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카드론 확대‧비용절감으로 수익 확대…4분기 감익 전망에 "효율경영 지속"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삼성카드가 올해 3분기 비용절감과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확대 통해 업황이 악화하는 가운데서도 순익 성장을 이뤄냈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53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4301억원과 비교하면 23.6% 증가한 규모다.
건전성도 개선됐다. 삼성카드의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0.94%로 전년 동기 1.07% 대비 0.13%포인트(p), 전분기 0.99%와 비교하면 0.05%p 낮아졌다. 부채의존도를 나타내는 레버리지 배율은 3.5배로 전년 동기 3.7배보다 0.2배 올랐으나 당국 권고치인 8배를 크게 밑돌고 있다.
삼성카드의 실적 개선 배경으로는 우선 비용절감이 꼽힌다. 삼성카드는 올해 3분기까지 1조4092억원의 판매관리비를 지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1조4319억원 대비 1.6% 줄어든 규모다. 3분기만 놓고 보면 판관비는 4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4703억원에 비해 1.1% 감소했다.
대손비용 역시 축소됐다. 삼성카드의 3분기 누적 대손비용은 4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5617억원에 비해 13.3% 줄었다.
이처럼 대출을 줄인 동시에 카드론 취급을 확대한 점도 수익 개선의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카드의 3분기말 카드론 잔액은 5조6632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3774억원과 비교해 5.3% 늘었다.
카드론은 평균 연 13~15%의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고수익성 자산이다. 삼성카드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14.45%로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 중 두 번째로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지속되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고수익성 상품인 카드론을 늘리면서 수익을 방어해 왔다. 금융권에서 대출 취급을 축소한 탓에 대출 수요가 카드사로 몰린 점도 카드론 확대의 요인이다.
다만 4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판매부문 수익이 감소가 지속되고 이자비용 증가추세도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일 보고서를 통해 "예상을 상회한 실적 배경은 판관비 감소에 주로 기인했다"면서 "3분기 판관비가 4600억원에 그폈고, 마케팅비용을 거의 늘리지 않으면서 취급고 또한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전일 보고서에서 "삼성카드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16.1% 감소한 1504억원을 예상한다"면서 "수익성 중심의 영업전략에도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신용판매사업수익 감소 지속과 하반기 이후 시장금리 하락에도 리프라이싱 금리가 여전히 높아 이자비용 증가 추세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전년 동기 취약차주 미사용한도 환인 500억원 소멸,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으로 인한 연체채권 회수율 하락 전망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 등 감익을 예상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카드론을 의도적으로 확대한 것은 아니다"라며 "저축은행 등 타 금융업권의 공급 축소로 고객의 자발적인 이용이 증가한 영향이며, 카드론 이용금액 증가는 카드업계 공통의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4분기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건전성, 수익성 중심 효율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자산 성장과 함께 플랫폼, 데이터 사업 등 미래성장기반 마련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