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검색
https://m.news2day.co.kr/article/20241217500043
최환종의 스쿠버 다이빙 시즌 4

MACRO Diving의 천국, 아닐라오(10) Ligpo island② 말미잘 게와 말미잘 새우

글자확대 글자축소
최환종 전문기자
입력 : 2024.12.17 09:55 ㅣ 수정 : 2024.12.17 09:55

1~3cm 크기의 말미잘 게, 말미잘 촉수 사이에 살면서 생태적 공생관계 형성해
유령 새우, 말미잘 촉수의 독소로부터 보호받으면서 청소부 역할을 수행해
‘Nembrotha Chamberlaini’, 작은 펭귄이 기어가는듯한 강렬한 색상의 누디

image
말미잘 속에 사는 말미잘 게. 두 마리가 같이 살고 있는데 다른 한 녀석은 어두운 쪽에 있어서 집게발만 촬영되었다.  / 사진=최환종

 

[필리핀(아닐라오)/뉴스투데이=최환종 전문기자] 각종 산호를 보면서 전진하는데 넓적하고 두툼한 카페트 모양의 말미잘이 보인다. 주위에는 니모 몇 마리가 있었는데, 혹시나 하고 말미잘 사이를 자세히 보고 있으니 역시 뭔가가 움직이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말미잘 게’다.

 

‘말미잘 게’는 언젠가 여기 스쿠바 다이빙 이야기에 사진을 게재한 적도 있는데, 볼 때마다 이렇게 손톱만큼 작은 게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귀엽고 신기하다. 말미잘 속에 사는 이 작은 게는 말미잘과의 공생 관계이고, 이 녀석은 ‘말미잘 게’ 또는 ‘도자기 게(Porcelain Crab)’로 불리기도 하며 다양한 종이 존재한다고 한다. 이들은 말미잘과 독특한 생태적 상호작용을 통해 생존하며 먹이를 얻는다.

 

크기는 매우 작은데 일반적으로 1~3cm 정도이고, 몸이 납작하고 부드러운 껍질을 가지고 있어 말미잘 촉수 사이에 쉽게 숨을 수 있다. 종(種)에 따라 색상은 흰색, 갈색, 오렌지색, 또는 반점 무늬가 있다고 한다. 이날 관찰한 녀석은 흰색 바탕에 작은 갈색 점이 무수히 많이 있는 게였다. 

 

image
이 사진은 23년 11월에 아닐라오에서 촬영한 ‘말미잘 게’이다. 니모보다 덩치가 작음을 알 수 있다.  / 사진=최환종

 

말미잘 게에 대하여 자료를 조금 더 찾아보았다. 이 녀석들은 전 세계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 분포하며, 산호초와 얕은 바다에 주로 서식하고, 대개 말미잘이나 산호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고 한다.

 

말미잘과 말미잘게는 서로 공생 관계인데 말미잘은 촉수에서 분비되는 독소로 포식자를 방어하며, 게는 말미잘 촉수 사이에 숨어 보호를 받는다. 또한 말미잘게는 물속의 플랑크톤을 여과하여 먹거나, 말미잘이 먹다 남긴 찌꺼기를 먹는다고 한다.

 

한편, 말미잘 게는 말미잘 주위의 이물질을 청소하고, 말미잘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며, 일부 게는 말미잘 주위를 방어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이 정도면 둘의 공생 관계는 정말 상부상조하는 그런 관계이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 하는데 서 대표가 말미잘의 한쪽을 가리킨다. 자세히 보니 몸체가 투명한 뭔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이 녀석은 말미잘 속에 사는 ‘말미잘 새우’ 또는 ‘유령 새우(Ghost Shrimp)’로 불리는 녀석이다.

 

이 녀석도 말미잘 게와 마찬가지로 말미잘과 독특한 공생 관계를 맺고 사는 녀석인데, 이 녀석들은 투명한 몸과 주변 환경에 녹아드는 외형 때문에 "유령새우"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말미잘의 촉수 사이에 숨어 살아간다.

 

image
image
말미잘 새우 또는 말미잘 유령새우. 몸체 일부분이 매우 투명하다. / 사진=최환종

 

말미잘 새우의 몸은 투명(또는 반투명)하여 포식자로부터 눈에 잘 띄지 않고, 크기는 일반적으로 1~3cm 정도로 매우 작다. 종(種)에 따라 몸에 붉은색, 주황색, 흰색의 줄무늬나 점이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위 사진의 유령 새우는 이 설명과 거의 유사하다). 또한 유령 새우는 다리는 가늘고 길며, 말미잘 촉수 사이를 민첩하게 이동할 수 있다.

 

유령 새우는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서 흔히 발견되며, 산호초나 말미잘이 있는 곳에서 주로 서식하고, 특정 말미잘 종과 공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유령 새우 역시 말미잘 게와 마찬가지로 말미잘의 촉수 사이에 숨어 살면서 촉수의 독소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유령 새우는 주로 물속에서 부유하는 작은 유기물이나 플랑크톤을 먹는데, 말미잘에게 특별한 해를 끼치지 않으며 종종 청소 역할을 수행하여 말미잘 주위의 찌꺼기를 제거하는 등 그야말로 서로 도움이 되는 공생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유령 새우를 뒤로 하고 다른 산호 쪽으로 이동하는데 강렬한 색상의 누디가 보였다. 처음 보는 녀석으로서 검은색 등과 흰색의 배(아랫부분) 때문에 마치 아주 작은 펭귄이 기어가는 듯한 인상을 주는 녀석이다.

 

이름은 ‘Nembrotha Chamberlaini’. 왼쪽 사진을 보면 주위에 있는 파란색과 노란색 해면이 너무 뚜렷한 색이어서 이 녀석을 식별하기 어렵지만, 오른쪽 사진을 보면 주변의 산호 색상이 옅은 녹색 계통이라 비교적 식별하기가 쉽다.

 

image
Nembrotha Chamberlaini. 아래쪽 사진은 지난 10월 초에 아닐라오의 다른 지역에서 촬영했다. / 사진=최환종

 

이 녀석은 머리에 달린 두 개의 뿔과 꼬리 쪽의 꽃처럼 피어난 돌출물(gills, 아가미)이 붉은색 계통으로서, 이 붉은색이 검은색 등 및 흰색 아랫부분과 묘하게 어울려서 매우 인상적인 녀석이다. (다음에 계속) 

 

 


 

image

 

최환종 프로필 ▶ 공군 준장 전역, 前 공군 방공유도탄여단장, 現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전문연구위원, 現 국립한밭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 뉴스투데이 & m.news2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많이 본 기사

ENG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포스트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이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