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박진영 기자] 다음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됐다. 국민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이인재, 이하 최임위)는 12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위원 투표를 거쳐 다음해 최저 임금을 최종 결정했다.

다음해 최저임금 1만30원은 올해 최저임금 9860원 보다 170원(1.7%) 오른 것이다, 주휴수당을 포함해 월 209시간을 근무한 근로자가 받을 수 있는 최저 월급은 209만6270원이다.

노동계는 1만120원, 경영계는 1만30원을 각각 최종안으로 내놨다. 근로자 위원 5명, 사용자 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3명이 투표에 참여해 경영계안이 14표, 노동계안이 9표를 받았다. 

공익위원 9명 중 4명은 노동계 안에 손을 들고, 5명은 경영계 안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4명이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심의 촉진구간(1만∼1만290원)에 대한 반발로 투표에 불참하면서 노동계 표를 상당수 잃은 것도 이번 투표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최임위는 위원 선정과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 여부를 정하는데 많은 시간을 빼앗기면서 역대 최장 심의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속전속결로 종료됐다. 지난 5월 21일 최저임금 심의를 시작한 후 53일만에 다음해 최저임금을 결정했는데, 역대 최장 심의였던 지난해 110일의 절반 수준으로 빠른 진행을 보였다.

노동계는 9차 회의 최초 요구안으로 1만2000원(27.8% 인상)을 다음해 최저임금으로 제시했다. 이어 1만1200원(13.6% 인상), 1만1150원(13.1% 인상), 1만1000원(11.6% 인상), 1만840원(9.9% 인상)으로 4차 수정안까지 조정했다.

경영계는 9차 회의에서 올해 현행 최저임금 9860원과 동결하자고 주장했고, 1차 수정안에서 9870원(0.1% 인상)으로 소폭 조정된 수정안을 내놨다. 이어 2차 9900원(0.4% 인상), 3차 9920원(0.6% 인상), 4차 9940원(0.8% 인상)을 제시해 1% 미만의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노사의 최저임금 수정안의 격차가 4차에서 1000원 이하로 줄었고, 공익위원들은 노사 위원들의 요청으로 '1만∼1만290원'의 심의 촉진구간을 제시했다. 이후 노사 위원들은 각각 최종안을 내놨고, 투표에서 경영계안이 다음해 최저임금으로 채택됐다.

최임위의 이번 결정으로 1988년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후 37년만에 최저 임금이 1만원을 넘었다. 다만, 인상률은 지난 2021년 1.5%에 이어 두 번째로 작다.

고용부는 다음달 5일까지 다음해 최저임금을 확정·고시하며, 근로자들은 다음해 첫날부터 인상된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최저임금 고시 전까지 노동계와 경영계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고용부는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어서 다음해 최저임금 결정 금액이 변경될 가능성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

한국노총은 다음해 최저임금 심의가 끝나고 나서 "제한된 조건 속에서의 선택이 아쉽지만 받아들인다"고 했고, 민주노총은 "심의 촉진구간은 근거가 빈약한 제시안이다.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