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8.06 08:15 ㅣ 수정 : 2024.08.06 08:15
6월말 기준 연체율 0.99%로 전년 동기 대비 0.7%p 개선 카드론 증가에 수익 확대…수익성 중심 효율 경영 성과 건전성 개선에 대손비용 축소…개인신판 확대하며 외형성장 "건전성 관리‧내실기반 효율경영 전략 하반기에도 유효할 것"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삼성카드가 올해 상반기 362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2906억원에 비해 24.8% 증가한 규모다. 자산건전성도 개선돼 1%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카드의 연체율이 1% 이하를 기록한 것은 2022년 12월말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올해 6월말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은 0.99%로 올해 3월말 1.07%와 비교해 0.8%포인트(p) 개선됐다. 전년 동기 1.10%와 비교하면 0.11%p 낮아졌다.
삼성카드의 연체율은 현재까지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5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의 평균 연체율 1.34%를 0.35%p 밑도는 수치다. 신한(1.44%), KB국민(1.29%) 하나(1.82%), 우리(1.73%)와 비교하면 가장 우수한 건전성을 나타냈다.
건전성 개선은 대손비용 감소로 이어져 순익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삼성카드의 상반기 대손비용은 3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3716억원에 비해 14.9% 감소했다. 대손비용률도 2.2%로 전년 동기 2.7%보다 0.5%p 하락했다. 2분기만 보면 대손비용은 1408억원으로 전년 동기 1821억원 대비 22.7% 줄었다.
대손비용이 감소한 반면 수익성이 큰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취급이 증가한 점도 실적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카드의 상반기 카드론 잔액은 5조6936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3376억원에 비해 6.7% 늘었다.
반면 카드사업 취급고는 24조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24조398억원 대비 0.1% 감소했다. 다만 개인 신용판매는 증가했다.
삼성카드의 2분기 개인신판 이용금액은 3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1조2000억원 대비 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회원 1인당 이용금액은 104만4000원에서 106만8000원으로 2.3% 늘었다. 대손비용이 감소하면서 개인신판을 중심으로 무이자할부 재개 등 선별적인 마케팅 확대를 통해 외형성장 추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카드는 미사용한도 축소 등에 나서면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 왔다. 이 같은 리스크 관리는 하반기 더욱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10월부터 채무자에 대한 추심 횟수를 제한하는 개인채무자보호법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채권 회수 환경이 악화돼 카드사의 대손비용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와 같은 대손비용 증가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카드가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선 점 등이 연체율 개선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개인채무자 보호법이 시행되면 카드사 대손비용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크지만 최근 시중금리가 크게 하락하고 있고 기준금리도 곧 인하될 것으로 예상돼 작년과 같은 대손비용 증가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도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으로 연체율 및 대손비용 상승이 일부 발생할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대손비용 부담은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모습이 이어질 것"이라며 "대손 측면의 부담이 완화되면서 선별적으로 마케팅을 재개해 온라인 쇼핑, 여행업종 등을 중심으로 이용금액 성장으로 다시 외형성장 추세가 나타난 만큼 안정적인 매출(탑라인)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신용판매 의존도가 큰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신용판매를 통한 수익 증대가 여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 가맹점 수수료율이 더 인하될 가능성이 있어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거두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올해 상반기 삼성카드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보면 신용판매가 70%를 차지했다. 이외 카드론 22.9%,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3.7%, 할부‧리스 3.4%를 기록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를 거듭하며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올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카드사의 순익이 증가하면서 당국에서는 인하여력이 있다고 판단하는 상황이나 더 인하된다면 본업 외 부문에서 수익을 올려 메워야 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삼성카드는 사반기에도 신용판매 중심의 영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내실경영과 건전성 관리 등이 하반기에도 주효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카드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내실기반의 효율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데이터 사업경쟁력 확보 등 미래성장기반 마련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에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지 않는 이상 내실경영 전략이 하반기에도 유효할 것으로 본다"면서 "신용판매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