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 이주환의 ESG공시 금융] FMC, 기업 주도의 탄소저감과 지속가능한 협력모델

황수분 기자 입력 : 2025.01.06 07:46 ㅣ 수정 : 2025.01.06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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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굿잡코리아 포럼]에서 주제 발표하고 있는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모습.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 이번 칼럼에서는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 선도그룹연합(FMC: First Movers Coalition)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FMC는 알루미늄과 항공, 시멘트, 물류 등 전세계 탄소배출량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탄소 배출량은 많지만 저감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7개 산업에서 탄소를 저감하고자 조직된 연합체다. 

 

2015년 COP21에서 파리협정이 채택되기 이전에는 중공업(철강·시멘트·화학·알루미늄) 및 중량 운송(항공·해운·트럭) 분야의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들은 일반적으로 탈탄소화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것으로 여겼다.

 

파리협정이 채택된 후에는 2050년까지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하기 위해 이러한 산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감축할 상용화된 기술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이러한 기후변화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과 미 국무부는 2021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 26에서 FMC를 공동으로 출범시켰다.

 

FMC 출범 당시 항공과 물류, 철강, 화물 운송 등 4개 부문의 탄소저감과 청정기술 도입을 시작으로 2022년 5월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알루미늄 산업에 대한 탄소 저감을 추가했으며, COP27에서 화학과 시멘트 산업을 추가했다.

 

WEF와 COP27에서 FMC는 참여기업들의 구매력을 이용해 혁신적으로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기술에 대한 구매계약을 공식화했다. 또한 해당 계약에 대한 수요를 한데 모으고 새로 창출하는 것이 자신들의 핵심 목표임을 확인했다.

 

FMC는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회원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탄소저감 기술을 도입하도록 다양한 방식의 노력을 기울여 관련 신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드는 것 또한 자신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FMC는 산업별 고유한 특성을 인정하고 산업 간 상호 보완성을 강조하며, 회원사들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있다. 그래서 회원사와 파트너 조직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산업별 작업 계획이 다르게 구성된다.

 

FMC는 회원사들의 저탄소 및 탈탄소 관련 요구를 실제 수익과 연결되는 비즈니스 모델로 구현하도록 다양한 지원활동을 전개한다. 활동의 우선순위는 선도그룹연합회원들이 직접 설정한다. 선도그룹연합은 회원사들이 활동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있어 다음과 같은 주제들을 고려하도록 제안한다.

 

첫째는 기술 가용성이다. 저탄소 및 탈탄소 기술이 2030년까지 충분히 공급되려면 기술개발 뿐만 아니라 기술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궁극적으로는 상용화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활동에는 저탄소 및 탈탄소 기술의 수요자가 될 선도그룹연합회원사들을 기술 공급업체와 연결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또 기술 공급업체가 당면할 다양한 문제를 극복하고, 그들의 기술을 확장해 나갈 방법을 도출하기 위해 공급업체 워크숍 등을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두번째로는 실행 가능성이다. 선도그룹연합회원사들이 추구하는 바를 성공적으로 실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방법, 도구들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기술을 활용해 탈탄소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모범사례를 공유할 세미나를 주최하고, 비즈니스 계약을 위한 템플릿을 제작할 필요가 있다. 회원의 구매와 투자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의 참여를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 

 

세번째는 성과 추적 인프라 구축이다. 선도그룹연합에 포함된 각각의 산업은 선도그룹연합이 제시하는 비전과 목표의 진행상황을 지속적이고 투명하게 추적하고자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선도그룹연합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기존의 성과 추적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산업에서는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도록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이런 인프라가 존재하지 않는 산업군 또는 기존 인프라가 적합하지 않은 산업군이 있다면, 회원사와 논의해 새로운 인프라를 개발한다.

 

FMC 활동을 보면서 미국 정부가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구조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고 보고 있다.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면서도 탈탄소화를 추진하는 전략은 매우 합리적인 접근법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나라에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FMC의 모델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의 좋은 선례로, 한국의 기후정책 수립 및 한국 기업의 고유 특성을 고려한 지속가능경영 전략 수립에 중요한 참고사례가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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