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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호(號) , 체코 원전 수주로 69조원 글로벌 원전·SMR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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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완 기자
입력 : 2024.07.22 05:00 ㅣ 수정 : 2024.07.22 05:00

2025년 누계 수주 물량 가운데 원전 수주 비중 50% 넘어설 전망
체코 원전 수주 위해 지난 2년 4개월 간 민·관 뭉친 '팀코리아' 역량 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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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을 포함한 '팀코리아'가 이달 17일 체코 원전 수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원전 강국'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일궈낸 쾌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대형 원전 수주와 더불어 SMR(소형모듈원자로)시장 공략도 가능해 총 500억달러(약 69조원) 규모 시장에서 맹활약이 기대된다.

 

22일 글로벌 리서치업체 GII에 따르면 전 세계 원전 시장은 2021년 316억5000만달러(약 43조9800억원)에서 2028년 355억7000만달러(약 49조31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SMR 시장은 오는 2032년 145억8241만달러(약 20조2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과 SMR 시장을 모두 합치면 69조원이 넘는 거대 시장이 된다. 

 

수주 물량과 관련된 체코 정부 자료에 따르면 체코 남부 두코바니 지역에 건설될 원전 2기 사업규모는 약 24조원이다. 이 가운데 한수원과 추가 협상을 통해 수주 금액이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사업으로 혜택을 얻는 기업은 △원전 주기기 제작 및 시공 전문기업 두산에너빌리티 △원전 시운전 전문기업 한전 KPS △핵연료 공급업체 한전연료 등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체코 원전 최종 계약까지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팀코리아 일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년 3월 최종 계약이 돼야 주기기 제작비와 시공비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체코 발주처와 한수원이 협의하는 과정에 구체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코 수주를 통해 그동안 △두산인프라코어(현 HD현대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솔루스첨단소재) 등 그룹 계열사 매각 △동대문 두산타워 빌딩 매각이라는 아픔을 겪은 두산그룹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어려운 경영 속에서도 차세대 원전이라고 불리는 SMR 역량을 꾸준히 강화해왔다"며 "체코 원전 수주를 계기로 두산에너빌리티는 기존 대형 원전과 SMR 시장을 모두 공략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원전 기업으로 우뚝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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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말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수주 실적 및 수주 목표 [사진=두산에너빌리티]

 

■ 두산에너빌리티, 체코 원전 수주 계기로 폴란드·UAE·네덜란드·영국 원전 수주戰 유리

 

이번 체코 원전 수주 물량 가운데 어느 정도 규모의 일감이 두산에너빌리티에 돌아갈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두산에너빌리티기가 원전 주기기 제작 및 시공을 대부분 담당할 것은 분명하다.  또한 두산에너빌리티 수주 물량 가운데 50% 이상은 원전으로 채워지게 된다.

 

두산에너빌리티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누계수주 규모는 8조9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원전 사업은 4조2000억원대다.  이에 따라 원전 사업이 전체 수주 규모의 47%를 차지하는 셈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체코 수주물량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 수주물량이 더 늘어나면 원전사업 비중은 50%를 넘어 서는 셈"이라며 "이와 같은 수주를 토대로 유럽, 중동 등에서도 원전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속한 팀코리아는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두고 경쟁한 프랑스 원전기업 EDF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이미 세계적 수준의 원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얘기가 아니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수주로 올해 하반기 이후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네덜란드, 영국, 튀르키예 등에서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전을 수주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SMR 시장 전망도 밝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DF는 이달 초 SMR 관련 기술개발을 포기하고 기존 원전 사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DF 자회사 뉴워드(Nuward)는 지난 4년 동안 SMR 관련 기술을 개발해왔지만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개발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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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케일파워 SMR 가안도 [사진=뉴스케일파워]

 

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투자사들과 함께 미국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에 2019년에 4400만달러(약 610억원), 2021년 6000만달러(약 83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하는 등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이 같은 협력관계를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등 해외 시장에 SMR 주요 기자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뉴스케일파워는 루마니아 도이세슈티 지역에 총 462MW 규모 SMR 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가동 목표 시기는 2029년이다.

