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기획 : 직장인 정신 건강 현주소 ⑫] 하이브, 엔터업계 첫 사내의원 운영…구성원 몸·마음 건강은 곧 자산

황수분 기자 입력 : 2024.07.26 07:44 ㅣ 수정 : 2024.07.26 08:32

방탄소년단 품은 하이브, 구성원 마음챙김 본격화
사내의원 개소, 지속가능경영 목표와 맞닿은 행보
건강 프로그램 운영, 자율출퇴근·무제한연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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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양한 직업군이 등장한 가운데 특히 4차산업 종사자들 정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2‧3차 산업이 중심이던 과거 1980~1990년대까지는 정신 건강 장애를 앓고 있는 직장인을 사실상 찾기 어려웠다. 정신보다는 육체 중심의 노동이 많았던 탓도 있지만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은 중증 이상 환자만 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 사회가 변화하면서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정신 건강 장애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치료를 위해 정신과 진료를 받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직장인 정신 건강 장애가 사회 문제로 인식 자체가 전환되고 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직장인 정신 건강 장애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 기업 등의 사례를 총 15회에 걸쳐 보도하며 우리 사회와 직장에 작은 걸음이나마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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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전문 의료인이 상주하는 사내의원을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이미지=freepik]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직장인들의 멘털에도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하이브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전문 의료인이 상주하는 사내의원을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이브 용산 사옥에는 구성원의 건강 관리와 휴식을 위한 건강관리실과 피트니스센터, 수면실, 마사지 체어, 라이브러리 등의 휴게공간을 운영하고 있어서 기업들의 모범사례로도 꼽힌다. 

 

특히 사내의원 운영은 하이브의 지속가능경영 의지가 담긴 행보면서 건강한 직장문화를 이루려는 방시혁 의장 의지가 담겼다. 즉 세계적인 K-팝 트렌드를 주도하는 구성원과 아티스트의 건강을 관리해 궁극적으로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거란 의지인 셈이다. 

 

하이브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의 입지를 넓히는 상황인 만큼 구성원들의 건강관리가 단순 복지차원을 넘어 기업의 중요한 자산관리 전략으로 자리잡는 상황이다. 

 

엔터 업계는 연예계 곳곳에서 취약한 국내 아이돌 육성과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직장에서의 생명존중 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 방탄소년단 품은 하이브…업계 첫 사내의원 운영, 구성원 마음챙김 본격화


 

26일 엔터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지난 1월 서울 용산 사옥에 사내의원(헬스케어 센터) 문을 열었다. 구성원 및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기존 건강관리실 서비스를 포함한 1차 의원급의 진료를 통해 전문적인 의료 케어를 지원한다. 

 

사내 병·의원은 삼성·LG·SK 등 대기업과 일부 IT기업이 임직원 복리후생 차원에서 사업장 내 설치 운영하지만 엔터 업계는 하이브가 첫 사례다. 

 

하이브의 사내의원 운영은 방송가에서도 화제였다. 실제로 지난 2월 24일 방송된 MBC 예능 '전지적 참견시점(287회)'에서는 컴백 2주 전 르세라핌의 일상이 공개된 바 있다. 

 

여기서 매니저들은 “얼마 전 사내 의원이 생겨서 전문 의료인이 상주해 수액도 많이 맞고 좀 더 편하게 진료를 받는다”며 “양치실과 캡슐 침대가 있는 수면실이 여유롭게 확보돼 있어 피로할 땐 마사지 의자를 많이 찾는다"고 자랑했다. 

 

K-팝 아티스트들에게 우울증과 공황장애는 흔히 발생하는 고질적 문제다. 불규칙한 수면과 식사 시간으로 정신 건강이 취약해지기 쉬운 환경에도 노출되기 십상이다. 콘서트와 방송출연 등 빠듯한 스케줄과 강렬한 무대 퍼포먼스, 팬 소통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노출된 스트레스를 보다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이에 사내의원은 아티스트와 연습생을 포함한 모든 구성원이 자유롭게 이용해 일상적 마음돌봄과 회복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사내의원은 의사 1인·간호사 2인으로 구성됐으며,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통해 진료 예약이 가능하다“며 ”특히 작곡 이론과 오케스트라 지휘 과정을 공부한 김준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음악이라는 공감대를 통해 효과적인 진료와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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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사내의원 입구. [사진=하이브]

