaini(위 오른쪽 사진)와 유사하게 생겼는데 색상이 차이가 난다. 친척인가? 누디는 그 종류가 3,000종이 넘는다고 하는데, 일일이 그 이름을 찾기도 어렵다.
잠시 후에 그 부근에서 역시 전에 보았던 것 같은 누디가 보인다. 그러나 이 녀석 역시 다른 녀석이다. 이름은 Goniobranchus Leopardus(아래 왼쪽 사진). 이전에 보았던 Goniobranchus Hintuanensis와 같은 듯 한데 그러나 자세히 보면 색상이나 모양이 차이가 난다.


산호 사이를 지나면서 앞으로 나가는데 산호 사이에서 뭔가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이 곁눈으로 보인다. 멈춰 서서 자세히 보니 처음에는 긴 수염만 보이다가 이내 몸이 산호 밖으로 나온다. 갯가재다. 오전 첫 번째 다이빙 때는 모래밭에 몸을 숨기고 있던 녀석을 보았는데 이번에는 산호 사이에서 살아가고 있는 녀석이다. 같은 녀석은 아니겠지.


갯가재가 먹이 사냥할 때의 빠른 속도와 펀치력에 대해서는 지난 편에서 설명을 했으므로 생략하겠다. 갯가재에게 얻어맞는 것을 피하려고 필자는 갯가재를 뒤에서 따라가며 촬영을 하였다. 언젠가 이런 식으로 갯가재를 촬영하는데 갑자기 이 녀석이 도망가기 시작했다. 도망가는 속도 또한 엄청 빨랐는데, 전투기로 치면 After burner를 켜고 신속하게 기동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갯가재가 멀리 사라지자 부근의 산호 사이에서 갑자기 곰치가 머리를 내밀었다. 덩치가 제법 커 보이는 녀석이다. 그래서 그런지 산호를 드나드는 동작이 매우 완만하다.
이날 오전, 리그포 아일랜드에서의 2회 다이빙에서는 덩치가 작은 녀석부터 큰 녀석까지 정말 다양한 녀석들을 볼 수 있었던, 흔치 않은 매우 훌륭한 다이빙이었다. 공기통의 공기 잔량이 50바 이하로 내려감에 따라 우리는 여유있게 감압정지를 하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