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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에선(663)

치솟는 주거비에 직장인들을 위한 호텔 정기 투숙서비스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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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7.23 01:28 ㅣ 수정 : 2024.07.23 01:28

급등하는 물가와 월세가 무서운 직장인들에게 고정요금, 접근성, 편리함 등 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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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비 부담 때문에 호텔에서 투숙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시대와 상관없이 일본 직장인들의 갑론을박을 불러일으키는 주제 중 하나는 집을 사느냐 빌리느냐의 문제였다.

 

전세 개념이 없는 일본에서는 정년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일으켜 자가를 소유하더라도 장기수선 충당금이나 관리비 등이 매우 비싸서 매월 상당한 추가지출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월세로 살자니 빚은 없지만 매월 지불하는 금액이 크고 정년 후에는 내 몸 뉘일 집 한 채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 불안하기만 하다.

 

이러한 장단점들로 인해 직장인들이 집을 구매할 때와 월세로 지낼 때의 총 소요비용을 비교, 분석하는 기사들이 인기를 얻곤 하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논쟁을 넘어 새로운 제 3의 선택지가 부상하며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바로 호텔방을 잡지처럼 정기 구독하는 식으로 장기투숙하는 서비스다. 흔히 호텔 장기투숙이라 하면 같은 지역의 월세보다 비쌀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요금에 가스와 전기, 소모품 등의 비용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최근처럼 광열비와 일용품의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오히려 젊은 직장인들의 주거비 고민을 덜어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도쿄 시내에서 호텔방에 거주 중인 한 직장인은 ‘방을 구하려고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되고 부동산 계약금이나 수수료 같은 초기 비용도 없어 부담이 적다’며 도심 접근성이 좋고 가구나 전자제품들을 개인이 구입할 필요가 없는 것도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최소 2주부터 거주 가능하며 요금은 호텔 랭크에 따라 월 10~15만 엔 정도다. 같은 비용이라면 비슷한 사이즈의 원룸을 구할 수도 있지만 직장과 근무방식 등에 따라 언제든 거처를 손쉽게 옮길 수 있다는 점이 이직이 빈번한 젊은 직장인들에게는 또 하나의 장점으로 다가온다.

 

지금까지는 부유층이 묵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있던 호텔이지만 일본에서는 HafH나 unito같은 구독형 거주서비스가 차례차례 등장하면서 오히려 원룸 월세보다 저렴하다고 평가받기도 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최근의 물가인상 탓이 크다.

 

총무성의 전국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2020년 평균요금을 100이라고 했을 때 올해 4월 기준 난방 및 수도요금은 108.8으로 상승했고 화장지 등의 소모품은 121.2까지 급등했다. 30년간 제자리물가였던 일본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에 비해 호텔 장기투숙 비용은 정액이기 때문에 이러한 물가상승 걱정을 덜 수 있다.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중 하나인 굿룸(グッドルーム) 관계자에 의하면 호텔은 기본적으로 역에서 가까워 이동이 자유롭고 사무실 근처라면 지옥철을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으며 정기적으로 청소도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인 짐이 많지 않은 20~30대 직장인들의 이용이 특히 많다고 한다.

 

반대로 호텔입장에서도 장기투숙객은 잦은 청소나 체크인아웃의 업무를 생략할 수 있고 안정적인 수입을 예상할 수 있어 일반 투숙객에 비해 요금을 다소 낮추더라도 충분한 마진을 남길 수 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전세사기마저 빈번해진 한국에서도 부담 없는 주거를 희망하는 젊은 직장인들을 위한 비슷한 서비스가 조만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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