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 인상 불가피…보험료 인하‧수리비 상승 등 적자 요인 수두룩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치솟는 가운데 자동차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세 차례나 이뤄진 데다 전기차, 외제차 수리비 부담이 증가해 적자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1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4개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올해 8월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2%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80.6%에 비해 3.6%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통상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80%를 넘으면 적자를 보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들 4개사의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보면 삼성화재 84.5%, DB손보 84.0%, 현대해상 83.5%, KB손보 84.8%로 모두 80%를 웃돌았다.
1월부터 8월까지 누계 손해율도 80%를 넘었다. 이들 4개사의 8월까지 누계 손해율은 80.4%로 전년 동월 77.8%에 비해 2.6%p 악화됐다.
손해율이 악회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누적된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지목된다. 손보사들은 2022년 4월 1.2~1.4%, 2023년 2월 2.0~2.5% 인하한 바 있다.
이 밖에 피서객 증가와 전기차 화재 사고 등 사고율이 상승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남은 4분기 단풍놀이 등 가을철 차량이동이 증가하고 겨울철 폭설, 결빙 등에 따라 사고율이 더욱 상승하게 되면 손해율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연말로 갈수록 상승하는데, 여름철 장마, 겨울철 폭설 등의 계절적 요인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장마철을 지나면서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피해 차량이 많았다. 올해 7월 기준 집중호우 침수피해 차량은 3582대, 추정 손해액은 319억4400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추정 손해액 175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사고율이 상승한 데다 수리비가 높은 하이브리드‧친환경 차량이 증가한 점도 부담요소다. 배터리 및 부품 수리비가 커 건당 손해액이 증가하는 것이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경미한 손상에도 배터리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사례가 많아 비용이 더욱 크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엔진과 배터리가 함께 탑재돼 손해액이 높다.
외제차의 증가 역시 보험사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수입차의 부품 재고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사고 발생 시 수리비 및 렌트비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다.
천지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달 14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차량 수비리 상승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이면서 보험료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손해율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아직 인상 여부를 말하기는 이르나 통상 겨울철 손해율이 더욱 악화되는 만큼 인상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공임비와 부품 가격이 오른 데다 부품 조달이 늦어져 렌트비 부담까지 증가해 손해액이 커지는 추세"라며 "인하 여력이 축소된 것은 물론이고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