 


■ 사내의원 개소, 지속가능경영 목표와 맞닿은 행보


 

사내의원 개소는 하이브의 지속가능경영 의지가 담긴 행보기도 하다. 하이브는 ‘공동체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미래를 만든다’는 지속가능경영 목표 아래 구성원들의 건강 및 안전관리 노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이브가 발간한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연습생 건강지원 제도에서 볼 수 있듯, 소속 연습생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성장하도록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지원한다. 

 

또 연습생의 심리 건강을 위해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해 정기적으로 스트레스 위험도 등을 관리하고 상담을 원하는 연습생에게는 개별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이브는 사내의원 외에도 연습실 내 50개의 연습 공간과 카페테리아, 탈의실, 샤워실 등의 별도 공간을 마련해 쾌적한 환경을 마련했다. 

 

특히 ‘마음 HYBE-FIVE’ 심리상담 서비스를 통해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및 정신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 구성원은 전문 상담사에게 직무 스트레스뿐 아니라 개인정서, 가족 등 다양한 심리적 고충에 대해 상담받을 수 있다. 

 

희망하는 센터에서 대면, 화상, 전화 상담 서비스를 이용할 수가 있고, 지난해부터는 용산 사옥에서 매월 ‘찾아오는 심리 상담’을 진행 중이다. 마음심리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 서비스도 함께 통합적으로 운영해 정신 건강 및 정서적 케어를 지원하고 있다. 

 

그만큼 직장인이 현대를 살아가면서 정신건강을 위한 심신 관리는 중요해졌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내에 100만명에게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서울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대통령 직속으로 출범한 '정신건강정책 혁신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고 "일상에서의 우울과 불안이 정신질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기에 발견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방과 치료, 회복 중심으로 정신건강 정책을 대전환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신건강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을 개선하는 것이다. 직장인의 정신건강은 기업의 생산성과도 맞닿아 있어서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일때는 신체적인 산업재해가 큰 문제였다면, 지금은 서비스업이나 개발쪽이기 때문에 정신건강의 문제가 직장 내 중요도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정신건강은 회사의 생산성하고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산업재해에서도 정신질환으로 인정받는 비율이 늘고 있는데, 이를 꼭 비용이라는 측면보다 생산적인 시선으로 볼 필요가 있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 대인관계 갈등이 가장 큰 스트레스여서 근로자 지원프로그램 등도 정신건강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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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피트니스센터 내부모습. [사진=하이브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 다양한 건강 프로그램 운영…자율 출퇴근·무제한 연차 등 휴식여건 제공


 

하이브는 사내의원 외에도 다양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구성원들에게 무제한 연차활용과 자율 출퇴근제, 전사 리프레시 기간(휴무일)을 통해 충분한 휴식여건을 제공하는 동시에 촬영장 휴게차량 지원, 구내식당의 건강식단(샐러드팩·헬시데이), 사내 피트니스 센터와 개인트레이닝(PT),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중 전사 리프레시 기간 운영은 매년 9~11일 정도의 휴무일을 설정해 구성원 전체가 휴식을 취하고 더 높은 도약을 위한 에너지와 업무적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목적으로 휴식 시간을 갖는다. 

 

그룹 입사일 기준으로 근속기간이 3년, 6년, 9년이 된 모든 구성원 대상으로 10일의 휴가와 휴가비를 지원 리프레시 휴가 제도도 있다. 휴가비는 근속기간에 따라 3년 50만원, 6년 150만원, 9년 이상 200만원을 지급한다. 

 

또 피트니스 센터는 바쁜 업무 중에도 구성원들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옥 11~13층 일부 구역에 걸쳐 피트니스 공간을 운영한다. 공간 내에서 PT 프로그램을 운영해 전문가의 코칭을 받으며 운동 효과를 높이도록 지원하고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구성원과 아티스트의 건강과 안전이 곧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면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구성원들을 위해 건강한 업무 환경과 휴식 문화를 조성해 더 많은 인재가 다니고 싶은 회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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