 

이 발전소에는 77MW급 SMR 6기가 들어갈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에 핵심 주기기인 원자로 모듈을 제작해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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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회장이 지난해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첨단산업·청정에너지 파트너십 행사'에서 SMR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이와 관련해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뉴스케일파워와 견고한 협력 관계를 맺어 두산에너빌리티는 혁신 기술 개발 등 SMR 제작 역량을 꾸준히 고도화하고 있다”며 “루마니아 첫 SMR 제작을 위한 준비도 면밀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 체코 원전 수주, 2년 4개월에 걸친 여정

 

체코 원전 수주전(戰)은 2022년 3월 체코전력공사의 두코바니 5호기 건설사업 국제 공개경쟁 입찰 공고로 시작됐다.

 

이에 따라 같은 해 11월 한수원, EDF, 웨스팅하우스(미국)가 입찰서를 제출해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체코전력공사는 올해 초 에너지 안보와 국익 극대화를 위해 입찰 규모를 당초 1기에서 최대 4기로 늘려 경쟁구도가 지난 4월 수정입찰서를 제출한 한수원과 EDF로 좁혀졌다. 

 

여러 외신을 통해 유럽에서 원전 사업 경험이 많은 프랑스가 최종 선택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체코는 지난 50여년간 축적된 한국 원전의 경쟁력과 신뢰성을 높이 평가해 한수원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택했다.

 

한국 최초 원전 '고리원자력 1호기'는 1978년 상업운전을 개시했으며 한수원은 이를 총괄 관리해온 역량이 있다.

 

당시 원전 주기기 공급 업체는 웨스팅하우스였다. 두산에너빌리티(당시 한국중공업)는 1986년 상업운전을 개시한 한빛 1호기 원전에 주기기를 납품하며 한국의 자체 원전 시대를 열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원자력동맹을 주도하는 프랑스와의 경쟁에서 앞선 것은 한국 원전 산업 위상을 세계에 각인시켜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럽 원자력동맹은 ‘원자력 산업 협력’을 위해 2023년 초 △프랑스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핀란드 △헝가리 △네덜란드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 11개 국가가 참가해 결성한 조직이다.

 

■ 민·관 뭉친 팀코리아 활약 덕택에 모두가 웃었다

 

해외 원전사업은 국가대항전이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22년 6월 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원전 기업과 팀코리아를 꾸려 체코, 폴란드 등을 방문하는 ‘원전 세일즈’를 개시했다.

 

이번 낭보는 지난 2년여 간 팀코리아가 하나 돼 세계 곳곳을 누비며 이룩한 결과물이라고도 볼 수 있다.

 

팀코리아는 지난해 3월 유럽사업자요건을 취득해 원전 기술력과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또한 지난 50여년 간 축적한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능력과 UAE 바라카 원전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경험을 살려 가격, 품질, 납기 등 모든 경쟁력을 모두 갖춘 사업계획을 각국에 제안했다.

 

게다가 팀코리아에 속한 원전업계 뿐만 아니라 체코에 진출한 한국기업도 힘을 보탰다. 

 

현대자동차, 넥센타이어 등 100여개 진출 기업은 체코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이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와 대우건설은 150여개 현지업체와 함께하는 파트너십 행사를 열어 체코 원전은 한국 기업과 체코 기업이 함께 짓는다는 메시지를 계속 알리는 데 주력했다.

 

이 외에 팀코리아는 단순히 원전을 건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 상생하고 현지 공급사와 동반성장하는 활동을 펼쳤다.

 

이를 위해 200여개에 이르는 잠재협력사를 발굴하고 아이스하키팀 후원, 방역물품 지원, 봉사활동 등을 통해 지역 주민과 긴밀하게 소통했다. 이러한 활동 덕택에 체코 원전건설 예정지 두코바니 지역협의회는 지난 6월 팀코리아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수원은 앞으로 발주처와 계약협상을 진행해 2025년 3월 최종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며 "원전수출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민관이 앞으로도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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