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 자율주행 사업에 푹 빠진 이유 알고보니

전소영 기자 입력 : 2024.12.24 05:00 ㅣ 수정 : 2024.12.24 09:21

자율주행사업 통해 첨단 미래도시 실현에 앞장서
전기차 충전·자율주행셔틀 강화해 미래 모빌리티 '강자' 야심
물류 자율화·특수목적 자율화·로봇 등으로 사업 영토 넓힐 방침
2025년 경주 APEC에 자율주행자동차 서비스 선보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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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이사 [사진 = 뉴스투데이 편집/롯데이노베이트]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대표 김경엽)가 자율주행 사업이 뛰어들어 첨단 미래 도시 실현에 앞장선다. 

 

지난 5월 2조원 규모 미국 전기자동차 충전시장에 도전장을 낸 롯데이노베이트가 최근 자율주행셔틀 인프라 구축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를 통해 롯데이노베이트는 향후 시장 규모가 커질 전기차 충전과 자율주행셔틀 사업에서 강자로 부상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국토부)는 지난 2022년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시대 도래에 따른 선제적 대응 전략을 담은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또 2025년까지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완전자율주행(레벨4) 버스·택시를, 2027년까지 레벨4 승용차를 출시하겠다는 야심찬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전국 각 지역에 다양한 실증사업을 도입해 안전한 자율주행 환경 구축에 힘쓰고 있는데 그 중심에 롯데이노베이트가 자리잡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IT(정보기술) 서비스 계열사로 그동안 ‘롯데그룹의 전산실’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러나 AI(인공지능)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내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주문에 따라 다양한 신사업을 펼치며 기업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이 업체가 추진한 신사업 가운데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 전기차 충전이 주목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롯데이노베이트는 그동안 조명을 덜 받은 자율주행셔틀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미래 모빌리티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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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이노베이트 자율주행셔틀 [사진 = 롯데이노베이트]

 

이와 관련해 롯데이노베이트는 2021년 국토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최대 시속 25km로 주행할 수 있는 'B형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취득해 사업을 본격화했다.

 

자율주행차는 △기존 자동차 형태 자율주행차(A형) △운전석이 없는 자율주행차(B형)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 무인 자율주행차(C형) 등 3종류로 나뉜다.

 

이 가운데 롯데이노베이트는 운전석을 두지 않고 라이다(LiDAR·레이저 빔을 발사해 대상 물체로부터 반사하는 신호를 받아 물체까지 거리를 측정하는 기술), 비전시스템(기계나 컴퓨터가 영상을 처리하고 분석해 특정 작업을 할 수 있는 기술) 등 센서를 통해 장애물을 파악하는 B형 차량을 운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일반도로에서 운행하는 자율주행셔틀은 롯데이노베이트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자율주행 시장은 실증 및 시범 서비스 단계에 있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은 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끄는 공공사업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은 △충남 세종 △전남 순천 △강원도 강릉 △충남 내포 △경남 부산 등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실증 사업이 이뤄지며 역량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종시 규제자유특구 주거단지 연계 자율주행 △한국교통대학교 자율주행셔틀 서비스 △우정사업본부 5G(5세대 이동통신) 기반 이동형 우편물류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초창기 실증 운행 사례다. 

 

올해는 서울 주거단지 및 대학교가 밀집한 생활도로에서 노선형 자율주행 기술 실증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를 보여주듯 서울시는 중앙대학교, 숭실대학교 등 동작구 일대 주민들이 타고 다니는 자율주행 마을버스 차량 및 자율주행 시스템 도입 협약을 맺었다. 특히 최근 서울에서 불거지고 있는 마을버스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대중교통 배차간격 증가, 노선 폐지에 따른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이노베이트의 자율주행셔틀은 지자체 중심의 실증 및 시범서비스 단계에 머물러 현재로서는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롯데이노베이트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현재까지 정부나 지자체 주도의 공공사업으로 추진되고 기업 입장에서 매출도 큰 편은 아니다"라며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재무 성과에 집중하기보다는 국내 자율주행 산업 발전 기여와 향후 상용화를 대비한 단계적 성과를 얻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동안 다양한 지자체 도심의 공공도로에서 퍼스트/라스트 마일 또는 관광형·체험형 자율주행셔틀 서비스 경험을 쌓았다"며 "앞으로 법, 제도와 시장발전에 따라 현재 자율주행셔틀뿐만 아니라 물류 자율차, 특수목적 자율차, 로봇 등으로 서비스 분야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퍼스트마일은 항공이나 항만 등 첫째 터미널에서 다음 창고까지 가는 단계를 말한다. 이에 비해 라스트마일은 소비자가 택배업체 등 이커머스 업체, 배달 업체로부터 물건을 직접 받는 사업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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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nomous Vehicles, Navigant Research, Frost&Sullivan, KISTI(2016) 발췌 [그래픽 = 뉴스투데이]

 

자율주행차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가장 주목하는 영역이다.

 

코트라 산하 국가투자유치기관 '인베스트코리아'가 발간한 ‘한국 미래차 산업’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자율주행차 시장은 2020년 1509억원에서 연평균 약 40.0%씩 가파르게 성장해 2035년 26조2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해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위한 법, 제도, 기술 성숙도 등이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이노베이트 관계자는 “셔틀을 포함한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서비스가 상용화되려면 센서 및 제어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의 높은 원가부터 낮아져야 한다”며 “전 세계 자동차, 전장, ICT(정보통신기술), 스타트업 등 산업 내 많은 기업이 원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어 이 문제는 수년 내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상용화를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관건은 시험운전자나 안전관리자가 탑승하지 않는 ‘무인 자율주행’ 시대의 개막”이라며 “국토부는 내년 상반기 중 무인 자율주행의 세부요건, 시험방법 등을 포함한 ‘자율주행 레벨4 성능인증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무인 자율주행을 위한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관련 업계가 당장 자율주행 상용화를 실현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러한 제도적 뒷받침을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상용화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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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셔틀과 함께 도래할 미래 스마트시티 [사진 = 롯데이노베이트 홈페이지 ]

 

이를 위해 롯데이노베이트는 올해 10월 국내 최초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셔틀(B형)에 대해 시속 40km 운행 허가를 따냈다. 이는 기존보다 60% 향상된 속도다.

 

B형 셔틀은 이달 10일부터 4개월간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관광단지에서 관광형 자율주행셔틀로 운행된다. 이 셔틀은 경주화백컨벤션센터, 경주힐튼호텔, 경주월드, 라한셀렉트 등 주요 관광지와 호텔, 리조트를 연결하는 약 9km 구간을 운행할 예정이다.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는 “경주가 자율주행을 포함한 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미래 지향적인 교통 서비스 모델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B형 셔틀 임시운행을 통해 기술력을 얻어 2025년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때 관광객들에게 혁신적이고 편리한 교통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롯데이노베이트는 자율주행 서비스, 인프라, 데이터 등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셔틀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시장에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공급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율주행 서비스는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를 늘려 '협력형 지능형 교통체계(C-ITS) 인프라와 서비스 솔루션 공급을 늘릴 것"이라며 "전기차 충전 자회사 EVSIS의 인프라도 자율주행 사업의 발전과 통합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이노베이트와 EVSIS는 지난 5월 16일 2조원대 북미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 진출한다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두 업체는 오는 2030년 20조원대로 늘어나는 미국 전기차 충전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20%를 목표로 미국 현지 법인 설립과 충전기 조립공장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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