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RO Diving의 천국, 아닐라오(11) Ligpo island ③ 다양한 해양 생물들

[필리핀(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이번에는 다소 덩치가 큰 녀석들로 시선을 옮겨보자. 약간 수심이 깊은 곳으로 가자 주변이 어두워졌고 이때 외형이 특이한 물고기를 만났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에서 나오는 용(龍)같이 생긴 녀석인데, 나중에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그 이름이 생각한 것과 유사하다.
이 녀석은 용고기과 또는 바다나방과(Pegasidae)로서 실고기목에 속하는 조기어류과의 하나이다(설명이 조금 복잡하다). 학명은 그리스신화의 페가수스(Pegasus)에서 유래했다고 하며, 용고기는 날개처럼 생긴 큰 가슴지느러미와 긴 주둥이, 그리고 갑옷을 연상시키는 몸체 등 특이한 겉모습을 가지고 있다.
용고기(Sea moth 또는 Sea dragonfish)를 지나자 근처에 엄청나게 큰 해삼이 있었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보던 녀석에 비해서 덩치가 너무 크다보니 징그럽다는 생각까지 든다. 길이가 대략 30cm 이상이 될 것 같다.
해삼을 지나치자 모래밭에 무엇인가가 몸을 숨기고 있는 것이 보인다. 갯가재(Mantis Shirimp) 같다. 갯가재는 강력한 힘을 가진 앞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으로 무척추동물이나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다고 한다. 갯가재는 보통 10cm 정도까지 자라는데, 몇몇은 30~40cm까지 자란다고 한다.
유튜브에서 갯가재에 관한 동영상을 보면 앞다리의 움직임이 엄청나게 빠른 것을 알 수 있다. 갯가재의 집게발은 근거리 싸움에 매우 특화되어 있고, 갯가재는 집게발의 형태로 크게 두 가지 종류로 구분되는데 하나는 ‘스피어형 집게발’로 사냥감을 꿰뚫어 사냥하는 갯가재와, 다른 하나는 단단한 ‘펀치형 집게발’로 사냥감을 가격하여 사냥하는 갯가재로 구분된다고 한다.
펀치형 갯가재의 경우 두 집게발을 102,000㎨의 가속도와 23㎧의 속도로 목표물을 가격하는데, 매우 빠른 속도로 가격하기 때문에 이들은 가격하는 면과 집게발 사이에 기포를 발생시키며, 이 기포들은 엄청나게 큰 순간적인 힘을 가하게 된다고 한다. 이로 인해 공격을 받는 쪽은 치명상을 입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녀석을 촬영할 때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줌렌즈로 당겨서 촬영한다.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하다가 갯가재에게 집게발 펀치 공격을 받으면 카메라가 손상되던가 아니면 “갯가재에게 얻어맞은 다이버”가 될까봐.


갯가재를 뒤로 하고 전진하자 이번에는 산호 주변에 작은 누디가 보인다. 인접한 지역에 두 종류의 누디가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처음 보는 녀석들이다. 한 녀석은 필리디아 오셀라타(Phyllidia Ocellata)라는 녀석이고, 다른 한 녀석은 필리디아 코엘레스티스(Phyllidia Coelestis). 두 녀석은 외형은 비슷해 보이지만 색상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필리디아 오셀라타는 등쪽이 주황색-갈색이며 흰색 또는 회색의 돌기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필리디아 코엘레스티스(어떤 자료에는 Sky Blue Phyllidia 라고도 기록되어 있는데, 아마도 몸통의 전체적인 색상이 푸른색이기 때문인 것 같다)는 등쪽이 회청색이며 노란색 돌기가 있고, 세 개의 검은색 세로 선이 몸통 위에 있다. 이 녀석은 산호초의 외부 경사면, 암초 꼭대기 등에 살고 있고 수심 30m 정도까지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전 세계 바다에 살고 있는 누디는 그 종류가 3,000여 종이라고 하는데, 언제 그 많은 종류를 다 볼 수 있을지...
한편, 지난주에 윤 교수에게서 연락이 왔다. 내년 2월 초에 시밀란 리브어보드 프로그램이 있는데 참여하지 않겠느냐고. 물론 가야지요. 다이빙을 갈 때마다 늘 시야가 좋았다는 윤 교수. ‘시야 요정’인 윤 교수와 같이 가면 환상적인 시밀란의 수중 시정 속에서 훌륭한 다이빙을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연락받고 며칠 내로 푸켓의 다이빙 업체와 예약을 마치고 푸켓까지 가는 항공권도 예매했다. 이제 한 달 정도 후면 다시 시밀란으로 향한다. 마음은 벌써 시밀란의 바다로 가 있다. 이번에는 지난번에 하지 못한 “바다 위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위스키 한잔”을 하리라. <다음에 계속>

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